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철현
이미 각계각층에서 퇴진투쟁을 내걸었지만, 그동안 정권심판 요구를 내걸고 투쟁해 왔던 민주노총이 공식적으로 퇴진투쟁을 내걸고 본격적으로 정권퇴진 정치투쟁에 돌입한 것은 이 투쟁의 전환점이다.
한국사회에서 노동자 계급이 가진 사회적, 정치적 저력이 여러 가지 정치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에 집중되었다.
박근혜 퇴진 이후 이 투쟁은 정치선전 차원을 넘어 실제 정권을 끌어내리는 투쟁이다.
건설노조는 5월 16일, 17일 양일간 선도적인 총파업 투쟁. 이어 금속노조도 5월 31일 총파업 투쟁 돌입, 민주노총 7월 총파업 돌입. 이제 정권퇴진 투쟁은 민주노총을 위시한 노동자계급이 중심이다.
심판투쟁이 정권의 공세에 저항하는 방어적인 의미와 총선에서의 심판을 염두에 둔 다분히 의회주의적인 투쟁을 염두. 반면 퇴진투쟁은 방어적 투쟁의 성격도 담겨 있고 실제 정권을 권력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사활을 건 정치투쟁이다.
정권퇴진 요구가 윤석열 정권 1년을 맞아 노동자계급과 각계각층 요구로 전면화되었다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 이 정권이 박근혜 정권보다도 더 가혹하게 파시스트적으로 무장하여 노동자 민중을 탄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일 전쟁동맹을 숭배하고 대북 적대시에 이어 대중, 대러, 대이란 적대시로 총체적 파탄에 이르면서 퇴진투쟁을 자초하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윤석열 정권퇴진 투쟁은 박근혜 정권퇴진 투쟁보다 더 격렬하게 진행될 것. 두 차례의 민중총궐기가 있었으나 당시 촛불대중들은 비폭력을 외치고 조직된 깃발에 대해 일정 정도 불신을 보여줬던 것에 반해 지금은 오히려 민주노총과 노동자들의 퇴진투쟁을 더 간절하게 요구하고 염원하고 있다.
윤석열 일당은 박근혜 퇴진에 이어 다시 권력을 잃으려 하지 않을 것이기에 더 완강하고 격렬하게 정권을 사수하기 위해 한층 더한 폭압을 자행할 것. 양회동 열사의 분사 항거 이후에도 여전히 건설노조에 대한 폭압적 탄압을 멈추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권 퇴진은 미제국주의의 반북 반중 반러 ‘가치동맹’ 패배와 올해 어떠한 형태로든 그 양상이 결정될 러-우전에서의 패배 가능성, 미국의 한(조선)반도와 동북아에서의 전쟁기도와 패권전략의 중대한 실패를 의미하기 때문에 더 완강하게 윤석열 정권을 지켜내려 할 것이다.
정권퇴진은 광범위한 통일전선으로 가능하다
정권퇴진 투쟁은 또한 윤석열 파시스트 일당을 끌어내리고 권력을 재편하는 투쟁인데 이 투쟁은 통일전선적 관점에 입각해야 한다. 아군을 최대한 확보하고 적들을 최대한 고립시키며 아군과 적군 사이에서 동요하는 중간층들을 최대한 아군 쪽으로 당기거나 무력화하는 것이 전략전술의 기본이다.
통일전선은 일정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과거 불문하고 지금 우리의 당면한 절박한 정치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윤석열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을 남김없이 이 투쟁에 끌어들이는 것. 이 투쟁의 요구, 내용을 주도하고 이 투쟁이 이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투쟁하는 것. 노동자 민중의 정치의식이 진보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통일전선의 중심을 세워야 하므로 노동자 내부의 단결이 통일전선의 확고한 기초이다, 그리고 다양한 기층 민중들과 손잡고 나아가야 한다.
이 투쟁의 중심은 기층 노동자 민중이 될 것이지만, 민주당도 이 투쟁에 동참할 것. 민주당은 부르주아 체제를 떠받치는 부패하고 반민중적인 양당체제의 일부이고 그 기회주의적 성격의 본질에 따라 투쟁 양상을 저울질하다가 뒤늦게 동참하고 이 투쟁이 기존 정치질서의 근간을 뒤흔들기보다는 그 틀을 지키는 수준에서 진행되도록 유도하고, 문재인이 그렇듯 이 투쟁의 정치적 성과를 독점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정권퇴진 투쟁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세력의 결집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만큼 민주당의 투쟁 동참을 마다할 필요가 없다. 민주당은 국내외 독점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치세력이지만 민주당을 지지하는 세력 중에는 계급적 성격상 중간계급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세력들이 많다. 이들 중에는 통일과 평화, 민주주의를 열망하지만 다른 정치적 대안이 없어서, 민주당이 싫지만, 국민의힘을 막기 위해 민주당을 지지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이들을 광범위하게 정권퇴진 투쟁에 끌어들여야 한다.
