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117호 <독자투고주장> 민주당에 대한 올바른 이해

이을재 ㅣ전교조 해직 교사

1. 민주당은 자유당, 공화당 반독재 투쟁에 일정 정도 기여하였다.

이승만 12년, 박정희 18년, 전두환, 노태우 12년, 김영삼 5년, 미래통합당의 반세기 독재를 극복하기 위한 반독재 민주화 투쟁까지 민주당은 재야 운동진영과 일정 정도 같이 보조를 취하였다. 심지어 동아일보, 조선일보도 반독재 투쟁 대열에 섰던 적이 있다. 물론 사측은 아니고 기자들만이지만. 지금은 이들 언론사의 기자들도 기레기들뿐이라는 점과 전혀 딴판이다. 1975년 동아투위, 조선투위가 대표적이다.

2. 모든 사물이 그러하듯 민주당 역시 양면적이며 다중적이다.

오랜 반독재 민주화 투쟁에서 민주당의 역할을 부정할 수 없으나, 민주당 역시 호남 지역에서는 토호세력으로 행세해 왔음은 물론 10여 년에 거친 민주당 집권 기간 또 다른 특권 독재와 부패 권력이었음이 확인되었다. 김대중, 노무현 10년을 거치는 동안 민주당은 자유한국당과 권력을 분점하는 기득권 보수정당으로 자리매김되었다.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의 막무가내식 특권 독재와 차이만 날뿐, 본질적으로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을 외면하고 재벌 자본의 이익을 유지·확대하는 보수 정치권력이라는 점에서 지금의 보수야당과 하나도 다르지 않음이 확인되었다.

특히, 집권 기간 민주당은 권력의 유지 또는 집권 기간의 연장을 위해 개혁의 시늉만 할 뿐 오히려 반개혁의 선봉이 되었다. 민주당 정권하에서 비정규직 악법 입법, 교원평가와 성과급 제도 도입, 정리해고 도입 등이 자행되었으며, 노동악법의 독소 조항을 방치했을 뿐만 아니라 더욱 개악하였다. 민주당 정권은 양심과 사상의 자유 등 민주주의를 압살해 온 국가보안법을 그대로 두고, 이에 근거해 부당하게 탄압받고 있는 이석기 전 의원 등 과거 정권의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조차 외면하고 있으며, 현 문재인 정권 역시 과거 독재 정권 하 피해자인 삼성 해고자, 현대기아차 불법파견 해고자, 한국지엠 불법파견 해고자 등의 피맺힌 호소를 외면해 왔다. 심지어 민주당 원내 대표 출신 도로공사 사장은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불법적으로 1년 넘도록 해고시키는 지경이다. 수 십년 이어지고 있는 농민들의 고통은 어떠하며, 망국적인 대학서열 조장 대학 입시, 사교육 광풍은 어떠한가?

3. 우리나라 정치판을 여전히 미래통합당 대 민주당의 권력 투쟁 구도로 분석하는 것은 허구다.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반개혁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과거 반독재 민주화 투쟁의 일시적 역할이 현재의 반개혁을 상쇄할 수 없다. 이승만의 과거 독립운동이 자유당 12년 독재를 상쇄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민주당 내 과거 민주화 인사들의 눈부신 공적도 현재 민주당의 반노동, 반민중적인 작태를 상쇄할 수 없다. 미래통합당의 이재오, 김문수, 심재철 등 과거 민주 투사들의 노동운동, 민중운동의 업적이 현재의 부패, 특권, 수구 미래통합당의 망국적 행태를 상쇄할 수 없는 것과 같다.

4. 민주당에 대한 환상을 타파해야 한다.

