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137호 12-5 달걀 두 알의 서글픈 파문

구자숙 l 사드반대김천대책위 기록팀장

12월 16일

64차 사드기지 육상통행로 저지 투쟁

지난 화요일같이 모진 추위일까 싶었는데, 다행히 추위가 조금 누그러졌다. 대신 하늘이 다른 날보다 더 캄캄해서 비가 올려나 걱정스러웠다.

JTBC가 왔다고 한다. 고등학생이 던진 달걀 두 알의 서글픈 반향이었다. 박석민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자문위원은 일요일날 김천에 이재명이 방문했을 때 김천대책위에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가로막는, 파괴하는 사드 절대 안 된다고 하는 피케팅을 바로 앞에서 했던 이야기를 했다.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 뽑아달라고 얘기하는데 뭘 제대로 하겠다는 내용은 없었다고, “대구 경북이 뒤비져야(뒤집어져야) 나라가 제대로 선다. 김천이 앞장서 달라”고 하는데 김천의 가장 핵심적인 현안은 사드 배치 이후인 2019년에서 2년 동안 바로 사드 배치된 마을 아래 노곡리에 암 환자가 9명 발생해서 다섯 분이 돌아가셨고 네 분은 투병 중인 것이다. 죽음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으로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고 있는데도 이런 현안에 대해서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아 화가 났다고 했다.

그다음 날 성주의 모 농원에서 참외 심기 행사를 하다가 19살 고등학생한테 계란 투척을 당했는데 많이 부끄러웠다고 한다. 면회를 가니 “소성리 할머니들께 그리고 많은 분들께 걱정을 끼치게 해서 죄송하다”고 하는 얘기를 듣고 오히려 더 부끄러웠단다. 그 학생이 “민주당이 사드 빼기로 약속하고, 이재명이 사드 빼기로 약속하고 왜 안 지키냐?” 화가 났다고, 또 하나 자기가 “중학교 1학년 때 사드 배치한다고 성주에 모였던 사드 반드시 빼야 된다고 외쳤던 사람들이 이제는 이재명 편에 서서 호위하고 수행하는 꼴을 보니까 용서가 안 되더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그다음 날 석방은 됐지만 경찰이 기소 송치 의견으로 석방을 시켜 어떻게 될지 알 수는 없다.

“사드가 빠져야만 평화가 오는 거고 그 평화를 통해서 새로운 우리들의 미래를 세울 수 있기 때문에 지난 1년 동안 그 어떤 압박에도 어떤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이 자리를 지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한성민 군이 계란 던지고 나니까 올해 오늘로 64번째 사드 불법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이 현장에 언론이 처음 왔어요. 한 번도 관심을 안 갔다가 대선후보 계란 맞으니까… 계란 계속 던져야겠는데요.(맞아요) 오래간만에 언론이 왜 우리가 싸우는지 그리고 이 싸움이 우리들의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지 제대로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반도 평화 파괴하는 불법사드 당장 빼라!

한반도 통일을 가로막는 주한미군 썩 나가라!

아직 캄캄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다들 자리에 앉았다. 앉자마자 경찰이 바로 방송을 시작했다. 그리고 발언 도중에도 몇 분 간격으로 계속 방송했다. 언론을 의식해서인지 종래 방송하지 않던 집회 허가(?)시간이 몇 시부터 몇 시라고 친절하게 방송했다. 그래서 어쩌라고? 한 달에 한 번씩 집행부는 집회 신고를 낸다. 그러면 작전 있기 하루 전 저녁 8시에 불허 통지를 해서 법에 가처분 신청을 할 기회마저 박탈하는 건 당신들이다. 지난번에 우리는 옆으로 바짝 당겨 앉아 차가 지나갈 수 있는지 실험까지 해보고 지나가라고 제의했는데도 당신들은 우리를 기어코 들어내겠다고 한다.

지난 화요일부터 순서를 바꾸어서 원불교 평화기도회부터 먼저 한다. 오늘 여러분들이 달려왔다. 민주노총 안산지부 통일위원장과 대구지부 통일위원장 인사가 있었다. 안산지부는 통일위원회 번개모임을 소성리에서 하자고 해서 어제 밤에 왔다고 한다. 대구지부 통일위원장은 “5년 전에 대통령 하나 바꾸려고 촛불을 들었나? 나라를 바꾸기 위해서 촛불을 들었다.

‘이게 나라냐’라는 그 함성에 분명히 평화를 위협하고 주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불법적인 사드 기지 철거가 중요한 내용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고 연대투쟁을 약속해서 “고맙소~” 인사를 들었다.

이종희 사드철회 성주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어제 제 새끼 5000명 생명을 불어넣었습니다. 참외 5000포기 옮겼습니다. 많이 해야지 소성리 투쟁 기금도 내고 할 거 아닙니까?”하고 얘기를 시작했다. “5년 전 2500만이라는 우리 국민들이 거리에 나가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읍소하고 외쳤다. 분명히 사드는 청산되어야 할 4대 적폐 중에 하나였다. 5년이 지난 지금 남은 것은 뭔가? 최재형 윤석열이라는 두 야권 후보를 만들어낸 것 말고 문재인 대통령은 한 게 없다.”고 비판했다.

