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현장과 광장』출간을 축하하며

노동무크지『현장과 광장』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열렬한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편집을 담당하는 동지들 가운데 아는 사람이 여럿이기 때문도 아닙니다. 이 책 창간과 관련하여 개인적으로 특별한 관련이 있어서도 아닙니다. 다만 이 책을 출간하는 동지들이 현 시기 노동운동에 꼭 필요한 일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노동운동에서는 1990년 대 초 현실 사회주의가 해체되고 나서 커다란 변화가 있었습니다. 긍정적인 변화가 아니라 부정적인 변화였습니다. 성찰과 재건이 아니라 청산과 해체였습니다. 노동해방 깃발이 내려지고 사회개혁 깃발이 그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변혁·혁명 운동이 진보·개혁 운동으로 이름이 바뀌고, 혁명가들은 노조 활동가로 바뀌었습니다.

그 이후 30여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노동운동은 노동조합운동으로 협애화 되고, 노동조합운동은 경제주의 운동으로 퇴화했습니다. 정치운동은 의회주의 정치로 협애화 되고, 노동조합운동을 정치적으로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자신의 지지기반으로 삼으려 골몰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치운동은 역설적으로 노동조합의 경제주의를 강화시켰습니다. 그 결과 조합주의·경제주의 노동조합운동과 의회주의·개량주의 정치운동 양 날개가 만들어지고 고착화됐습니다. 이런 조합주의·개량주의 노동운동이 노동자의 계급적·변혁적 진출을 가로막았습니다. 노동해방·민족해방·인간해방을 향한 전진을 가로막았습니다.

이런 잘못된 노동운동 틀로써 세상을 바꾼다는 것은 스스로를 속이고 대중을 속이는 일입니다. 이런 잘못된 운동이 참으로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습니다. 더 이상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우리 노동운동은 결국 일본의 노동운동처럼 소멸될 것입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자본주의의 역사적 위기가 진행되고 있는 이 결정적 시기에 역사 속에서 아무런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존재감을 상실할 것입니다.

노동무크지『현장과 광장』은 노동운동 안에 사상·이론 활동을 부활시키려는 시도라고 평가합니다. 노동운동이 그 동안 사상·이론 활동을 방기한 것은 곧 해방과 변혁을 포기한 결과이며 동시에 그런 지향을 포기하게 만든 원인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노동운동에 해방·변혁 지향을 재건하려면 사상·이론 활동의 재건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이것을 기초로 해서 노동조합은 무엇보다 먼저 정치적 노동조합운동으로 자기혁신 해야 합니다. 노동정치·진보정치는 무엇보다 먼저 변혁정치·혁명정치로 자기혁신 해야 합니다. 이것은 현 시기 한국 노동운동과 노동계급에게 부과된 역사적 책무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노동무크지『현장과 광장』이 노동운동 안에 사상·이론 활동을 부활시키는 견인차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리라 기대합니다. 노동운동의 올바른 자기혁신을 위해 분투해 주리라 믿습니다.

해방과 혁명을 향한 열정과 의지를 담아『현장과 광장』 창간을 열렬히 축하합니다.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노동대학 대표 김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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