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선거, 무엇을 할 것인가?

노제혁 l 노동전선 활동가

바야흐로 대통령 선거 시즌이 시작되었다. 자본주의 정치의 이러저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생략하고, 혁명적 사회주의자로서 이번 선거에 참여해야하는가, 선거에서 무엇을 선전선동할 것인가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질문: 자본가계급 선거에 참여해야 하는가?

이번 대선을 맞이하면서 일부에서는 ‘사회주의 후보’를 내세우고 있다. 그들은 ‘사회주의 정치’를 주장하면서 이러저러한 ‘사회주의 정책(!)’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그러한 선거 참여가 자본주의 정치판인 의회로 진출하기 위해 ‘표’를 구걸하기 위한 것이라 비판하면서 대통령 선거에 무관심하며, ‘혁명정당’이 없는 현재의 조건에서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노동자 투쟁에 결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한다.

레닌은 러시아혁명 이후 다른 나라의 사회주의자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의회주의는 ‘역사적으로 폐물이’ 되어 버렸다. 이 말은 선전의 의미에서는 옳다. … 그러나 문제는 우리에게 폐물이 된 것을 계급에게 폐물이 된 것으로, 대중들에게 폐물이 된 것으로 간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

우리 볼세비끼는 가장 반혁명적인 의회들에 참여하였고, 이 참여가 바로 러시아의 제1차 부르조아 혁명(1905년) 이후 혁명적 프롤레타리아트의 당이 제2차 부르조아 혁명(1917년 2월)을, 다음에는 사회주의 혁명(1917년 10월)을 준비하는데 유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필수불가결하였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

그저 의회적 기회주의에 대해 욕설을 퍼부음으로써, 또는 의회들에의 참여를 거부함으로써 자신의 “혁명성”을 보여주는 것은 매우 쉽다. 비판-그것도 가장 날카롭고 가차없으며 비타협적인 비판-은 의회주의나 의회활동에 대해서가 아니라 의회선거와 의회연단을 혁명적 공산주의적 방식으로 활용할 줄 모르는 그런 지도자들에 대해서 가해져야할 것이다.” (레닌, 공산주의에서 좌익 소아병)

자본주의를 대체할 새로운 체제는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인식이 없는 노동자 대중은 여전히 새로운 대통령에 기대고 있고,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 당선되면 ‘노동자를 위한 정치’가 실현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혁명적 사회주의자는 선거 공간에서 ‘노동자 출신’이라고 ‘노동자를 위한’ 정치를 할 수 없음을 폭로해야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을 위한 정치만 가능하지, 결코 노동자를 위한 정치는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선전선동해야한다.

두 번째 질문: 누구를 찍을 것인가? 윤석열? 이재명? 사회주의 후보? 노동자 후보?

선거가 다가오면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 “누구를 찍을 것인가?” 이다. 이러한 질문에 대해 “보수 정치는 한계가 있다. 노동자 후보를 찍어야 한다”라고 하면 일반 노동자들은 “그러다 윤석열이 대통령되면 어떻게 하느냐? 그래도 이재명이 되는게 낫지 않느냐?”라고 반문한다. 그러면 우리는 그 노동자에게 보수정치의 한계와 윤석열, 이재명의 문제점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노동자 후보에게 ‘한 표’를 찍도록 하면 성공(?)한 것인가? 노동자 후보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없지만, 우리의 세력이 얼마나 되는지 보여주기 위해 우리에게 ‘표’를 찍어달라고 호소(!)할 것인가?

우리는 ‘한 표’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 후보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알려야한다. 노동자 후보를 찍어서 노동자 후보의 지지세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지, 아니면 이재명을 찍어서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더 나은 대통령을 뽑는게 좋은지는 그 사람의 판단에 맡기면 된다. 우리의 임무는 자본주의 이후의 새로운 사회가 어떠한 사회인지, 그리고 그 사회는 어떠한 과정을 통해 건설되는지를 알리는 것이다.

세 번째 질문: 무엇을 선전선동할 것인가?

우리는 노동자 후보를 통해 현시기 수많은 문제의 해결은 노동자 투쟁을 통해 가능하며, 더 나아가 촛불혁명을 뛰어넘는 노동자 혁명, 노동자 국가 건설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선전선동해야한다. 그리고 그러한 혁명적 세력을 조직하는 것이 현시기 당면 임무임을 알려야한다.

지금의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이 바로 자본주의 체제 때문이라는 것을 알려야한다. 돈을 가진 사장과 주주가 회사의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고, 오로지 이윤만을 추구하는 자본의 무한 경쟁 시스템 속에서 노동자들이 저임금, 실업으로 고통받고, 산재로 죽어가고 있음을 알려야한다. 또한, 이윤 추구와 자본 축적을 위해 환경까지 파괴하는 자본주의 체체 때문에 환경 문제가 발생하며, 다른 모든 불평등 문제 또한 자본주의 체제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을 알려야한다.

바로 그렇기에 자본의 이윤 추구만을 위해 움직이는 무질서한 자유 시장 경제를 노동자 민중에게 필요한 계획 경제로 전환하는 것, 그리고 그러한 계획 경제 실현을 위해 기간 산업을 비롯한 주요 대기업에 대한 국유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선전선동 해야 한다.

또한, 그러한 과정은 기존 기득권 세력의 강력한 저항이 있을 수밖에 없기에 노동자들의 전면적인 투쟁을 조직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러한 투쟁 속에서 건설되는 노동자 지도부가 국가 권력을 쟁취하여 혁명적인 정책을 실현할 수 있음을 선전선동 해야 한다.

네 번째 질문: 어디에서부터 시작할 것인가?

현시기 이러한 작업은 선진 노동자 조직화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현시기 가장 큰 문제점은 자본주의를 극복하고자 하는 선진 노동자에게 조차 새로운 체제에 대한 전망이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사회주의’를 외치는 사람조차 ‘사회주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다.

‘사회주의 정치’란 이러저러한 정책을 제시하고, “내가 대통령이 되면 그러한 정책을 실현하겠습니다”가 아니다. ‘사회주의 정치’는 조직된 노동자들의 투쟁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며, 현 시기 어떻게 그러한 투쟁을 조직할 것인가가 문제이다.

어쩌면 ‘사회주의 정치’가 지향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선진 노동자라면 알고 있다. 재벌과 기득권 중심의 사회, 코로나로 인한 실업과 생존권의 문제, 산업재해의 문제, 환경 파괴 문제, 그 외 수많은 불평등의 문제…

문제는 대부분이 알고 있는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이며, 노동자 투쟁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이다. ‘사회주의 후보’에게 ‘표’를 찍을 것인가? ‘노동자 후보’에게 ‘표’를 찍을 것인가? 그 또한 그들의 선택에 맡기면 된다.

혁명적 사회주의자의 임무는 ‘사회주의’라는 것이 단지 이러저러한 ‘사회주의 정책’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으로 가능하지 않으며, 실질적으로 그러한 사회주의 정책을 실현할 ‘노동자 투쟁을 조직’하는 것임을 알리고, 조직하는 것이다.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의 실패 속에서 노동자 투쟁의 전망을 보지 못하고 있는 선진노동자들에 대한 토론을 조직하자!

‘사회주의 정책’을 제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투쟁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을 조직하자!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닌 노동자 국가를 어떻게 건설할 것인가에 대해 토론하고, 노동자 국가 건설을 위한 투쟁으로 노동자들을 조직하자!

표를 구걸하지 말라! 혁명적 사회주의자의 임무는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노동자 국가 건설을 제시하고, 그 투쟁을 조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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