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178호 6-1 노동계급 천시는 권력의 주인인 노동자 정치세력화로 깨부숴야 한다

송영애 l 미주양심수후원회

유시민,

“설란영 씨는 세진전자라는 회사 노동조합 위원장이었어요. 김문수 씨가 대학생 출신 노동자로서 찐 노동자하고 혼인한 거예요. 그 관계가 어떨지 짐작하실 수 있죠. 김문수 씨는 너무 훌륭한 사람이에요. 설란영 씨가 생각하기에는, 나하고는 균형이 안 맞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에요. 원래부터 그런 남자와의 혼인을 통해서 내가 좀 더 고양되었고, 그렇게 느낄 수 있죠. 이런 조건에 남편이 감옥을 들락날락하면서 살다가 국회의원 사모님이 됐죠. 남편을 더욱 우러러봅니다. 경기도지사 사모님 더더욱 우러러보죠. 대통령 후보까지 됐죠. 원래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온 거예요.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가 이 설란영 씨의 인생에서는 거기 갈 수 없는 자리예요. 그래서 제정신이 아닌 것에요.”

‘찐노동자’는 대학생 출신 노동자와 가족을 이루기에는 균형이 안 맞고, 더욱이 노동자 배우자의 지위가 올라가면 ‘찐노동자’는 감당할 수 없게 된다. 노동자의 배우자가 최고권력을 바라보게 되면 그 ‘찐노동자’는 심지어 제정신이 아니게 된다.

노동탄압 노동부장관이었던 내란동조범 국힘당의 대선후보 김문수의 배우자 설란영에 대한 유시민의 발언은 여성/노동자의 비하와 멸시에 그치지 않는다. 유시민은 양극화와 불평등이 만연한 자본주의 한국사회에서의 계급의 차이를 말하고 있다. 유시민이 자신의 아내나 가족 중의 여성은 존중할지 모르지만, 노동계급은 예외다. 유시민의 발언은 권력은 자신과 같은 한국사회 상부구조의 기득권자들이 독점하고 누려야 할 전유물인데, 설란영이라는 ‘찐’ 노동계급 출신이 어떻게 권력자의 옆에, 그것도 언감생심 대통령이라는 최고권력 가까이에 있을 수 있는가라는 비웃음이자 한탄이다.

유시민에게 있어 권력은 소수의 자본가 계급과 그들과 공생하는 사회의 상층 기득권자들이 향유하는 독점물이고, 노동계급은 몇 년마다 돌아오는 선거에서 한국 사회의 주인으로 군림하는 한 줌 기득권자들 중 누구를 고를지 고민하는 개돼지인 것이다. 노동계급은 권력을 가질 수도 없고 가져서도 안 된다는, 권력 근처의 접근도 가당치 않다는 기득권자 유시민의 뿌리 깊은 특권의식이 무의식적으로 발가벗겨진 것이다.

노동자 민중이 겪고 있는, 뼛속 깊이 새겨진 노동계급 천시 현실이 유시민의 입을 통해 드러났을 뿐이다. 유시민의 이러한 기득권층 인식의 현실 반영이 자본주의 한국 사회의 법과 제도이다. 이는 한 줌의 자본가, 기득권자들의 이익과 권력을 철저히 보호하는 정치적, 법적, 철학적, 문화적 체계이며 정부와 법, 언론, 종교, 예술, 도덕, 교육을 통해 정당화되고 강화된다.

박정혜 옵티칼 노동자는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510일을, 고진수 세종호텔 노동자는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08일을, 김형수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 노동자는 한화 김승연에게 노조와의 약속을 지키라며 78일을 고공농성의 외롭고 힘든 투쟁을 벌이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 한국의 어느 주류언론 매체, 어느 정치세력이 노동자의 생존권 투쟁에 귀 기울이고 해결에 나서는가! 양회동, 방영환 열사는 지배계급의 노동계급 천시와 탄압이 빚은 사회적 타살이었다. 한국사회의 국회, 신문과 방송은 자본의 목소리를 전달할 뿐 하루에 8명이 죽어가는 노동계급의 현실은 철저히 침묵한다. 노동자들의 산재사고 사망이 일상화되었지만, 노동계급의 권리 따위는 집에서 기르는 개나 고양이 수준의 대우도 받지 못한다.

자본주의 한국 사회의 법과 제도는 한국 사회의 상부구조를 구성하는 자본가들과 기득권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강제 장치이다. 자본주의 한국 사회의 법은 노동계급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지 않는다. 노동계급의 목숨 건 투쟁으로 되찾은 작은 권리조차도 피어린 투쟁으로 지켜내야 한다. 권력을 나누는 보수 양당은 장시간 저임금, 불안정한 일자리, 쉬운 해고로 한 줌 자본계급의 이익을 극대화로 노동계급에게 처참한 삶을 강요하는 법과 제도를 만들고, 보수 양당의 입인 언론은 이를 선전하고 부추기고, 여기에 사이비 진보 유시민, 김어준류들이 박자를 맞추고 춤을 춘다. 역대 민주당 정권들은 노동계급의 일방적 희생과 차별을 강제하는 노동악법을 만들었고,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 말살에 국힘당과 손잡아왔다. 자본주의 한국 사회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 민중이 겪는 불평등과 양극화는 노동자 민중의 단결된 힘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실현만이 유시민류의 입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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