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빈파 ㅣ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먹거리 위원장/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공동대표 / CPTPP 특위장
지난 5월 12일 전국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진보연대, 먹거리연대, 급식연대 등 농업·노동·먹거리·소비자·시민사회·진보정당 등 각계각층의 101개 단체가 이른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으로 불리는 ‘CPTPP가입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칭)’를 발족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CPTPP(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Trans-Pacific Partnership)는 농축산물 96.4%, 수산물 100% 개방이 예상되는 ‘메가 FTA’라고 한다. 우리 같은 일반 국민들은 정말 생뚱맞은 용어로, 표기도 발음도 잘되지 않는 CPTPP에 대해 농어민 중심으로 반대 투쟁을 해왔다고 한다. 식량 주권은 물론 국민 건강권이 심각하게 침해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에서, 범국민운동본부를 출범하면서 학부모가 제일 선두에서 싸워야 할 사안이라는 점이 부각 되었다.
□ CPTPP(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Trans-Pacific Partnership) 개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은 지난 2010년 미국 부시행정부 주도로 아‧태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환태평양 인접 12개국(마국, 캐나다, 멕시코, 칠레, 페루,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부르나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일본)이 추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 Trans-Pacific Partnership : 일종의 다자간 FTA)에서부터 출발한다.
2015년 10월 전격 타결된 TPP 협정문에 12개국이 정식 서명한 2016년 2월 이후 각 국에서는 국내절차를 밟고 있었는데 2017년 1월 미국 트럼프대통령이 취임 직후 TPP탈퇴를 결정하고 한미FTA와 같은 미국이익 위주의 보호주의적 양자협상으로 대외통상정책을 전환함에 따라 TPP에 서명했던 나라들 중 북미지역참가국(케나다, 멕시코 등)에서 TPP회의론이 제기되고 그 자체가 좌초될 위기를 맞자 일본이 나서서 미국을 제외한 10개국을 설득시켜 CPTPP를 출범시킨 것이다.
이때의 논리는 TPP 협상문에 서명한 11개국이 먼저 협상타결을 하되 미국이 제안했으며 모두가 부담이었던 지재권, 투자자-국가간 분쟁해결(ISDS)등 일부조항의 효력을 동결시키고 추후 미국이 복귀할 경우 조건을 달아 TPP협정문을 발효하자며 ‘포괄적‧점진적’을 붙여 환태평양경제동반자 협정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결의된 CPTPP는 일본을 중심으로 2018년 3월 11개국이 모두 협상문에 서명을 하고 마침내 2018년 12월 30일 CPTPP가 발효되었다.
현재 CPTPP가입을 공식 신청한 국가는 영국, 중국, 대만, 에콰도르 등이다. 우리나라도 문재인 정부 막판에 가입의사를 밝혔으며 올해 3월 공청회를 개최하고 4월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하려다가 가입 필수조건인 ‘국회보고’ 일정을 갖지 못하고 임기를 마쳤다.
하지만 윤석열정부가 들어서면서 상황은 급살로 바뀌고 있다. 인수위의 110대 국정 과제 중 20번 “산업경쟁력과 공급망을 강화하는 新 산업통상전략”으로 경제체질을 선진화하여 혁신성장의 디딤돌을 놓겠다며 아래와 같이 명백하게 한바닥 씌어있다.

여기에 추가로 국정과제 96.97.98번에서도 재차 언급돼 있어 우리나라의 CPTPP가입은 기정 사실화되어있다.
□ CPTPP 주요 내용과 문제점
CPTPP 전체는 CPTPP 협정문(text)과 30개 개별 챕터(Chapters), 부속 문서(Side instruments), 챕터 별 부속서, 비합치조치 관련 부속서, 기타 문서로 구성되어있으며 협정내용에 동의하는 국가간 자율무역을 하되 참가국 전체가 동의하는 만장일치제도를 전제하여 아시아지역경제통합에 관하여 동맹하는 것이다. 하여, 후발 참가국은 국가간 제시되는 내용을 수용하면서 해당국의 동의를 얻어야 참여할 수 있지만 기존 가입국간 협상 내용보다 가장 높은 수준의 시장접근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협정문에 명시되어있다.
