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157호 9-5 대한민국의 교사들, 총궐기하다

  • 편집자 주 : 위의 기사는 <노동자 신문>에 게제되었던 기사입을 밝힙니다.

이을재 ㅣ 노동전선 공동대표

지난 7월 18일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이 전해졌다. 억울한 죽음이라는 확신과 슬픔이 교사들을 하나로 만들었다. 마침내 교사들의 광장이 만들어졌다. 3만 명, 6만 명을 헤아리더니 드디어 20만 명이 넘었다.

무엇 때문인가? 한마디로 교사들의 자유와 권리를 부당하게 억압해 온 불합리한 제도와 법 때문이다.

첫째, 10년쯤 전 아동학대처벌법이 제정되고 교사들이 교육청과 경찰서에 교사의 징계 또는 처벌을 요청하는 민원으로 몸살을 앓는 일이 잦아졌다.

둘째, 이러한 형편이다 보니, 교사들은 학교에서 돌연 을이 되었다. 학생들이 다툼을 벌여도, 학습 진행에 방해가 되는 행동을 하여도 교사의 학생 지도가 정서적 아동학대로 고발되는 일이 드물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셋째, 교육 관료들의 무책임과 책임 전가는 교사들의 고통을 더 크게 하였다. 이들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궁지에 몰린 교사들을 돕기는커녕, 교사 개인에게 책임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학교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다. 학교 안의, 극도의 경쟁과 차별 그리고 갈등은 자본 독재에서 그 근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대한민국 사회는 어느 나라보다 더 극도의 경쟁과 차별에 노출되어 있다. 약자들끼리의 각자도생, 약육강식, 승자독식 이데올로기가 횡행하고, 불안과 불만, 그리고 긴장과 공포, 혐오와 배척이 극대화되고 있다. 사회 전체의 재부가 확대되었으나, 그 재부는 자본에 의해 독식될 뿐이다. 이름하여 자본 독재이다.

자본 독재는 차별과 경쟁을 정당한 것이라고 배우도록 학교를 설계하였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차별과 경쟁을 고착화시키는 것은 대학 서열화와 극심한 대학입시 전쟁이다. 대학입시 전쟁은 유치원에서부터 시작되어 사립초등학교와 특목고와 자사고 등을 거치며 계승, 확대된다. 이러한 학교에 학생 인권은 없다. 그러니, 교사들의 고통이 학생 인권 강화 때문이란 진단은 허황된 것이다.

아동학대처벌법의 결함 등 교사들의 정당한 교육 활동에 제동을 거는 장치들을 제거하는 것은 교사들의 정당한 요구이다. 그러나, 거기서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 교사, 학생, 학부모들의 권리를 함께 회복해야 한다. 교사와 학생과 학부모가 손을 맞잡고 함께 봉기를 만들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 대학 서열화와 대학입시경쟁을 없애라고. 자본 독재의 학교 지배를 멈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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