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사회적 합의주의 복귀를 중단하고 투쟁을 조직하라!

민주노총이 27년 만에 사회적 대화 복귀를 논의하고 있다. 기존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는 참여하지 않되 인공지능·자동화와 산업전환 문제를 다룰 새로운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현장실천 사회변혁 노동자전선은 경사노위 해체를 요구하며, 민주노총이 명칭과 형식을 불문하고 어떠한 사회적 합의기구에도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

사회적 합의주의는 노동자를 통제하는 제도이다

사회적 합의주의는 노동과 자본의 자발적인 협력으로 만들어진 중립적인 제도가 아니다. 그것은 자본주의의 경제위기와 계급갈등을 관리하고 노동조합을 제도 안으로 포섭해 노동자의 독자적인 투쟁을 통제하기 위해 발전해 왔다.

노동과 자본의 이해관계는 근본적으로 대립한다. 자본은 이윤을 확대하기 위해 임금과 고용비용을 줄이고 노동시간과 노동강도를 늘리려 한다. 노동자는 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고용안정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한다. 이러한 계급적 대립은 협의체의 명칭이나 운영 방식을 바꾼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국가는 노동과 자본 사이에서 중립적인 조정자가 아니다. 국가는 자본주의 생산관계를 유지하고 자본축적의 조건을 보장하는 권력기구이다. 따라서 정권이 주도하는 사회적 합의기구는 노동과 자본의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질서 안에서 관리한다.

사회적 합의기구는 노동조합의 요구를 자본주의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로 제한하고 정권과 자본의 정책에 대한 노동자의 저항을 약화한다. 그 과정에서 노동조합은 투쟁을 조직하는 계급적 조직이 아니라 정권 정책의 협의자이자 집행 책임을 분담하는 기구로 변질될 수 있다.

1998년 노사정위원회의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민주노총은 1998년 제1기 노사정위원회 참여의 뼈아픈 경험을 되새겨야 한다. 당시 김대중 정권과 자본은 외환위기 극복과 고통 분담을 내세워 민주노총을 노사정위원회에 참여시켰다.

그러나 합의의 결과는 정리해고제와 노동자파견제의 시행, 노동시장 유연화와 비정규직 확대였다. 자본의 위기 비용은 노동자에게 전가되었고, 민주노총의 참여는 이러한 정책에 사회적 합의라는 외피를 씌우는 데 이용되었다.

1998년의 실패는 노동계의 준비가 부족했거나 합의 절차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다. 생산수단과 투자 결정권을 가진 자본, 국가권력을 장악한 정권, 노동력을 판매해야 하는 노동자가 대등하게 합의할 수 없다는 사회적 합의주의의 구조적 성격에서 비롯된 것이다.

민주노총은 당시 정권과 자본에 이용당한 경험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실패를 되돌아보아야 할 이유는 더 나은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주의와 단절하기 위해서이다.

새로운 협의체도 또 하나의 사회적 합의기구이다

민주노총은 기존 경사노위가 아니라 새로운 사회적 교섭 기구를 만들고 충분한 숙의와 합의제 의사결정을 보장하겠다고 주장한다. 산업별 노동조합을 참여시켜 사용자 측을 교섭의 장으로 끌어내고 산별교섭과 초기업교섭의 기반을 만들겠다고도 한다.

그러나 기구의 명칭과 참여 방식을 바꾼다고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정권과 자본이 산업정책과 투자·고용 결정권을 장악한 조건에서 이루어지는 노사정 교섭은 결국 자본의 산업전환 전략을 노동자에게 수용시키는 과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경사노위가 아닌 별도의 협의체라는 이유로 사회적 합의주의가 아닌 것은 아니다. 정권과 자본, 노동조합이 함께 국가 산업정책을 협의하고 그 결과에 공동 책임을 지는 구조라면 그것은 명백한 사회적 합의주의이다.

합의제 운영도 해결책이 아니다. 정권과 자본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법률·예산·행정권과 투자·생산·고용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 반면 노동조합은 합의기구에 참여하는 순간 투쟁보다 협의를 우선하라는 압력을 받게 된다. 형식적인 합의제는 실질적인 권력의 불평등을 감추는 장치가 될 수 있다.

AI·산업전환은 사회적 합의가 아니라 노동자의 통제 대상이다

인공지능·자동화와 메가프로젝트 등 산업전환 정책에서 노동자의 목소리가 배제되고 있다는 민주노총의 진단은 타당하다. 그러나 그 해결책은 노사정 사회적 합의기구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정권과 자본은 인공지능과 자동화를 생산성 향상과 기업이윤 확대의 수단으로 추진하고 있다. 노동조합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 기술 도입에 합의한다면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 노동강도 강화까지 노동계가 승인한 것으로 이용될 수 있다.

민주노총은 기술 도입 과정에 참여하는 수준을 넘어 노동자의 직접적인 통제권을 요구해야 한다. 노동조합의 사전 동의권, 구조조정과 해고 금지, 실질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 신규채용 확대, 기술 발전 성과의 사회적 환수를 요구하고 이를 관철할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산별교섭은 노사정 협의체가 아니라 투쟁으로 쟁취해야 한다

산별교섭과 초기업교섭 역시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민주노총이 독자적인 전략과 전술을 수립하고 산별·지역별 공동투쟁을 조직하여 사용자단체를 직접교섭의 장으로 끌어내야 한다.

사용자가 기업별 교섭 뒤에 숨지 못하도록 사용자단체의 교섭 의무화를 요구하고 이를 현장의 조직력과 총파업 투쟁으로 강제해야 한다. 산별교섭은 정권이 주선하는 노사정 협의가 아니라 노동자와 자본 사이의 직접적인 교섭이어야 한다.

교섭은 투쟁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된 노동자의 힘과 투쟁을 바탕으로 자본과 정권에 요구를 관철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민주노총은 사회적 교섭이 아니라 투쟁을 조직하라

민주노총이 가야 할 길은 정권의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자본과 정권으로부터 독립된 노동자계급의 요구를 수립하고 이를 실현할 현장투쟁과 총파업을 조직하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새로운 사회적 교섭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현장 토론과 직접적인 의사결정을 보장해야 한다. 일부 지도부의 판단으로 사회적 합의기구 참여를 결정하거나 이를 기정사실로 해서는 안 된다.

좋은 사회적 합의주의란 없다. 경사노위든 새로운 노사정 협의체든 사회적 합의기구는 계급갈등을 관리하고 노동조합을 제도화하며 정권과 자본의 정책을 관철하는 노동자 통제기구이다.

민주노총은 1998년의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사회적 합의주의와 단절하고 독자적인 전략과 전술을 수립해야 한다. 현장의 조직력을 강화하고 투쟁을 조직하여 대정권·대자본 직접교섭을 이끌어내야 한다.

경사노위를 즉각 해체하라!

민주노총의 모든 사회적 합의기구 참여를 반대한다!

새로운 사회적 교섭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AI·자동화와 산업전환에 대한 노동자의 직접 통제권을 보장하라!

구조조정과 해고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쟁취하자!

산별교섭과 초기업교섭을 현장투쟁으로 쟁취하자!

독자적인 전략과 전술로 대정권·대자본 직접교섭을 조직하자!

사회적 합의가 아니라 현장 조직화와 계급적 투쟁으로 맞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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