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진 ㅣ 맑스사상연구소
교과서 사회주의자들이 착각하는 자명한 사실이 있다.
즉 혁명은 혁명적 시기에나 바랄 수 있는 것이다. 비혁명적 시기에 혁명을 바라는 것은 공상이자 주관적 착각이며 시대착오이다.
지금과 같은 비혁명적 일상기에 혁명주의자나 사회주의혁명가들이 취할 수 있는 정치노선은 개혁이다.
사회발전을 더욱 전진시키고, 그 과정에서 주체적 역량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는 혁신적 방법은 개혁투쟁뿐이다.
개혁은 혁명과 이분법으로 확연히 나뉘는 것이 아니라, 혁명을 위한 주체적 역량을 형성하고 조직화하고 투쟁 속에서 연대를 확인하고 강화하는 혁명으로의 현실적 접근이다.
오직 주관적 관념론에 사로잡힌 혁명지상주의자들만이 개혁과 혁명 간의 이러한 변증법에 대해 무지하다.
이러한 교과서 사회주의자들의 비현실적 시대착오는 오히려 혁명운동의 실질적 발전에 해악으로 나타난다.
개혁을 거부함으로써 그들은 운동의 실질적 전진에 폐해를 일으키고 현실에 운동이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진지한 노력을 거부하게 되는 것이다.
말로만 거창한 수사에 집착하는 교과서 사회주의자들은 대중투쟁이 갖는 현실적 어려움과 난관을 무시한다.
따라서 지금 운동의 현단계는 혁명이 아니라 개혁투쟁이다.
개혁투쟁은 자본주의를 근본적으로 혁파하는 투쟁은 아니지만, 그러한 근본적인 혁파에 다가서고자 자본주의와 싸우는 체제내적 모순혁파투쟁이다.
자본주의모순이 제기하는 온갖 문제들에서 투쟁의 계기와 도약점을 발견하고, 이를 해방투쟁역량 강화의 실질적 계기로 삼고자하는 투쟁이 곧 개혁투쟁이다.
그러므로 개혁투쟁정신에는 혁명적 정신이 담겨 있다.
바꾸어내는 것, 세상을 바꾸고 현실을 바꾸고 정치를 바꾸고 우리의 생존조건을 바꾸어내고자 하는 것이 곧 변혁적 개혁투쟁이다.
개혁이라고 해서 그리 쉬운 것도 아니고 만만한 것이 아니다.
곳곳에서 국가와 자본이라는 지배계급과 충돌하게 된다.
오직 조급하고 관념론적 망상에 빠져 있는 자만이 이러한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투쟁을 무시하고 방관하며 부정한다.
오직 교과서적 사회주의자만이 일상적으로 충돌하며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사회적 모순에 대한 투쟁들을 ‘개량주의’라고 폄하하며 사회주의혁명을 아무 때나 운운한다.
그들은 ‘노동자국가’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라는 공허한 구호를 주어진 현실조건과 관계없이 아무 때나 외치면서, 운동의 정치적 발전의 현단계를 무시하고 현실적 상황조건에 대한 예리하고 객관적인 분석의 노력을 방기한다.
현대문명사회는 복잡한 모순을 안고 있으며, 따라서 우리의 투쟁도 복잡한 문제풀이에 봉착하게 된다. 총체적 사회개혁투쟁의 필연성은 여기서 주어진다.
전면적 사회개편과 사회모순의 계급적 해결!–바로 이러한 지점에 우리의 개혁투쟁의 역사적 의의가 있다.
우리의 투쟁전선은 따라서 다음 3가지 해결과제를 안고 있다.–첫째 부르주아 지배계급의 정치사회경제적 지배에 대항하는 투쟁의 강화, 둘째 대중의 허위의식과 이데올로기적 포로상태로부터 해방하는 참된 계급의식적 발전을 위한 투쟁과정의 전진, 셋째 교과서적 사회주의자의 헛된 망상을 타파하고, 운동진영의 이념적 재무장을 위한 사상투쟁의 전개.
사회는 개혁되어야 하고, 그 개혁은 오로지 강고한 개혁투쟁주체의 형성에 의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
혁명으로의 전망은 오로지 개혁이라는 수단과 경로에 의해서만 비로소 쟁취될 수 있다.
맑스주의는 결코 현실과 유리된, 교과서에나 존재하는 그런 관념적 교리의 체계가 아니다.
맑스주의는 살아 생동하는 운동의 지침이요, 현실변혁적 힘을 위한 나침판이요, 살아 있는 현실적 원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