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암환자의 요양병원 치료는 암 치료의 직접적인 치료다!

조이희 |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학부모회 사무처장

직접적인 치료가 아니라는 이유로 암 입원 보험금을 미지급하는 삼성생명. 삼성생명이 암 전문 요양병원의 치료는 암 치료의 ‘직접적인 치료’가 아니라는 이유로 보험금을 미지급하며 암환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원래의 보험 증권에는 없던 ‘직접적인 치료’라는 말을 넣어 보험 설계사들도 모르는 내부 규정을 들이대며 암 요양병원 입원비를 미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보암모(보험사에 대응하는 암 환우 모임) 공동대표 김근아 씨는 이런 삼성의 악행에 대해 사기라며 암 전문병원의 입원비 지급을 촉구하면서 현재 삼성생명 고객 플라자에서 250일이 넘게 다른 환우들과 함께 고통의 점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김근아 씨는 “암치료에 있어서 요양병원의 치료는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는 치료다. 근데 삼성생명은 약관에도 없던 직접적인 치료라는 말을 넣어서 암 전문 요양병원의 입원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삼성생명의 행위를 규탄했다.

그렇다면 암환자들에게 요양병원 치료는 꼭 필요한 것일까? 암 환자들은 수술 후 1~2주가 지나면 대형 병원에서 나와 이후 최소 몇 개월에서 몇 년 동안은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생존과 암 재발 방지를 위해 정부가 인정한 암 전문 요양 병원에 입원하며 면역치료, 도수치료, 한방치료 등을 함께 받아야 하는 것이다.

2011년 대학병원에서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았다는 이민주씨(가명)는 수술 후 요양병원을 가고 싶었지만 처해진 환경상 집으로 갔다. 삼일 만에 죽을 것 같은 고통을 겪어 요양병원으로 들어갔고 이후 항암 30회와 방사선 30회의 치료를 견딜 수 있었다고 한다. “집으로 돌아간 72시간 단 1분도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밤새 토하고 오한이 오고 고열이 나서 이렇게 있다가는 죽을 것 같았죠.”라며 요양병원에 가지 못했다면 죽었을 수도 있었다며 암 치료를 할 때는 꼭 요양병원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병삼씨도 “저는 평소에 면역 치료라는 말 자체를 부정했던 사람입니다. 근데 암 수술 후 정말 죽을 것 같은 고통을 겪었고 요양병원에서 면역치료 및 다른 치료들을 받지 못했다면 살지 못했을 겁니다.”라며 요양 병원에서의 치료가 암 치료에 있어 꼭 필요한 치료임을 강조했다.

서치원 변호사도(참여 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암 치료를 직접 목적으로 한 입원은 환자가 그 입원이 항암 약물 치료를 받기 위해 필수 불가결한 것이라면, 후유증 완화나 합병증 치료도 암의 치료를 직접 목적으로 하는 입원으로 해당된다”며 암 전문 요양병원의 치료가 암 치료에 있어 직접적인 치료임을 밝히고 있다.

현재 삼성생명 고객 센터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보암모 환우들도 이런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잘 먹지도 자지도 못하는 극한의 상황에서 300일(2020.11.8.현재)이 넘도록 삼성생명의 부당한 악행을 알리고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를 되찾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다.

사실 삼성생명은 금감원의 권고도 받은 상태다. 하지만 다른 보험사가 70~80%지급한 것에 비해 삼성생명의 지급률은 43.7%에 그친다. ‘수술 후유증 치료, 면역력 신체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요양병원 입원도 보험금을 지급하라’라는 법원의 판례 등을 근거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에 반하여 ‘내부 규정상 지급 할 수 없다’는 말로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 보험을 들 때는 무엇이든 다 해줄 듯 감언이설로 보험을 들게 하고는 실상 치료를 받을 때면 온갖 구실과 위조 불법 행위를 자행해 보험금 지급을 최소화시키며 금감원의 권고도 무시하는 행위를 버젓이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암환자들의 300일이 넘는 점거 사투에도 보암모 회원들에게 ‘보험금의 50%를 줄 테니 합의 하라’고 개인적 합의를 종용하고 있는 곳이 바로 삼성 생명이다.

삼성생명 본관앞

우리는 삼성생명의 이런 사기 불법 행위에 분노해야 한다. 우리가 삼성생명의 이런 불법과 기만을 지금 당장 내 앞에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두고 본다면 삼성생명뿐 아니라 다른 보험사들도 최대의 이익을 내기 위해 삼성의 불법을 따라 할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고객센터 내에서 시위하는 분들도 이런 점을 우려해 죽기 살기로 투쟁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센터에서 점거 농성중인 박연신씨도 “우리가 돈 몇 푼 더 받자고 이러는 게 아니에요. 또 다른 사람들이 우리처럼 이런 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해서 이렇게 하루 하루 버티고 있는 거에요.”라며 삼성의 불법과 악행이 알려져 조속히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랐다.

왜 우리는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를 위해 이리도 힘겹게 싸워야 하는지 분통이 터지는 일이다. 그 동안은 몰라서 암 환자들의 고통을 방관했다고 치자. 그러나 이제는 절대 가만히 그들의 투쟁을 바라만 봐서는 안 된다. ’세 명 중 한 명이 암환자다’ 라는 말처럼 우리는 누구나 잠재적 암환자다. 이 투쟁은 절대 그들만의 투쟁이 아닌 우리를 위한 싸움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기나긴 역사 속에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위해 끝없이 투쟁해 왔고 치열한 투쟁 속에 하나씩 하나씩 힘겹게 얻어 냈다. 무엇보다 우리는 삼성이라는 거대 재벌이 민중들을 속이고 기만하여 몇몇 소수자만 배를 불리는 행위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위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해, 삼성생명의 악행을 심판하고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한 촛불을 높이 들자!

노동전선

현장실천, 사회변혁 노동자전선

이전 글

<쟁점> 문재인 정부 철도통합 개혁 중단의 원인과 노동진영의 과제

다음 글

<현장> 더 늦기 전에 공공의료 확충해야 한다.

댓글을 입력하세요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