개방수준은 최장 21년간 3차례에 거쳐 95~100% 관세철폐로 전면개방하며 크게 상품무역, 서비스 무역 및 투자, 지식재산권 관련 규범이 있다.

위와 같이 하나하나 열거하기 힘든 엄청난 내용을 내포하고 있어 꼼꼼히 따져 봐야지만 특히 상품무역에서 원산지규정, 통관, 위생검역 조치, 기술규제 조치, 무역규제에 대한 규정에 주목해야 한다. 규범에 따른 품목별 관세철폐(무역 자율화) 수위는 공산품 99.8% 이상, 농산물 95% 이상, 수산물은 100%에 달하며 원산지 규정 또한 누적 적용되어 식품의 경우 수입 가공원료조차 모두 국내산으로 인정해야 하는 독소조항들이 널려있다.
적어도 그동안 쌀을 포함, 농산물에 관세를 적용하여 시장접근을 막아왔던 우리나라는 이제 시장에서 값싼 수입농산물이 넘쳐날 것이고 국내산-수입산 구분이 불가능한 농산물을 먹어야 한다. 가뜩이나 식량 자급이 안되어 OECD 국가중 식량 수입 1위인 우리나라에서 식량주권은 물 건너가는 것이다. 적어도 학교급식을 비롯한 공공조달에 국내산 친환경 농산물 사용원칙을 가지고 겨우 연명하던 우리 농업 기반마저 송두리째 무너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뿐만 아니라 동식물 위생검역(SPS)에서 그동안 병해충‧질병 발생시 나라별로 수출입 유무를 구별했던 것을 지역단위로 구획화하여 검역기준이 완화시켰으며 지역화 개념도 농장단위로 세분화하고 있다. 과거 광우병 촛불 운동처럼 이전까지는 특정국에서 가축전염병이나 병해충이 발생했을 때 해당 국가 전체 수입을 금지했지만 앞으로는 농장별, 품종별 등으로 세분화해야 하며 동등성 개념에서 수출국가가 안전하다고 하면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된다. 사실상 검역주권은 없는 것이다.
게다가 CPTPP는 일본이 주도권을 갖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참여 반대의견이 강한 만큼, 동맹국이 되려면 일본의 과도한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비근한 예로 지난해 대만은 일본의 후쿠시마산 식품수입 금지조치를 철회하고 가입국이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조치에 대해 지난 2019년 WTO에서 패소된 이후 후쿠시마산 수산물만 제외하고 수입되고 있으나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산으로 둔갑 된 것은 막을 길이 없으나 일본의 시장 개방 압박은 외교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위안부, 강제징용, 더 나아가 독도 문제까지 매우 특별하고 물러설 수 없는 한일문제가 일본 입맛대로 풀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 CPTPP 가입저지 시민사회의 움직임
UR, WTO, FTA……CPTPP, IPEF…….
정부는 국제 협상을 하기 전에 적어도 국민들에게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이후의 국민 삶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 필요성과 대응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하지만, 과거나 지금이나 그런 적이 없다. 심지어 가입시 어떤 내용을 제출 했는지 조차 비공개다.
문재인 정부 시절 지난 1월 12일 aT센터에서 정부측 CPTPP설명회가 예정되었다가 농축수산업 단체의 저지행동으로 무산되면서부터 가입저지 공동헹동이 시작되었다. 다음날 경남지역 농어민단체에서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운동본부를 결성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가입명문 용도로 지역별 현장간담회 등 형식적 절차를 진행하여 1월 17일 제주설명회를 시도하다가 무산되고 2월11일 부산, 2월 17일 전남 등지에서 모두 무산되었다.
이런 과정을 뒤로하고 정부측에서는 4월 가입의향서를 제출하고 가입국가와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가입절차에 따라 3월 25일 공청회를 개최하려다 강력한 무산된 바 있다. 4월 4일, 농어민비상대책위원회에서 국회앞 대규모 시위에 이어 4월 13일 전국 농어민 생존권 사수 총궐기 대회가 있었으며 4월 26일 CPTPP저지범국민운동 준비위원회가 시민사회 제 단체 간담회를 시작하고 운동본부 출범을 기획하였다. 그리고 어민들이 먼저 나서서 4월 27일 국회토론회를 갖고 국내수산업의 피해와 어민생존권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범국민운동본부 준비위원회는 추가로 참여단체를 모아 지난달 12일 ‘CPTPP가입저지 범국민운동본부’를 정식 출범하였고 5월 24일 대시민홍보전과 길거리 서명을 시작했다, 향후 국회 토론, 대국민선전전 등 여러일정을 통해 가열찬 반대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 다시, 처음처럼!