민주당이 더 이상 개혁정당이 아니라 자유한국당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보수정당임에도 반세기 이상 지속된 동맹의 경험을 뼈속에 새겨 여전히 민주당을 통한 개혁의 망상을 버리지 못하는 진보진영 적지 않다. 미래통합당의 기득권 독재에 대한 극도의 거부감 때문에 민주당의 본질을 간파하지 못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탓이다. 미래통합당의 재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한다. 그러나, 민주당이 집권해도 재벌 천국 노동자 지옥의 세상이 계속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민주당이 집권하는지 자유한국당이 집권하는지보다 노동자·민중의 생존권과 이익을 대변하는 진보정당의 목소리를 키우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진정한 반개혁 대 개혁세력으로의 정치판 분석이 현실 정치를 올바르게 반영할 수 있다. 오랜 세월 왜곡되어 온 정치판부터 바꾸어야 한다. 개혁세력, 진보정치세력을 확인하고 인정해야 한다.

100% 진보 개혁이 아닐 수도 있다. 최소한 자유한국당, 민주당은 아니어야 한다. 노동당, 민중당, 변혁당, 정의당 등이 시작이 될 수 있다. 그것이 먼저다. 민주당 혹은 민주당 내의 개혁 세력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허구이며, 민주당내 개혁 세력에 대한 비판적 지지를 하더라도 진보정당 그 다음이다. 아니, 지금은 민주당에 대한 미련을 철저하게 버려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봄이 온다.

5. 지금은 노동자·민중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1) 민주당의 반노동, 만민중, 반개혁에 대한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여전히 민주당에 대한 기대와 환상이 운동권 주변에 유령처럼 출몰하지만, 촛불 이후 민주당 정권의 지지부진한 적폐 청산은 물론이거니와. 미래통합당과 함께 노동법 개악을 도모하고 있는 민주당에 대한 노동자, 국민들의 실망은 일시적인 수준을 넘어섰다.
박근혜 정권의 적폐인 블랙리스트 관련자와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자 처벌 지지부진 그리고 전교조 법외노조 방치, 공무원 노조 해고자 복직 요구 외면, 시늉만 내고 있는 최저임금 보장과 노동시간 단축, 불법파견 등 독점재벌(독점자본)의 불법행위 수수방관, 농업 자립 및 농민 생존권 보장 외면 등 민주당 정권의 반노동 친독점재벌 자본 정책이 수두룩하다.

2) 평등세상은 노동자·민중의 힘으로

노동자 주도의 정치세력이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도 민주당은 노동자들이 결국 민주당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민주당에 기대지 않고 독자적인 노동자 정치세력 형성 등, 노동자 정치세력의 선택에 따라 정치 지형이 달라질 수 있을 때 비로소 노동존중을 넘어 평등세상이 실현될 가능성이 열린다. 노동자 정치세력이 독자적인 힘을 가지게 될 때, 미래통합당의 재집권 저지를 과제로 할 수도 있으며, 보수 정치 세력들에 의한 노동 무시 중단도 실현할 수 있고 나아가 모든 이가 평등한 새 세상을 앞당길 수 있다.

3) 이번 총선부터 노동자·민중의 독자적 정치세력 총량을 키워야 한다.

개정된 선거법에 의하면 전국 유권자의 3%의 득표만으로 4명의 비례대표 의원이 당선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지난한 과제인 진보정당 통합은 좀 미루어두더라도, 여러 진보정당에 대한 적극적인 힘 싣기를 할 때 각각 3% 이상 득표가 가능한 진보정당이 늘어날 수 있다. 진보정당 통합이나, 진보정당의 위상에 대한 토론도 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노동자 정당, 진보정당(노동당, 민중당, 변혁당, 정의당)에 대한 지지를 조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총선, 바로 1.5 개월 뒤의 일이다. 바로 지금부터 조직해야 한다. 모든 노동자, 모든 노동단체, 모든 운동진영의 힘을 모아야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전처럼 미래통합당과 민주당의 힘겨루기를 냉소적으로 바라만 보고 있을 때가 아니다. 열과 성을 다하는 만큼 노동자·민중 스스로의 힘으로 노동존중, 나아가 평등 세상을 실현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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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omment

  • 99% 같은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노동자 공무원 교사 농민이 뭉
    쳐서 새로운 노동의가치를 존중하는 진보정당의 활약과 성장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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