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165호 5-3 안전은 우리의 권리, 배달 라이더의 안전, 지금 당장 보장해야

  • 이 기사는 노동자신문 1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구교현 ㅣ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4월11일 구미에서, 4월12일 부천에서, 4월13일 신림역에서 그리고 4월23일 인천에서, 한 달 사이에 무려 네 명의 배달노동자가 세상을 떠났다. 작년에도, 제 작년에도 대한민국에서 산재가 가장 많이 발생한 업종은 배달이었다. 너무나 참담하다. 40만 명이 넘는 배달노동자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을 안고 일하고 있다. 배달업은 최근 압도적인 산재사고 1위 업종이 됐다. 여기엔 배달노동자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지금까지 배달노동자 사고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단속강화’였다. 하루가 멀다고 오토바이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오토바이는 가해사고보다 피해사고가 더 많다. 오토바이만 잡아서는 사고를 줄일 수 없다는 것이다. 플랫폼사는 안전교육을 권고하고 안전하게 운행하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그런데 이 정도 수준으로는 이렇게 심각한 사고를 막을 수 없다. 집에 불이 났는데, 숟가락으로 찬물만 뿌리고 있을 순 없는 것 아닌가.

배달노동자의 사고는 더 이상 교통사고로만 다뤄져서는 안 된다. 배달노동자의 사고는 일터에서 발생한 ‘중대산업재해’ 사고다. 노동환경에서 발생하는 재해 원인을 조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운임을 삭감해 과속과 과로를 부추기는 현실, 전방주시를 방해하는 앱 알고리즘, 이윤을 위해 자기들 마음대로 바꾸는 약관, 회사의 불법행위, 교육훈련을 제공하지 않는 것 등이 사고를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야 사고 예방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라이더유니온은 배달안전운임 도입, 산업안전법 전면 적용, 라이더 자격제 및 대행사등록제를 요구하고 있다. 배민·쿠팡이 잘하는 테스트, 라이더 안전을 위한 우리 요구로 당장 시행해야 한다. 라이더 안전을 위해 배민·쿠팡이 노력한다면, 모든 시민이 지지할 것이다. 무료 배달 출혈경쟁 말고, 더 안전하고 좋은 서비스로 경쟁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상생 아닌가.

안전은 모든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다. 라이더의 안전, 지금 당장 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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