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167호 7-1 정세가 변혁역량을 추동하고 있다

강은수 ㅣ 편집위원

미-일 제국주의의 야수적 침탈이 민족의 분단과 기형적인 한국 자본주의를 낳았다. 이에 기생한 정치, 자본 권력이 오늘까지 지속적으로 노동자, 민중을 착취하고 있다. 이러한 통제, 통치 구조는 체계화 되었고, 이 체계를 무너뜨려야 노동자, 민중의 운명은 개척될 수 있다. 이것이 필자가 가진 기본 관점이다.

한국사회 노동자, 민중에 대한 이중삼중의 예속적 통제, 통치 체계는 법과 제도로 골격을 갖춰 유지한다. 한미간의 각종 군사방위조약, 국가보안법 등은 대표적 사례다. 더불어, 획일적인 반공·반사회주의, 친자본·친제국주의 이데올로기를 다양한 형식과 내용으로 유포한다. 폭압적 행태가 당연히 동반한다. 통치, 통제 체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양심, 사상, 표현, 집회, 결사의 자유는 거기에서 멈추게 된다. 이 체계를 허물기 위해 우리는 싸워왔다.

1991년 이후 운동역량이 지속적으로 약화되었다고 한다. 동의한다. 위 체계를 허물기 위한 투쟁역량은 사상,이론,실천적으로 현저히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 지금 변혁운동과 민중진영은 사상·이론적 거처를 잃은 듯 지금까지 방황하거나, 변혁운동 조직적인 측면에서 구심력 보다는 원심력이 난무한다. 노동운동이 계속적으로 통치, 통제 체계의 틀에 갇히거나, 그에 동조하는 현상들이 발생한다. <현장과 광장> 10호 표제 ‘신좌파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역시도 이러한 현실적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 본다.

현재 세계정세의 핵심은 전쟁이다. 미제국주의와 그 주구들이 벌이고 획책하는 전쟁이다. 소위 <신냉전> 질서는 그들이 만들고자 하는 세계질서다. 제국주의는 <냉전>에서 승리한 경험과 구축된 질서를 그들은 다시 <신냉전>으로 이루고 싶어한다. 그러나 단 하나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제국주의와 반제 역량이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달러와 핵 독점 군사패권을 바탕으로 규합시킨 제국주의 역량은 주구장창 외쳐대는 <자유>로 아무리 포장하여도 질이 떨어진다.

반면, 반제역량 결집의 공통분모는 <자주>다. 이를 바탕으로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다양하게 결집하고 있다. 목적은 반제다. 물론 주도역량이 있다. 삼두마차 북·중·러가 주도한다. 연대하는 국가와 세력들의 자주성을 존중하고 보장한다. 행위의 목표가 반제라는 것을 주도역량의 최고위급들이 공식적으로 표명한다. 핵은 제국주의만의 전유물이 아닌 상황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달러 패권체계를 극복하기 위한 결집이 이뤄지고 있다. 물론, <신냉전> 세계질서 재편과 전쟁을 확장하고자 하는 제국주의 세력들은 반제역량의 주도국가들을 악마화하기 위한 이데올로기 공세를 전방위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것이 전쟁 정세를 바라보는 필자의 기본 관점의 얼개다.

러시아도 제국주의, 중국도 제국주의라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현재 정세를 미제국주의와 중국제국주의간의 패권 다툼으로 규정하는 이들도 있다. 소위 신좌파라 불리는 이들도 이와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는 듯 하다. 필자는 이러한 견해에 동조하지 않는다.

위와 같은 견해는 미제국주의와 그 주구들의 논리에 귀속되는 결과를 낳게 되기 때문이다. 잘되어봤자 양비론이다. 양비론 역시나 아(我)와 타(他)의 싸움에서 타의 역량에 복무하게 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론 같다. 이러한 견해는 이번 <현장과광장>에서 비판적으로 접근한 신좌파의 사상이론적 폐혜와 본질적으로 궤를 같이한다고 생각한다. <현장과광장> 10호 특집란에서 홍승용 소장은 신좌파의 여러 가지 사상이론적, 실천적 폐해 가운데 자본독재의 영속성에 기여하는 측면을 짚었다. 동의한다. 중국, 러시아도 제국주의, 제국주의간의 패권경쟁이라 정세규정을 하는 것은 미제국주의 세계지배질서의 영속성에 기여하게 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분단과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미·일제국주의와 기생세력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을지 새삼 되돌아 보게된다. 한국사회 운동이 변혁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져가는데, 이는 그 결과물이라 본다.

그러나 희망도 본다. 전세계적으로 형성해 나가고 있는 반미, 반제, 자주 역량을 보면 말이다. 그 영향은 우리에게도 미칠 것인 바. 변혁역량내에 많은 논쟁, 토론을 불러 일으킬 것이며, 결국 대중적 실천역량 강화와 확대로 검증해 낼 것이다. 그리고 검증 될 것이다. 더불어, 미·일제국주의 신냉전 질서에 철저히 복무하며 노동자, 민중을 탄압하는 윤석열 독재에 대한 퇴진 정세가 가면 갈수록 불붙게 될 것이다. 이에 복무하고 주도하기 위한 노력과 모든 과정은 변혁역량의 양적, 질적 강화로 귀결되리라 믿는다. 정세가 변혁역량을 추동할 것이며, 분단과 자본주의 체계를 허물기 위한 우리 운동의 전략문제는 다원주의와 신좌파적 논리를 극복하고 현실 전면에 제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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