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당’과 ‘국힘’당, 뭐가 다르나?

― 김종인의 행보를 통해 본 보수 양당

당이란 모름지기 노선이라는 게 있는 법이다. 김종인의 정치적 행보는 누가 봐도 국힘당과 민주당은 본질에서 같은 당임을 말해준다. 국힘당 윤석렬 대선캠프에서 모셔오고 싶어 안달이 난 김종인 씨를 대략 들여다보자.

김종인, 검색해보니 가관이다. 전두환 쿠데타 직후인 81년에 민정당 소속 국회의원을 연이어 지냈다. 89년 노태우 정권 시절에도 보사부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 등. 그런 그가 김대중 집권기인 2004년에는 새천년민주당 국회의원을 하더니 2011년에는 한나라당 비대위원으로, 다시 2016년에는 더민주당 선대 위원장을 맡아서 문재인 당선에 앞장섰다. 모두가 알다시피 2020년 미래통합당(현, 국힘) 총괄선대위원장을 한 자다. 약간 덧붙여서 윤석렬 캠프의 김한길도 민정당, 민자당, 새천년민주당, 더민주당, 국힘당을 오간 인물이긴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이러한 사례는 보수 양당 정치권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상이다.

그것이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 보수 양당은 자기네들끼리 ‘진보’니 ‘보수’니 하지만 본질에서 같은 당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독점자본의 좌파, 우파로, 혹은 독점자본의 비둘기파, 매파로 부르기도 한다.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역시 마찬가지다. 양 당간에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노동자 인민을 지배하는 방식에 있어서 유연하거나 강경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민주당 정권의 경우, 노동자 계급의 상층을 포섭하는 한편 투쟁하는 노동자에게는 국가폭력을 서슴없이 가한다. 국힘당 정권은 국가폭력을 앞세워 노골적 방식으로 통제하는 특성이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상층을 포섭하고 분할ㆍ통제하여 투쟁을 교란한다. 후자의 경우는 노골적인 방식으로 통제하기 때문에 그 계급적 본질이 쉽게 드러난다. 그러나 두 당은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자 인민들의 투쟁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공조한다는 점이다. 자본의 입장에서 두 당은 자신들의 정치세력이란 점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상관없다.

미 제국주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느 정권이 대통령이 되어도 자신들의 이해에 막힘없이 관철하기 때문이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든, 소성리 사드 배치든, 도심에서 세균무기 실험을 하든 모두 보장해 준다. 불평등한 한미방위조약과 그 하위 협정을 단 한 번도 개정하려 들지 않는다. 방위비 증액 요구에 순순히 응하고 고가의 무기를 ‘국방’의 이름으로 도입한다.

야인으로 있을 때, 반독재 투쟁을 했던, 인권변호사를 했든지 간에 자본이 주도하는 권력의 중심에 들어가는 순간 완전히 돌변한다. 왜 그럴까? 한국 사회는 자본가가 주도하는, 노동자 인민에 대한 착취와 수탈을 근간으로 하는 자본주의 사회다. 그중에서도 내외 독점자본이 주도하는 신식민지 국가독점 자본주의 사회다. 김대중이든, 노무현이든, 문재인이든 내외 독점자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정치시스템의 수장이(었)다. 그들은 독점자본의 경제적 이익을 정치적으로 보장하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뿐이다. 노동자 인민은 몽둥이와 당근으로 분할 통제해야 하는 지배대상일 뿐이다.

한 예로, ‘경제살리기’라는 정책을 들여다보면, 자본의 이윤을 보장하는 정책이 핵심이다. 거기에는 자본에 대한 공황구제와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하여 독점자본의 초과이윤을 국가가 나서서 보장한다. 멀쩡한 4대강을 파해치는 것도, 그럴듯한 이유를 붙여 개발을 앞다투어 추진하는 것도, 무슨 뉴딜이니 하면서 자본의 산업전환 프로젝트에 천문학적인 국가재정으로 지원하는 것도 모두 그런 것이다.

반면에, 노동정책은 모두 자본이 절실하게 요구하는 데로 추진한다. 쉽게 해고하기 위해 정리해고제, 상시 해고제를 추진해왔다. 적은 임금으로 쉽게 해고할 수 있는 불안전ㆍ불안정고용(비정규직)을 확대하기 위해 파견법이니 기간제법이니 하는 것을 제도화했다. 이제는 임금조차 호봉제를 폐기하고 성과연봉제는 물론 직무ㆍ직능급제를 일반화시키려 한다. 건강한 민주노조는 노조파괴 전문가를 앞세워 무력화시키고 몰랑한 어용노조를 육성한다. 이른바 자본의 입장에서 이른바 ‘유연화’ 공세가 그것이다. AI로 표현되는 생산력은 고도로 발전하는데, 노동자 인민의 삶은 해고와 실업, 불안전 고용으로 내몰린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국내외 독점자본의 비둘기파와 매파일 뿐이다! 그 본질은 같다. 다만 ‘더민주당’ 세력은, 노동자ㆍ인민을 기만하는 수완이 국힘당에 비해 높을 뿐이다. 그래서 국내외 독점자본은 국힘당이든 더민주당이든 어느 당 소속이 대통령이 되어도 상관없다. 모두 충실한 자신의 정치부대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노동자 인민은 그들의 정치적ㆍ계급적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 보는 눈이 절실하다. 희망은 그들에게 반푼어치도 없다. 스스로 각성하고 단결하여 노동자 권력, 노동자국가를 확보하지 않는 한 고통에서 헤어날 길은 없다.

문재인이 대통령 후보를 나설 때 어떤 약속을 했던가? 임기가 끝나가는 지금, 노동자 인민의 삶은 조금이라도 나아졌는가? 이재명이 뭔가 해줄 것처럼 기대하지만 개인의 출세를 위해 부나방처럼 날아가는 노동계 인사들의 출세욕을 이용할 뿐, 노동자 인민의 해고와 실업, 불안전 고용으로 내몰리는 험악한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될 것이다. 그들에게서 일말의 기대조차 접어라! 유일한 희망은, 스스로 각성하고 결사하는 길뿐이다. ‘풍요롭고 평등한 세상’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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