학부모로서 급식운동을 시작했던 필자에게는 2005년 9월 9일의 아픈 기억을 지울 수가 없다. 대법원에서 ‘우리농산물사용 학교급식지원조례는 WTO내국민대우협정에 위배되므로 제정무효’ 판결을 내린 사건이었다.
2002년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를 만들고 학교급식법을 개정해보자 하였다가 국회청원이 잘못되어, 국회를 움직이려면 지역구 유권자들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는 취지에서 국회법에 앞서 지방조례를 먼저 만들되 주민발의로 시작하자며 2003년 전국 활동가들이 모여 ‘학교급식법 개정과 조례제정운동본부’를 만들었었다. 당시 운동이 들풀처럼 번져나가면서 전남에서부터 주민발의조례가 제정되기 시작했고 불과 1년만에 전국 67% 지역에서 주민발의 조례가 속속 제정되었다. 서울에서만 21만명이 서명했고 제주포함 전국을 다 합치면 약 80만명이 서명하여 주민발의 조례가 만들어졌으며 이어 급식법도 개정되고 현재는 친환경무상급식으로 일반화되어있음을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이같은 시민사회 움직임에 위기의식이 발동했는지 정부가 나서서 주민발의 조례가 WTO협정위반이라면서 전북에이어 경남,서울,경기,충북 조례를 줄줄이 대법원에 제소하였고 그 첫 판결이 2005년 9월에 있었던 것이다. 당시 정부의 논리는 ‘내국민대우원칙’이 중점사안이었는데,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은 적어도 세금으로 운영되는 학교급식에서 만큼은 안전한 우리농산물, 그것도 친환경으로 공급하도록 하자는데 의견을 모았고 정부논리를 반박할 우리만의 논리를 만들어내게 되었다. 결국 친환경농산물은 ‘같은 품목(=同種)에 적용되는 내국민대우원칙과는 배치되는 특별한 품목(=異種)’으로서, 학교급식에서는 교육목적에 따른 친환경 우리농산물을 사용해야함을 일침하고 대법원이 잘못됐음을 지속적으로 알려냈다.
급기야 외통부가 공문으로 WTO양허안으로 학교급식에 우리농산물사용허가를 받겠다며 2006년 2월1일 WTO문서제출내용을 첨부해 보내왔다. 그 뒤 2007년 한미FTA 정부조달협정 부속서에 학교급식에는 자국산 농산물사용을 명시하기까지 했었다. 적어도 학교급식에 사용될 우리 농산물 생산기반은 지켜낼 수 있었고 친환경 전환으로까지 이어지는 농업발전을 기대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GMO반대와 일본 후쿠시마 수산물유통저지 운동으로 아이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올 수 있었다.
하지만, CPTPP가입 조건들을 보면 모든 농수산물에 대한 수입개방과 함께 내국민대우원칙에 따른 국내산표기가 전제돼 있으며 검역완화와 동등성원리로써 후쿠시마농축수산물이 안전하다면 그런줄 알고 먹어야 한다. 국내 농수산업에 100% 피해를 감수하면서 농어민 생존권, 식량주권은 물론이고 국민건강권을 심히 훼손하면서 까지 CPTPP를 가입해야하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식량 수입 1위라는 국가적 현실문제를 해소하고 식량안보와 자급률 확보를 위한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심지어 지구촌 최대 FTA국가임을 자랑하며 국민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어업의 기반을 흔들고 있으면서 이제는 일본이 주도하는 완전개방원칙의 CPTPP로 온전히 식민화될 국가적 위기를 결코 좌시할 수 없다. 우리 학부모들의 지난 20년의 노력이 한순간 물거품으로 사라질 수 있다. 세월호와는 비교될 수 없는 수준의 CPTPP의 본질을 알게 된 이상 우리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이름으로 최전선에서 힘껏 싸울 것이다.
적어도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의 건강한 아이들을 위해서 다시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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