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167호 7-6 군사동맹에 버금가는 수준의 조·러 정상회담 결과― 국제질서의 변화를 외면한 윤석열 외교의 후과

※ 이 기사는 노동자신문 1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건수 ㅣ 노동당

6월 19일 조·러 정상회담의 결과 양국 관계가 상호 군사원조 등 동맹에 버금가는 수준까지 격상되었다.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을 체결하는 것과 더불어서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한다는 내용까지 합의한 것이다.

북(조선)과 옛 소련은 1961년 7월 자동 군사개입 조항이 담긴 ‘조소 우호조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90년 한국이 옛 소련과 수교하며 96년에 이 조약은 폐기되었고, 북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인 지난 2000년 2월 ‘친선과 선린 협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 상호 군사지원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한다는 내용까지 합의되면서 1961년의 동맹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양국 관계가 크게 격상된 것이다.

이번 조·러 정상회담에서 조선은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 수십 년에 걸친 미국의 집요한 봉쇄를 러시아의 도움으로 돌파할 수 있게 되었고, BRICS 등과 협력함으로써 경제발전을 이룰 기회를 잡았다. 지금 남북관계는 919 군사합의 파기, 오물풍선에 뒤이은 대북 확성기 재개 등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안보지형이 악화할 대로 악화된 조건이다. 한반도 안보지형이 더욱 위태롭게 된 것이다.

이 모든 게, 윤석열 정부 외교 실패의 후과다. 지금 세계 정세는 미국의 일극패권이 무너지고 BRICS가 부상하는 등 다극화로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실효성 없고, 철 지난 한미동맹에 취해서 미국의 행동대장을 자처해 왔다. 국제외교 무대에서 미 제국주의의 일방적 표현인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함부로 외치며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드는 외교행보를 이어온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러시아는 한국을 ‘비우호국 중 가장 우호적인 나라’로 규정하고 세심하게 관리해 왔으며, 윤석열 정부의 무모하고 어리석은 외교 실수에도 불구하고 참을성 있게 한국을 대해왔다.

한국은 지난해에 미국을 우회해서 우크라이나에 포탄 10만 발을 수출한 바 있다. 교전국에 대한 군사 지원은, 곧 상대국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러시아 외무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떠한 무기 제공도 반러시아 적대행위로 간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2022년 10월에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면 “양국관계를 붕괴시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이러한 경고를 알아먹지를 못했다. 오히려 윤석열 정부는 미국의 불법도청 문서에서 폭로된 바와 같이 50만 발의 포탄을 미국으로 우크라이나에 간접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결국, 러시아는 자기 말대로 한국 대신 북한과 관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중이다. 푸틴과 김정은이 손을 맞잡은 장면은, 윤석열 외교의 총체적 실패를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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