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166호 6-6 옐런의 바이든 재선전략 – 무제한 돈풀기

  • 이 기사는 노동자신문 1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재길 ㅣ 노동전선 정책위원

미국은 대선을 석 달 앞두고 주가가 오르면 현직 대통령이 재선될 확률이 83%에 달한다고 한다. 따라서 바이든 정부는 대선을 6개월 앞둔 현재 주가를 올리는 정책을 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증시뿐만 아니라 11월 대선 직전 실물경제도 호황으로 이끌어야 한다. 미국은 주식을 소유한 가구 비율이 매우 높다. 그렇다고 해도 50% 정도이다, 미국민의 절반 정도는 증시가 좋다고 해도 경제적으로 체감을 하지 못한다. 미국 대선 전략에서는 이에 대한 전략도 필요한 것이다.

증시는 올리고 실물경기도 호황을 유지하는 방법은 무제한 돈 풀기이다. 돈 풀기는 장기적으로 부작용이 심각하게 올 수 있지만, 당장 대선에서는 확실한 승리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바이든과 트럼프의 지지여론은 비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가 우세하다는 전망이 많다. 이는 6개 경합 주(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미시간 애리조나 위스콘신 네바다)에서 바이든이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인단 선거, 주(州)별 승자독식이 미국 대선의 특성상 지지여론보다 한주에서라도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경합 주가 중요한 것인데 이 경합 주들에서 바이든이 열세에 있다. 바이든이 전체 득표에서 우세하더라도 대선에서 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 6개 경합 주는 모두 트럼프 우세지역이었다. 그런데 미시간 주가 바이든 우세로 돌아섰다. 미시간 주가 바이든 지지로 돌아선 이유는 바이든 정부가 미시간주에 엄청난 신재생 에너지 산업 보조금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 보조금은 유권자들이 바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전기요금 감면 같은 것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트럼프가 되면 보조금 지원이 중단될 수 있어서 미시간주에서 트럼프 지지에서 바이든 지지도 여론이 바뀌었다고 평가한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재정지출을 통해 선거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

바이든의 대선 전략은 금리를 안정시켜 증시를 부양하고, 대규모 재정지출을 확대하여 경합 주에 유리하게 배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는 전략은 상호 모순적이다. 증시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안정시켜야 하는데 재정지출을 늘린다는 것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것으로 금리를 내리지 못하고 오히려 올려야 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순에서 미 재무부 장관 옐런의 천재적 꼼수가 나온다. 옐런은 재정지출의 부작용이 6개월 후에 나타나는 간격을 이용하여 재선 6개월 전인 5월부터 재무부 곳간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재무부 일반회계(TGA) 잔고가 4월 말 9,300억 수준에서 5월 말 7,300억 달러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2,000억 달러를 시중에 푼 것이다. 이게 한화로 270조 원이 넘는 규모이다. 이런 대규모 자금을 한 달 사이에 시중 푼 것이다. 이런 막대한 자금은 유동성을 공급하게 되어 자산시장으로 흘러 들어가 증시를 떠받치게 된다.

두 번째로 5월 29일부터 2개월간 미 국채 ‘바이백’(Buy Back, 조기상환)을 실시하는 것이다. 바이백은 재무부 자신이 발행한 국채를 자신이 다시 사서 소각하는 것이다. 바이백은 의회의 동의 없이 재무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5월 29일 시작해 7월 말까지 매주 1회씩 총 9회 바이백을 실시한다. 미국의 국채 바이백은 24년 만이다. 미국 정부는 2000년 3월부터 2002년 4월까지 총 675억 달러어치의 국채를 매입한 바 있다. 당시 이례적인 재정 흑자를 기록하면서 여유분의 현금을 활용해 이자 비용을 절감하려는 목적이었다. 이번 바이백은 연방정부가 적자를 보고 있는 상태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목표 자체가 다르다. 이번 바이백의 취지는 국채 시장에 대한 유동성 공급에 있다. 장기 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다. 실물경기에 영향을 주는 금리는 장기 금리이다. 장기 금리를 낮추어 실질 금리를 낮게 만들면 시중의 자금은 자산시장이나 실물경제에 투자하게 되어 자산 가격을 올리고 경기를 부양하게 된다. 그래서 단기 국채를 발행하여 마련한 돈으로 장기 국채를 사는 바이백을 하는 것이다.

돈 살포의 세 번째는 양적긴축(QT)을 줄이는 것이다. QT는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국채 등의 만기가 도래했을 때 재매입하지 않고 연준의 장부에서 털어내는 방식의 긴축 정책 도구다. 연준의 QT 속도 조절도 채권 유동성을 지원하는 요인이다. 연중은 6월 1일부터 보유 국채 경감 규모를 월 60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로 줄이기로 했다. 이는 시중에 매달 350억 달러씩 푸는 효과가 있다.

이런 바이든 재선 돈 풀기 전략에 미 재무부를 필두로 미 연준뿐만 아니라 영국, 프랑스까지 합세하고 있다. 미국이 재정적자 상태이기 때문에 재정을 쓰기 위해서는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그것도 2008년 금융공황이나 코로나 상황 때만큼 많은 국채를 발해하고 있다. 당연히 국채 수요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중국 등 미국과 갈등 중인 나라들은 보유 중인 미 국채를 팔고 금은을 사 모으고 있는 상태이다. 미 국채 수요의 가장 큰 손이었던 일본마저 자국 통화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미 국채를 팔고 있다. 그런데 자국 재정도 어려운 영국과 프랑스가 미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이는 바이든 재선을 지원하는 정치적 의도로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 재선을 위한 이런 전방위적 돈풍기가 성공할 수 있을까? 일단 인플레이션율이 그 성공을 좌우할 것이고, 설령 바이든 정부가 대선을 성공으로 이끈다고 해도, 대선 이후 스태그플레이션이 무모한 돈풍기에 화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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