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187호 9-3 이상과 현실

문국진 ㅣ 맑스사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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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계’는 과연 불가능한가? 일찌기 유럽에서는 낭만적 유토피아를 꿈꾸었던 사회주의자들이 있었고, 맑스와 엥겔스는 여기에 과학을 부여하였다.

중국에서는 홍수전의 난과 태평천국 농민항쟁 때에 학대받던 농민들이 유토피아의 꿈을 꾸었다. 홍길동은 율도국의 미래 사회를 실제에 건설코자 하였고, 갑오농민전쟁기 농민군은 집강소라는 코뮨공동체에서 이상국가를 실험하였다.

2
현대화된 자본주의에서 과연 민중들은 어떠한 꿈을 가지며 살고 있을까. 아니면 아예 그 어떤 꿈조차 상실한 채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각종의 종교에서 제시되는 천년왕국의 허상 아래 그나마 시름을 달래며 종교적 이데올로기의 아편에 취해 삶을 유지하고 있는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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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의 긍정적 전망, 비젼으로서 꿈을 갖는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문익환 목사의 <꿈을 비는 마음>이라는 시집이 있었다. 뭇 시인들과 문학가들은 로망으로서 이 꿈을 노래하고 읊었다. 현재적 삶의 고통과 번뇌를 잊게 해주는 최면제로서, 혹은 막연한 미래에의 지향을 미학적으로 그려냄으로써 문학은 시름에 찬 민중들을 달래주었다. 그리고 그 고통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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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맑스주의운동, 따라서 사회주의운동은 공상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확신에 기초한 운동이다. 그것은 이상을 한발한발 현실화, 즉 현실로 전환시켜가고자 하는 주체적이요 실천적인 운동이다.

그것은 과거의 원초적인 민중주의운동이나 종교적 유토피아주의운동과는 달리, 사회현실에 대한 과학적 분석에 기반한, 즉 미래에 대한 필연적 전망을 갖고 전개하는 현실적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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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없이 삶은 공허해지고, 또 현실적인 삶없는 이상은 메마르게 된다.

6
자신이 품은 이상에,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자기확신에 한발한발 다가서자면 필연적으로 전선이 형성된다. 긴장이 형성된다.

이 전투적 긴장 속에서 주체는 성장하게 되고 계급투쟁이 전체적으로 발전되어 간다. 적대적 사회는 조화로운 공동체로 질적으로 전환될수 있으며 또 되어야 한다는 것은 결코 유토피아나 공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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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는 미래의 어떤 상태가 아니라 현실의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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