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현장과 광장』 출간을 축하하며

“우리의 논의는 구조적 위기에 봉착한 자본주의의 조종(弔鐘)을 촉진하고 새로운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과학적 이론과 실천 투쟁의 총체성에 기반할 것입니다.” 편집위원장을 맡은 조창익 동지의 발간사에서 눈길을 잡는 대목입니다. 2007년에 현장실천과 사회변혁의 기치를 올리고 가고자 했던 바로 그 세상을 위해 다시 한 번 좌파 현장활동가들의 지혜를 모으고 실천을 다잡겠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87년 노동자대투쟁, 97년 반신자유주의 총파업투쟁 등 굵직굵직한 대투쟁의 고비고비에서 한국자본주의의 핵심인 재벌대기업의 현장활동가들은 투쟁의 중심에 서왔습니다. 공공부문 대사업의 현장활동가들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사회변혁을 꿈꾸었습니다. 그러나 자본의 신자유주의 공세가 거대한 쓰나미처럼 훑고 지나간 후 내로라하는 좌파 현장활동가들의 기세는 많이 꺽였고, 새로운 세상을 향한 꿈은 그 빛이 많이 바랜 듯 싶어 걱정이었습니다. 그 자리를 대신하듯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이 치고 일어서는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러나 ‘사장(자본가) 물러가라’가 아니라 ‘진짜 사장 나와라’에 갇혀 있는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이 자본주의세상에 정면으로 맞서 사회주의세상으로 가는 투쟁으로 가려면 아직 거리가 먼 듯하여 안타까움도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자본주의를 분쇄하고 새로운 사회주의 건설을 모색하려는 시도는 마치 2007년 당시 결기가 높았던 현장활동가들의 초심을 보는 듯하여 반갑습니다. 그리고 ‘현장과 광장’이라는 이름이 좋습니다. 현장이 튼튼하지 못한 채 광장으로 나오는 것은 사상누각과 같은 것인지라 현장에 튼튼히 뿌리를 내리는 것은 언제나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싶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현장은 노동조합 선거만 존재하는 현장이 아닌가 싶어 걱정이었는데, 과학적 이론으로 무장한 변혁적 노동자정치가 꽃피는 현장을 만들겠다는 결의가 반갑습니다. 현장만 강조하고 광장으로 나오지 않는 활동가는 우물안 개구리가 될 것입니다. 그동안 좌파 현장활동가들이 스스로를 현장으로 가두고 있지 않나 싶어 걱정이었는데, 광장으로 나오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도 반갑습니다. 자본주의에 맞서 사회주의 세상을 건설하기 위한 투쟁과 노동자정치의 광장에서 동지들을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사회변혁노동자당 대표 김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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