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159호 11-2 치솟는 미 국채 금리, 위기에 몰리는 일본

  • 이 기사는 노동자신문 1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재길 ㅣ 노동전선 정책 위원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11월 1일 현재 4.9%에 이르고 있다. 미국의 장기국채 금리가 중요한 이유는 미국의 주요경제는 단기금리인 기준금리보다 10년 미 국채 금리에 더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국채 금리는 세계 각국에 영향을 미친다. 물론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의 10년물 국채도 4.3%에 이르고 있다.

미국 국채가 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국채공급이 많기 때문이다. 국채공급이 많아지면 국채가격은 하락하고 국채 금리는 올라가게 된다. 미국의 중장기 국채 순 발행 양은 올해 3분기 2,780억 달러에서 4분기 3,386억 달러로 계획되고 있다. 이는 하반기 단기국채 1조 3,452억 달러는 별도로 한 것이다. 24년도 예산도 6.9조 달러로 예상되어 23년도 5.8조 달러 예산보다 1.1조 달러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내년도 미국의 경기는 올해보다 후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전쟁도 전쟁자금 조달을 위한 예산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세수는 주는데 예산은 늘어난다고 볼 수 있겠다. 결국,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2023년 회계연도에 미국 총부채는 33.17조 달러에 이른다. 이에 따라 이자 지급액도 팬테믹 이전 저금리 시절의 0.3조 달러에서 이제 1.4조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양적 긴축을 하고 있다. 매월 950억 달러어치의 보유 국채와 모기지증권을 상환하여 시중의 달러를 회수하고 있다. 하지만 연준은 이런 양적 긴축의 와중에도 10년물 이상의 장기국채는 매입하고 있다. 시장의 장기국채 수요가 부족하여 양적 긴축 중에도 장기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그러나 연준의 시장개입에도 불구하고 장기국채 금리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보통 전쟁이 일어나면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따라 안전자산의 대표 격인 미국의 장기국채 수요가 늘어나는데 이번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전쟁으로 중동정세가 불안해져도 잠시 금리가 내려갔다가 다시금 치솟고 있다. 이는 그만큼 미국 국채시장에서 장기채 수요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금리 인상이 계속된다면 부동산 시장에 직결되는 모기지금리가 올라간다. 이미 10월 미국 모기지금리는 7.7%에 달한다. 이에 부동산 경기 위축, 특히 상업용 부동산 부실을 급증시킬 우려가 제기된다. 부동산 부실로 부동산 자산의 가격하락은 자산시장 전체로 파급되어 금융권에 파급될 위험이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여러 가지 대책이 나오겠지만 대부분 일시적 효과에 그치고, 그에 따른 부작용만 커질 것이다. 결국, 해결방법은 미국의 경제 규모를 키워, 즉 경제를 성장시켜 GDP 대비 부채 규모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이는 유럽과 중국을 압박하여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지위를 높이는 것이 된다. 이 과정은 쉽지 않고 장기간을 요할 것이다. 결국, 장기간 금리가 고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고금리에 따라 대부분 나라도 금리를 올리고 있고, 시장금리도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이런 흐름에 역행하는 나라가 있다. 일본이다.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11월 1일 현재 0.94%에 머물러 있다. 이는 일본 중앙은행이 일본 10년물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여 금리를 1% 이내에서 잡아놓기 때문이다. 이를 수익률 곡선 통제 정책(YCC)라 한다. 일본의 국가부채는 GDP 대비 263%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엄청난 엔화 자금이 시중에 풀렸다는 말이다. 그런데 일본의 소비자 물가는 3%대의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보인다. 엔화가 대량 발행되었는데도 인플레이션은 높지 않다. 그 이유는 엔화가 엔케리트레이드를 통해 해외로 유출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유가 등으로 인해 2022년 일본의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달러가 빠져나가며 엔저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일본은 엔화를 방어하기 위해 외환보유고에서 미국 국채를 팔아 이에 대응하고 있다. 반면에 일본의 연기금 등은 미국 국채와 일본 국채의 금리 차로 인해 금리가 낮은 일본 국채를 팔고 금리가 높은 미국 국채를 사고 있다. 일본의 국채시장에서도 달러의 수요가 높은 것이다. 물가도 앞으로는 지금과 같은 안정성을 보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외환시장, 국채시장, 그리고 실물시장 모두에서 금리 인상의 압력을 받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큰 변화가 없는 한 일본도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일본의 환율방어나 수익률 곡선 통제 정책(YCC), 마이너스 기준금리 정책은 지속 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일본이 금리를 올리게 되면 세계 경제는 어떤 영향을 받을까?

일본의 10년물 국채의 수익률이 1% 제한을 돌파하여 일본 국채가격이 폭락하게 되면 세계 채권시장이 동반 하락하게 되고 이는 시중 금리를 상승시킬 것이다. 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자산가격은 하락하게 되고, 부동산 시장은 경착륙하게 될 것이다. 일본은 세계 최대 순 채권국이다. 일본의 낮은 금리를 이용해 엔화를 대출받아 이를 달러로 교환하여 세계 각국에 투자한 것이다. 이러한 엔화 자금이 일본의 국채 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일본으로 회귀하게 된다. 그러면 세계 주식, 채권시장은 자금유출로 타격을 받는 것이다. 그 규모는 각국의 GDP 대비 미국은 7.3%, 프랑스는 7.5%, 영국은 4.6%, 호주 8.3%, 네덜란드 9.5%, 캐나다 4.1% 수준이다. 이 정도의 자금이 자산시장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자산시장은 폭락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를 피하는 길은 미국이 경기를 빠르게 위축시켜 미국의 기준금리를 낮추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 피해는 전 세계 노동자에게 전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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