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158호 10-2 기고, 계급적 입장에서 민주당을 어떻게 볼 것인가

문국진 ㅣ 맑스사상연구소

민주당은 확실히 모순적인 존재이다. 한편으로는 그들은 보수적 부르주아 지배세력에 정치적으로 적대하는 당파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스스로가 지배적인 ‘자유주의 부르주아의 당파’이기도 하다.

바꿔 말하면 스스로가 부르주아 지배계급의 한 당파이지만, 자신의 정치적 경쟁자인 보수주의적 부르주아 당파와는 대척관계에 있는 모순체이다. 이로써 민주당은 지배적 계급이면서 스스로 ‘진보적’이라 자처하는 양면적 성격을 갖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과 우리 노동자-민중운동진영과의 관계 역시 양면적이고 모순적인 성격을 띠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민주당을 어떻게 볼 것이며, 민주당에 대해서 어떠한 태도로 임해야 하는가?

나는 민주당에 대해서 “일면협상, 일면투쟁”의 양면 전술이 필요하다고 본다. 혹은 “일면단결, 일면투쟁”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이는 중국혁명에서의 중국공산당이 취한 전술적 태도이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당면의 공동의 적에 대한 투쟁전선에서 공동전선을 취함(일면협상/일면단결)과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계급적 비판과 정치적 견제를 놓치지 않는(일면투쟁) 양면 전술을 지칭한다.

민주당은 확실히 노동자-민중의 입장에서 볼 때 하나로 명확히 그 관계규정을 내리기 곤란한 존재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 그 관계를 명확히 규정할 때가 왔다.

한편으로는 그들이 현 정권에 대해 싸울 때는 그 정권에 대한 투쟁에서 함께 해야 한다. 그리고 만일 그 투쟁이 미온적이거나 타협적이거나 혹은 기만적일 때는 우리는 민주당에 대한 비판투쟁에서 가차없는태도를 취해야 한다.

이 때 운동진영에서는 좌우의 양면적 오류가 나타난다. 즉 한편으로 좌익적 오류는 민주당의 내적 모순을 이해하지 못하고, 혹은 민주당이 보수적 우파부르주아세력과 적대하여 투쟁하는 측면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지 부르주아 분파다라고 하는 측면만 바라보고서 이를 절대화한 나머지 현 정권에 대한 투쟁에 있어 동맹세력을 주관주의적으로 배척하여 스스로 투쟁전선을 분열시키고 약화시키는 오류이다.

다른 한편으로 우익적 오류는 민주당의 투쟁적 측면만 바라보고서 민주당을 미래의 집권세력으로 간주하거나 무비판적인 민주당 추종이라는 정치적 늪에 빠지거나 하는 부르주아 맹종주의의 오류이다.

우리는 이 양자의 정치적 오류를 사뭇 경계하면서 민주당과의 일면협상, 일면투쟁의 전술적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이러한 전술로써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첫째, 민주당에 대한 명확한 계급적 비판의 견지이고, 따라서 민주당에 대한 환상의 폐기이며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윤석열 타도투쟁전선의 통일화와 그 강력한 투쟁전선의 확보이다. 그리하여 셋째, 이러한 전술로써 궁극적으로 우리의 역량을 배가시킴으로써 노동자-민중의 권력에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는 전략적 방향을 구체화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공동전선전술은 총선으로만 집약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가두정치투쟁전선의 대중적 강화의 방향으로 집약되어야 한다.

그리고 투쟁전선에서의 주도권, 헤게모니를 윤석열퇴진범국민운동본부와 같은 가두대중정치투쟁 진영이 민주당 대신에 장악해야 한다.

민주당이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와 시각 역시 변증법적인 모순의 논리로, 즉 협력하면서 경쟁하는 대상으로 보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문제 때문이다.

근본적인 지향은 어디까지나 우리 운동진영의 변혁적 주체역량의 강화와 노동자-민중의 국가 건설에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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