정권퇴진 통일전선을 하는데 순수 계급적 입장을 내세우면서 광범위한 통일전선을 계급협조라고 부정하는 흐름. 그런데 민주당에 대해 불신을 갖고 배척하는 것은 그다지 높은 정치의식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이 투쟁이 승리하기 위해 광범위한 반윤석열 통일전선을 구축하고 이 투쟁의 요구와 내용을 주도하고 정권퇴진 투쟁으로 이 사회를 대폭 변화시키고 근본개조하는 계기로 삼는 것은 훨씬 더 고도의, 더 높고 세련된 정치의식 필요. 반윤석열 투쟁에 동참한 대중 중 민주당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민주당의 근본한계와 이 투쟁에 임하는 기회주의적 태도를 보고 민주당 지지를 철회하고 보다 진보적인 정치의식을 가지게 해야 한다.
승리의 길
정권퇴진을 결의한 민주노총은 그 결의 수준에 맞게 결의를 다지고 조직을 하고 체계를 마련해야한다. 민주노총 산하 전 조직을 총파업 투쟁 조직화와 정권퇴진 투쟁체로 전환. 모든 사업장 앞에서 출퇴근 투쟁, 중식집회 등을 통해 퇴진투쟁에 전체 노동자의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 사업장별, 지역별로 정권퇴진 선봉대를 꾸려야 한다. 더불어 한국노총과도 공동으로 투쟁하며 한국노총이 정권퇴진 투쟁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권퇴진을 염원하는 대중들과 거리에서 만나지 않는다면 민주노총의 정권퇴진 투쟁은 고립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지역별 퇴진 거점을 마련하고, 퇴진집회를 개최해야 한다. 가두에서 형식적인 거리행진이 아니라 정권퇴진 전민항쟁을 염두에 두고 위력적인 가두투쟁. 특히 민주노총과 전선조직들은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명분이나 이해관계 따지지 말고 촛불행동이 주최하는 정권퇴진 투쟁을 공동개최해야 한다. 조합원들, 노동자들이 저마다 깃발을 들고 주말 퇴진집회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려야 한다.
진보정당과 단체들은 2024년 총선체제 대비가 우선이 아니라 윤석열 타도 비상체제로 전환하여 이 비상한 시국을 정면 돌파해야 한다.
이 정권퇴진 투쟁이 과거 촛불투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투쟁 주도성 발휘, 진보적 요구의 전면화가 무엇보다 중요. 퇴진투쟁 요구와 구호가 노동시간 연장반대와 대폭단축,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임금삭감 반대 실질 생활임금 쟁취, 노동악법 철폐와 노동법 개정, 파산기업 국유화와 무상체제 확대 등 요구와 함께 청년실업, 빈곤반대, 긴축반대, 조중동 종편 등 극우 언론사 폐지와 언론개혁, 학살역사 진상규명, 미일한 전쟁동맹 와해와 평화협정 및 미군철수, 국가보안법 철폐와 남과 북의 자주적, 평화적 통일 등 우리사회를 변화시키고 근본 개조하는 계기가 되는 요구와 결합하여 용광로처럼 들끓게 해야 한다. 그리하여 정권퇴진이 이러한 민중적 민족적 민주적 요구를 실현시키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2023년은 정치적 격변의 해이다. 윤석열을 타도하지 않으면 우리가 타도 당한다. 반북 적대와 전쟁위기 고조, 중·러와의 충돌과 대립 격화, 경제적 파탄과 복지 파괴와 빈곤과 생존권의 파괴로 노동자 민중의 삶은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정치적 격변의 해에 우리가 승리한다면 이 격변이 이 사회의 근본 변화와 개조의 계기가 될 것이다.
제대로 된 투쟁방침과 전망에 입각한다면, 굴복하지 않고 완강하게 투쟁한다면 이 투쟁은 종국에는 반드시 승리하는 투쟁이다. 윤석열은 고립되어 있고, 윤석열에 반대하는 흐름들은 점점 더 많아지고, 확고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은 노동자 민중의 어떠한 요구와 열망도 충족시킬 수 없다. 윤석열은 검찰권력과 국정원 같은 파쇼권력의 음험한 정보전, 정치책략으로 정권의 위기를 돌파하고 있지만 권력의 도덕적 정당성과 명분이 없다.
세련된 프로파간다로 중간계급들을 장악하는 파시즘과 달리 오직 탄압과 적대만 일삼고 민중의 원성만 사는 파시스트가 오래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윤석열은 여전히 강성하지만 그 강성함은 머지않아 정점을 찍고 내려갈 일만 남았다. 윤석열의 폭압성은 절대적인 권력의 물리력에 기초하고 있고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지만, 노동자 민중의 정권퇴진 투쟁에 따라 완만하게 또는 급격하게 이완, 약화되면서 권력 내부의 분열과 대립이 격화되게 될 것이다.
윤석열과 미국은 멸망해갈 공동운명체이다. 윤석열의 배후에 있는 미국도 여전히 강성하기는 하지만 내리막길을 향해 가고 있고 조중러의 단결과 반미세력, 비동맹 중립세력들이 늘어나며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있기 때문. 우크라이나에서 대리전도 미국의 패배로 돌아갈 공산이 거의 확실시 되고 북핵무력의 완성으로 미본토가 핵무기로 위협당하고 있고 북의 자력갱생의 승리로 경제적 제재가 실패하면서 반북적대와 말살정책도 한계에 달하고 있기 때문.
열사의 염원을 안고 이 영광스럽고 벅찬 투쟁의 승리를 위해 힘차게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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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소제목 ‘승리의 길’ 하단, 진보연합당 건설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문단은 내부 쟁점이 있는 내용이라 필자와 협의 하에 삭제하고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