“당시에 이재명 후보와 문재인은 사드를 앞 다퉈 철거하겠다고 명세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 사드 임시배치하는 데 4개월 걸렸어요. 4월 달까지만 해도 ‘차기 정부로 넘겨라’ 전략적 모호성을 얘기하다가 8월에 사드 임시배치를 발표합니다. 이재명 지금 대선 후보는 5년 전에 ‘민족의 명운을 걸고 사드 배치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 이래 얘기를 했습니다. 18놈 지금 뭐 캅니까 배치 전에는 그랬고 배치되고 나서 하는 건 실익이 없고 벽창호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사드가 졸지에 대한민국에 착한 미국의 전략무기가 돼 버렸습니다. 말이 됩니까? 대통령도 되기 전에 표생충- 들어보셨습니까? 기생충이 아니고 표를 먹고 사는 생충, 표생충이 돼버렸어. 사드가 착한 사드를 넘어서서 우리나라에 필요한 무기라고 얘기하는 이 작태가 정말 저는 한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가가 하지 못하고 국가가 방기하면 이재명이 ‘국민이 나서야 된다’ 그리 얘기했습니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할 것은 정당하게 주인된 도리를 다하는 우리 주민들에게 우리 연대자들에게 소환장을 발부하고 검찰에 기소를 할 게 아니고 팬데믹 엄동설한 이 차디찬 바닥에서 절규하는 우리 주민들에게 위로 말 하지 못할지라도 더 이상 소환장을 보내서는 안 됩니다. 경찰이라고 하는 무지막지한 권력을 내세워 우리 집회 결사의 자유를 막아서는 안 됩니다. 4.19가 생각이 났습니다. 달걀 2개 맞았다고(마이크 잘 안 됨) 실제 왜 달걀을 맞았느냐에 대해서는 언론이 침묵합니다. 오늘 마침 JTBC가 오셨습니다. 아까 잠시 나무랐습니다. ‘그동안 뭐했나?’ 늦게나마 왔으니 우리 이 민초들의 살아 있는 이 소리, 아프니까 절규하는 이 모습, 국가가 해주지 않으니 주인인 우리가 나서는 이 장면들을 생생하게 담아 소성리에 함께하지 못하는 우리 대한민국의 많은 자주와 평화를 사랑하는 동지들에게 널리 알려야 됩니다. 이 대선 위정자들이 하루속히 사드 철회하겠다는 공약을 내놓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는 단순하게 우리에게 땅을 달라고 국가에게 요구를 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국가에게 도로를 놔달라고 요구를 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 주민들이 살고 있는 일상을 그대로 놔둬라 라고 요구합니다. 비굴하게 미국을 건드려서 외교 분쟁이라도 일어날까 봐 자기 기득권이 떨어질까 봐 180도 국회의원 의석수를 가지고도 그들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이 민주당 집권 여당, 이 여당뿐만 아니고 못된 미국에 굴종적인 이 모든 대한민국의 세력들을 이 땅에서 몰아내고 우리가 주인인 소성리에 참된 일꾼을 마침내 우리 대한민국의 평화와 자비의 씨앗 이 소성리가 새록새록 세운다는 키우고 있다는 그런 자긍심 하나로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함께 하셨습니다. 사드는 마침내 빠지고야 만다, 사드는 시간이 문제지 언젠가는 빠진다는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때 사드배치에 침묵하거나 사드 배치를 용인했던 국가 권력자들 언젠가는 국민의 이름으로 심판합시다.”

한반도 어디에도 사드배치 안된다!

지금당장 사드 빼라! 기지 공사 중단하라!

더 이상 못살겠다! 기지공사 중단하라!

강형구 예수살기 장로가 개신교 기도회를 시작했다. 성경을 읽을 무렵 경찰이 움직였다. 뒤를 돌아보니 요 근래 와서 잘 보지 못했던 많은 경찰이 어디선가 내려오고 있었다. 강장로가 경찰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외쳤지만, 그 얘기는 경찰이 사람들을 들어내는 바람에 잘 들리지 않았다. 64번이나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고 있다고 했던 것 같다. 언론이 있어서 조금 조심하기는 했으나 결국 폭력적이 될 수밖에 없는 경찰 진압작전!

그리고 오늘도 역시 공사차량들은 들어갔다. 차문을 내리고 힐끗 내다보는 그 시선은 이런 상황에 적응된 모습일까? 되도록 들어내지는 않는 모습을 보이려 질질 끌고 나가니 그 또한 폭력이 아니겠나? 결국 미경님이 앞으로 끌려나와 여경들이 그냥 팽개치고 가버리는 바람에 앞으로 쓰러져 한동안 정신 차리지 못해 앰뷸런스에 실려 가야 했다.

어느 정도 차가 들어가고 난 뒤 정리집회에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왔다. 민주노총 안산지부와 대구지부, 구미지부인 아사히 글라스 노조원들, 진보당, 평통사, 사드반대 대구경북 대책위… 아침은 평화여성모임이 준비한다고 했다. 그렇게 안에서 밖에서 우리는 우리 할 일을 한다. 또 끌려나오더라도 우리는 끝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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