[전선] 154호 5-2 퇴진집회에 참석한 소감

문국진 ㅣ 맑스사상연구소 소장

오늘 집회에서 반일의 정서와 미국에의 굴종에 대한 반감에서 주된 슬로건은 “자주독립”이란 것이었다. 그리고 “이게 나라냐?”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압도적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정서와 반감은 당연하게도 “나라를 팔아먹는” 윤정권을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이러한 정서와 반감 속에서 ‘민족주의 지향의 사상’을 읽었다. 그리고 또 다른 국가주의도.

주지하다시피 ‘민족주의’는 계급적 관점이 누락되고 결여된 몰계급적 이데올로기이다. 민족 전체를 놓고 볼 때는 독점부르주아나 노동자계급이나 계급적 차별성이 희석되는 것이다. 계급적 대립은 희석화되고 오히려 계급화해적인 메시지가 전면에 대두되게 된다.

예를 들어 같은 독점부르주아지 정치집단인 민주당이 반윤전선에 나선다고 해서 민주당과 반윤전선 연대를 함께 취하게 되는 경우이다.

물론 남한 사회혁명의 과제에는 반자본주의 못지 않게 반제국주의적 과제가 포함되어야 하지만, 반제국주의투쟁에서 주도적인 계급은 마땅히 노동자계급이며, 민중블럭이다. “자주독립” 슬로건은 그것이 즉자적으로는 민족자주를 말한다는 면에서 반제국주의적 내용을 즉자적으로 담고 있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퇴진운동이 추상적 민족주의로 흘러가는 것에는 반대의 소감을 갖는다.

명확히 운동의 초점은 반윤, 즉 국가권력의 타도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하며, 윤의 반서민적이고, 반민주주의적 독재이고 외세추종적인 성격의 본질에 맞추어져야 한다고 본다.

일본과 미국에 대한 굴종적 자세와 종속적 태도는 국가권력 비판의 일 계기로서 위치지워져야 하지, 그 자체를 잘못 설정하다가는 자칫 막연한 ‘국익’을 위한, 누구의 나라인지 모를 ‘국가’를 위한 운동으로 전락될 것이다.

다른 한편 그러나 “나라를 걱정하는” 우리 민중의 정치의식은 참으로 고양되어 있었고, 차원 높은 것이었다는 소회가 든다. 단순히 생존권 문제나 경제적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높은 정치의식을 갖추고 권력이 잘못 자행하는 행태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의식을 개진하는 것을 보고, 나는 ‘노동자-민중권력’을 실현할 역량의 가능성을 엿보게 되었다.

하지만 운동과 그 운동의 이념은 더욱 예리하게 가다듬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재명에게 권력을 선사(?)하게 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대안’에 대한 논의가 심각하게 제기되어야 한다.

민족과 국가에 대한 심각한 문제의식이 다시 한번 떠오른 하루였다. 분명한 것은 윤석열의 민족과 국가와, 운동대중의 민족과 국가는 다른 것을 향한 이질물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다.

반제국주의운동이 실현된 것이 곧 ‘민족자주’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민족자주정권의 실체는 무엇인가? 윤석열은 분명 그것과 반대의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이를 명확히 비판하고 있는 세력이 곧 퇴진집회투쟁세력이다.

현 시기 변혁운동의 주요모순은 곧 자본주의모순과 제국주의모순을 체현하고 그것을 관철하고 있는 국가권력과 인민 간의 모순이다. 따라서 운동은 이 국가권력 타도라는 주요모순 해결에 집중되어야 하며, 이후 권력의 행방에 대해서는 정세와 역관계의 변화에 따라, 그리고 운동주체세력의 정치의식의 강화 여부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다.

운동 제세력은 더 이상 이 의미심장한 대중투쟁을 외면해선 안 된다.

4월 22일

노동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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