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143호 6-2 코레일네트웍스지부/철도고객센터지부가 또 다시 파업에 나선 이유

서재유 ㅣ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

2020년 11월 9일 코로나19로 서울에서 100인 이상의 집회가 금지되고, 4대문 안에서는 집회 전면 금지로 노동자들이 손발이 묶인 상황에서 ‘2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 용역자회사 철폐하고 직접 고용하라! ’라는 구호를 외치며 파업에 나선 철도 자회사 노동자들의 파업은 해를 넘겨 66일의 전면파업과 110일의 간부파업을 진행하고 끝났습니다.

1,000명이 넘는 조합원들의 파업은 ‘21년 1월 15일 전면파업을 중지하는 순간까지도 기세 있게 진행되었지만, 200여명의 해고자가 있고, 기재부 지침을 넘어선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조직보전‘을 이유로 투쟁하는 조합원들의 의사에 반해서 파업을 중지하고, 이후 다시 일어서는 투쟁 없이 마무리됨에 따라 『패배의 기억』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물론 해고자들은 공공운수노조 1,000인 해고자 투쟁과 법률투쟁 속에서 모두 복직했고, 투쟁에 대한 믿음을 가진 노동자들이 생겨났지만, 현장에 복귀해서 투쟁을 멈춘 노동자들 속에는 『패배감』이 확산되고, 이는 위로 향하던 분노를 내 옆의 동지들에게 돌리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런 패배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사측은 현장에 대한 지배권을 확장해갔고, 조합은 2021년 말 싸우지 않고, 단체협약과 임금협약을 체결하는 방법을 택했고, 투쟁을 통해서 복귀한 해고자들의 노동권을 사측에 내어주는 합의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많은 갈등이 있었고, 그 갈등은 서로의 기억 속에 여전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2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 이고, 진짜 사장인 코레일의 계약 변경에 따라 구조 조정되고, 부족한 인력으로 쉴 권리를 빼앗기는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하는 바이고, ‘투쟁 없이 쟁취할 수 없다’는 것을 함께 체험해왔던 노동자들이기에 내부적으로 “다시 투쟁하자”는 뜻을 모았습니다.

2022년 5월 27일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철도고객센터지부, 한국마사회지부,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3개 공공기관 외주 노동자들이 공동파업을 진행한 것은 시기적으로는 굵직한 정치적 상황들을 놓치게 되었지만, 2020년, 2021년 공공운수노조 단위 내에서 공동파업을 하기로 했으나 끝내 모아내지 못했던 비정규노동자들 하나의 전선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데에 가장 큰 의미가 있습니다.

코레일네트웍스지부와 철도고객센터지부는 코레일의 자회사이자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모‧자회사』, 『원‧하청 구조』라는 이중적 수직구조뿐만 아니라, 기재부 지침과 국토부 등의 통제까지 받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인사권을 가진 모회사의 요구에 따라 자회사 경영진이 『적자계약』을 맺도록 하고, 조합원들이 파업투쟁을 통해서 처우개선을 위한 인건비를 받아왔지만, 자회사 경영진은 “인건비로 받아왔지만, 인건비로 지급할 수 없다”며 기재부 지침을 핑계로 댑니다.

기재부 지침은 『공공기관 혁신에 관한 지침』을 통해서, 기타 공공기관에도 기재부 『예산운용 지침』을 따르도록 하고 있고, 한번 저임금 기관은 영원한 저임금 기관으로 머물고, 복지 등을 확장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결국 코레일네트웍스지부와 철도고객센터지부의 노동자들은 코레일네트웍스(주), 진짜사장 코레일, 최종 사용자 정부를 대상으로 싸울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 투쟁을 통해서 불공정계약을 바꿔서 매년 100억원이 넘는 추가 위탁비를 받지만, 임금은 최저임금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조합원들이 느낀 상실감과 패배감은 커지고 정부를 상대로 『우리만 싸워서는 이기기 어렵다』는 생각들이 투쟁을 주저하게 만들어 왔습니다.

그런 조합원들에게 이번 공동투쟁, 5.27 공동파업은 투쟁에 대한 전망을 갖고 나설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했습니다. 용산으로 이전한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첫 파업출정식과 집회를 감행한 것도 정부가 최종 사용자로서 답변을 하도록 요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번 5.27 공동파업으로 코레일네트웍스지부와 철도고객센터지부 노동자들이 직접적으로 손에 쥔 것은 없습니다. 이전 파업에 비해서 조합원들의 참여도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패배감을 극복하고 공동전선을 형성하며 한걸음 전진하는 투쟁을 시작했고, 이 투쟁은 하반기 전면파업과 그 파업 투쟁에 이르는 점진적 투쟁의 자양분으로서 충분히 의미 있는 파업이었다고 자평합니다.

노동전선에 동지들께서도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투쟁하고 전진해 나가도록 응원해주시고 함께해 주시길 요청드립니다. 종국에는 모든 노동자들이 하나가 돼서 평등 세상을 쟁취하는 투쟁으로 나아가도록…

노동전선

현장실천, 사회변혁 노동자전선

이전 글

[전선] 143호 6-1 누구도 특권을 가질 수 없다

다음 글

〈독자후기 〉역사는 과거와 미래의 대화

댓글을 입력하세요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