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석 ㅣ 부산지역일반노조위원장
신라대가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51명을 집단해고 하였다
신라대학교가 학교 청소를 담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51명을 집단 해고하였다. 집단해고를 철회해 달라고 한 달 이상을 호소하며 싸웠지만 신라대는 청소용역노동자들의 요구를 묵살하였다. 해고된 청소노동자들은 다른 곳에 취업도 쉽지 않은 현실에서 생존의 위기로 내몰렸다. 지금 신라대학교 대학본부에서는 이들 해고노동자들의 철야농성 투쟁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신라대 총장은 이들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의 해고 사유에 대해 “출산율이 떨어져서 학령인구가 감소 되어 학교 재정이 어렵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 하였다. 신라대학교 총장은 한국의 저출산과 이로 인해 예상되는 학생수 감소의 책임을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의 밥줄을 끊는 것으로서 간단히 해결하고자 한다. 저출산이 어찌 이들 비정규직노동자들 때문인가?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최저임금으로 내몰았던 가진자들의 오랜 횡포에 의해 더 이상 미래도 희망도 포기해 버린 결과가 아니었던가!
신라대는 청소노동자들의 정년보장 합의를 어겼다
신라대학교를 청소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대부분 10년에서 15년 이상을 일해오고 있다.
2014년 신라대학교는 청소노동자들에 대해 집단해고를 시도했던 바 있고, 그 당시에도 청소노동자들은 79일간의 치열한 투쟁을 통하여 고용을 지켰다. 그 당시 대학 총장은 앞으로 청소노동자들의 정년은 반드시 보장하겠다는 합의를 하였었다. 정년을 보장해 주겠다는 총장의 말을 믿었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7년간 임금인상의 요구도 없이 최저임금 인상분에 만족하며 묵묵히 일만 해 오고 있었다. 그런데 7년간 요구도 없고, 투쟁도 없고, 주면 주는 대로 받으며,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만 하고 있으니 사람이 아니라 빗자루로 보였나 보다.
지금의 신라대 총장은 지난해 11월 총장 자리에 오르면서 가장 먼저 최저임금의 청소용역노동자 51명에 대해 ‘대학혁신’이라는 그럴듯한 포장으로 집단해고를 밀어부쳤다. 그동안 대학경영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배제당한 채 착취의 고통만을 당해왔던 청소노동자들에게 학교가 어려워질 듯하니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워 내쫓고자 하는 것이다. 7년 전 정년까지 보장하겠다는 합의서는 무시되었다. 이들 청소노동자들만 모두 내쫓으면 신라대는 앞으로 승승장구 계속 발전해 갈 수 있다는 것일까? 51명만 내쫓으면 출산율이 다시 올라가기라도 한다는 것일까?
대학 구조조정에 동원된 가만과 꼼수
대학의 연간 학교운영 총예산은 900억 원이다. 이중 학생들 등록금 수입이 600여억 원이고 국고보조금이 260억 원 정도를 차지한다. 결국 학생등록금과 국고보조금으로 학교가 운영되어 왔다는 것이다. 지자체 지원금과 기타 수입원을 제외하면 학교법인의 전입금 규모는 2억원 정도로 새발의 피다. 법인은 학교발전을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전혀 고민이 없다.
신라대는 최저임금 청소노동자들을 집단해고로 내몰고 교직원들의 임금은 인상하는 예산을 편성하였다. 학부총장과 처·실장에게는 전에 없었던 업무추진비도 신설하였다. 앞으로는 재정난을 들먹이며 저임금노동자들을 집단해고로 내몰고, 뒤로는 상대적 고임금자들의 예산을 증액한 것이다. 대학 구조조정에 기만과 꼼수가 동원된 것이다.
교직원에게 화장실 청소를? 결국은 학생에게로…!
청소노동자들을 집단해고한 이후 학교 청소를 교수와 직원들에게 시키겠다고 한다. 그리고 청소노동을 자동화로 전환해 가겠다고 하였다. 교직원들이 그동안 하는 일 없이 놀고만 있지는 않았을 것인데, 그들에게 청소를 시킨다 하니 반가워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가졌을 것인바, 총장의 이 같은 생각은 곧 교수님들을 모두 해고하고 청소노동자들에게 강의를 맡긴다는 것과 다를바 없을 것이다. 교직원들에게 떠맡겨진 청소는 결국 학생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제 비싼 등록금 내고 화장실 청소까지 하게 될지도 모른다.
자동화? 화장실 청소와 강의실 청소…그 복잡한 과정을 기계가 처리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러한 기계가 있다면 그 값은 노동자 수십명을 고용하는 비용보다도 훨씬 비쌀 것이다. 그리고 또한 인간노동을 배제한 자동화는 사회주의사회에서는 축복이겠으나, 착취관계가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재앙일 뿐이다. 노동자들을 실업으로 내몰아 생존권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반대한다. 총장은 고집을 꺾어야 한다.
이번 신라대 총장의 선출과정에서 교직원의 참여는 배제되었었다. 선출된 총장이 부임하자마자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이러한 정책의 결정도 비민주적이었다. 학생들의 의견도, 집단해고된 청소노동자들 당사자들의 의견도 단 한번도 물은바 없다.
취임과 동시에 드러나는 총장의 횡포는 대학사회를 심각하게 흔들고 있다. 이미 언론보도를 통하여 청소용역노동자 집단해고 사건이 지역사회에 알려지게 되면서 더욱더 신라대학교의 명예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신라대학교 총장은 잘못된 정책을 바꾸고자 하는 생각이 없다. 대학사회 구성원 모두가 비현실적이며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일 임에 분명하여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써 외면하고 있다. 신라대 총장이 부끄러움을 안다면 당장 집단해고를 철회하고 총장직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다.
집단해고는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망하게 하는 길
집단해고는 학교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학교를 망하게 하는 것이다. 신라대가 명예를 회복하는 길은 집단해고 철회하고 청소노동자들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직접고용 전환만으로도 상당한 예산 절감의 효과가 있다. 그렇게 된다면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비롯하여 대학구성원들 모두의 박수를 받을 것이며, 지역사회로부터도 환영받게 될 것이다. 신라대가 진정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걷어차 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해고철회와 직접고용은 신라대를 살리는 길
해고된 신라대 청소용역노동자들은 기필코 일터를 지키고야 말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대학본부 농성투쟁에 임하고 있다. 청소노동자들 또한 교직원과 학생들과 더불어 마땅히 대학사회 구성원중의 하나이다. 오랜세월 신라대를 위하여 저임금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일만해 오다가 생존권 사수를 위해 투쟁에 나선 청소노동자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당부드린다. 대학본부 1층 로비에 오시면 투쟁하는 청소노동자들이 있다.
“집단해고 철회하고 직접고용 실시하라!”
“노학연대 복원하여 학내민주화 쟁취하자!”
“자격미달 신라대 총장 즉각 물러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