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156호 7.8-1 자본주의와 국가권력

문국진 ㅣ 맑스사상연구소

1 자본주의 모순=근본모순

맑스 『독일이데올로기』에 보면 자본주의는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통해 형성되어 왔음이 잘 그려져 있다. 즉 자본주의는 그 태생부터 세계적 규모로 식민지 개척, 국제무역에서의 수탈로서 형성되어 온 것이다. 오늘날 민족모순 역시 세계자본주의의 모순이 발현되어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오늘날 현대세계를 지배하는 사회의 생존원리, 사회계급들에 대한 지배원리, 착취의 구체적 형태는 곧 자본주의이며, 자본주의의 논리와 지배사상이 우리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전쟁, 여성, 기후위기, 각종 정치적 제문제 등으로 사회가 다종다양한 모순들로 몸살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엇보다도 우리가 그러한 모든 모순들에 지배적으로 관철하고 있는 자본주의적 착취체제의 모순을 ‘사회의 근본모순’으로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한 사회에서 계급모순을 유지하고 집행하는 것은 곧 국가권력인 바 자본주의적 국가권력은 자본과 노동 간의 계급적 억압, 착취의 질서 기관 그 자체이다.

2 국가권력의 계급적 본질

한 사회가 적대하는 계급으로 나뉘어진 계급사회에서 국가는 서로 화해불가능한 계급 적대의 산물에 지나지 않는다.

사회 위에 군림하는 하나의 권력이 ‘질서’라는 테두리 안에서 한 계급이 다른 계급을 통치하고 지배하기 위한 기관으로서 나타나는 계급억압의 기관이 곧 국가권력이다.

그것은 이 억압을 정당화하고 영속화하고자 하는 기관으로서 이른바 ‘질서’의 창출자이다. 국가란 정반대계급들과 화해할 수 없는 특정계급의 지배조직에 다름아니다.

고대의 국가나 중세의 국가가 노예와 농노를 착취하기 위한 기관이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근대의 대의제국가 역시 자본에 의한 임노동 착취의 수단이다.

레닌은 『국가와 혁명』에서 “민주공화국이야말로 자본주의에게는 가장 좋은 정치적 외피”에 지나지 않음을 힘주어 역설하고 있다.

이상이 국가권력의 계급적 본질이다. 국가는 이러한 숨은 본질을 은폐하기 위해서 국가에 대한 환상을 유포하고 신비화한다. 그러나 때론 날로 악화하는 사회경제적 모순에 임박하여 자신의 숨은 계급적 본질, 즉 착취하고 억압하기 위한 도구적 본질을 노골적으로 드러낼 수밖에 없게 되기도 한다.

이러한 모순들, 즉 착취와 억압의 자본지배가 존재하고 날로 심화되는 자본주의적 모순과, 그와 같은 착취질서를 영구화하고 공고화하려는 국가권력과의 정치적 모순은 필연코 피억압 노동자와 민중들의 저항과 투쟁에 봉착하게 된다.

3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투쟁

오늘날 사회개량주의자들과 노동조합관료주의자들은 투쟁하는 노동자계급의 더욱 전진하고자 하는 투쟁정신과 요구를 단지 일정한 개량과 협상으로 종결하려는 데 관심을 갖고 타협을 획책하는 데 골몰한다.

체제의 모순과 근본적 그 해결보다 사회개량과 계급적 타협으로 투쟁을 마무리하는 데 개량주의와 조합관료주의 지도부의 노선이 있고 이는 그들의 실천적 몫이다.

그러나 일단 투쟁에 나선 노동자계급은 전체 자본주의와 국가권력과의 대결선에 직면하게 되고,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투쟁으로서 사회 전체에 그 의의를 던지게 된다. 그들의 경제적 생존권 쟁취는 자본지배의 항구적 유지냐, 혹은 국가정책의 보수주의적 관철이냐 하는 것과 직접적으로 충돌하게 된다.

이럼으로써 투쟁은 전국가적 사안이 되고, 전국적 의의를 띠면서 정치적 초점이 되는 정치투쟁으로 도약한다.

계급투쟁의 3요소인 경제적 투쟁과 정치적 투쟁, 그리고 이데올로기적 사상투쟁이 한데 어우러져 한꺼번에 제기되기에 이른다.

국가와 자본은 한 몸이 되어 이 투쟁을 탄압하고 종식시키고자 혈안이 된다. 그리고 사회개량주의자와 정치적 협상파들은 이 종식과 마무리에 동참함으로써 스스로 부르주아적 기회주의적 역할을 완수한다.

이 투쟁을 더욱 강화하고 고양시키기 위한 내적 힘은 오직 노동자계급의 연대전선 구축 이외에 다른 데서 나올 수 없다.

밑으로부터의 ‘근본적 변혁’을 향한 이러한 운동은 이리하여 노동자계급으로 하여금 전국민적 지도계급으로 부상시키고, “자본주의의 무덤을 파는 계급”으로, “자본주의의 조종(弔鐘)을 울리는 계급”으로 역사에 우뚝 서게 할 것이다.

이러한 모순과 투쟁들은 지금 우리의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다. 자본주의와 국가권력은 지배를 유지하고 착취질서를 강화하기 위해서 저항을 분쇄하고자 한 몸이 되어 탄압에 나선다. 자본과 국가는 투쟁하는 노동자계급에게는 적대적 존재로 뚜렷이 각인되며, 날카로운 계급투쟁전선이 형성된다.

오직 단호하고 흔들림없는 변혁적 지도부, 그 전투적 당파가 이 투쟁을 지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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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실천, 사회변혁 노동자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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