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글〉 노동해방, 인간해방을 향한 멈출 수 없는 싸움터에서 우리는 기필코 혁명을 잉태할 것입니다.

조창익 | 편집위원장

<여는 시>로 국제란에 체 게바라의 멈출 수 없는 싸움을, 국내란에 김남주의 풀리지 않는 강을 초대했습니다. ‘죽는 날까지 멈출 수 없는 투쟁!, ‘나에게 다오 혁명적 조직을!’ 두 혁명가의 뜨거운 가슴과 절규를 다시 새기면서 책장을 열어 봅니다.

<정세>에는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박하순 동지의 코로나 공황과 노동자 운동의 대응을 싣습니다. 박 동지는 현 단계 공황을 ’코로나 공황‘으로 명명하였습니다. 일반적인 산업순환에서의 공황과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인한 셧다운 효과가 겹쳐진 결과로 해석하고 코로나 공황이 야기할 정세변화에 주목하고 노동자운동의 대응원칙을 다음과 같이 모색하고 있습니다. 국가와 자본의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과 노동권에 대한 공격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 노동자 민중적 구조개혁을 요구하고 관철시켜야 한다. 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 그리고 생태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광범위한 논의와 그에 따른 실천, 그리고 이 모든 투쟁을 위한 조직적 이데올로기적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이어 손미아 동지 (강원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대유행을 통해 본 자본주의 모순과 대안을 싣습니다. 손 동지는 코로나바이러스-19 대유행을 자본주의 사회의 최후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노동자 계급과 민중들에게 가해지는 대량해고, 실업, 감염 등과 같은 자본주의사회 모순의 폭발을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이 스스로 막아내고 떨쳐내야 할 시기가 온 것을 예고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당장 할 일은 자본주의체제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것보다는 오히려 새롭게 등장하는 사회의 맹아를 발견하고, 기뻐하고 함께 하는 일이라고 주창합니다.

<현장>에는 먼저 송경동 시인의 더 박차를 가해고 경마기수 문중원 열사 영전에를 싣습니다. 가슴 뜨거운 시인의 시편은 불의와 부정 덩어리 한국마사회에 의한 사회적 타살, 문중원 열사의 원통한 죽음에 다시 가슴 쥐어뜯으며 문재인 정권의 야만에 대한 떨리는 분노로 이를 악물게 합니다. 이어 양한웅(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 동지의 문재인 정부 하에서도 계속되는 노동자의 죽음의 행렬에 부쳐를 싣습니다. 양 동지는 거리에서 만난 숱한 투쟁의 현장에서 노동자들의 삶과 죽음을 온 몸으로 증거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IMF 보다도 더 심각하게 노동자 민중들에게 광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이는 현 국면에서 우리가 준비하고 먼저 요구하고 행동할 것으로 결의하고 있습니다. 다음 이종란(반올림 상임활동가) 동지의 강남역 철탑 위에 사람이 있습니다.’를 싣습니다. 24년 피눈물 세월! 작년 6월 10일 이래 김용희 동지의 철탑 생활, 330일이 다 되어갑니다. 김용희, 이재용 님 두 해고노동자에게 무노조 경영 하에서 벌어진 야만적인 삼성의 폭력과 해고에 대해, 가족들이 겪은 불행에 대해 삼성은 사과해야 하고 명예회복 조치를 해야 합니다. 다음은 조창익(전 전교조 위원장) 동지의 시, 독백을 싣습니다. 작년 하반기 법외노조 직권취소! 해고자 원직복직! 온전한 노동3권 쟁취! 노동법 개악중단!을 외치며 돌입한 서울노동청 농성 투쟁 엿새 째 나온 시편입니다. 문재인 정권은 법외노조 문제를 방치함으로서 민주노조 전교조에 대한 정치적 탄압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교육개혁을 포기하지 않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다음에 고희림 시인의 돈으로 사람을 때리지 말라를 싣습니다. 네팔에서 온 테즈 바하두르 구룽 씨와 처빌 랄 차우다리씨 영전에 바침이라는 긴 부제가 달린 시편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이주노동자 구룽 씨는 네팔 중서부 시앙자의 가난한 5형제 집안의 착한 둘째 아들, 차우다리 씨는 네팔 서쪽 카일릴리 출신.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 땅을 밟았으나 안전장비는 커녕 마스크도 없이 독성물질 가득한 집수조에 들어가 똥물을 퍼내다가 빠진 구룽 형을 구하겠다고 아래로 뛰어든 차우다리 씨도 함께 목숨을 잃었습니다. 고 시인의 시편은 국제 분업 질서의 맨 끄트머리에서 희생당하고 있는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의 삶과 죽음 앞에 바치는 우리 모두의 참회록이자 노동 해방 결의문입니다. 다음은 진진수(환경활동가) 동지의 환경파괴의 참상, 영풍석포제련소 탐방을 다녀와서를 싣습니다. 영풍문고로 잘 알려진 영풍그룹의 주력기업인 석포제련소. 영남의 식수원인 낙동강의 뿌리 봉화 계곡에 공해 배출 덩어리를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영풍이 오염시킨 낙동강과 주변 지역은 원상복구돼어야하며 영풍은 사죄 및 배상을 책임지고 즉시 떠나야 합니다.

다음은 <특집>란입니다. ‘사회주의’를 주제로 잡아 몇 편의 글을 묶어 싣기로 하였습니다. 먼저 홍승용(현대사상연구소) 소장의 글, 오늘의 사회주의를 싣습니다. 홍승용 동지는 우리는 오늘의 엄청난 생산력으로 지옥을 만들어낼 자본독재에 무기력하게 끌려 다니고 있을 것인지, 자본독재를 넘어서 누구나 생존의 위협을 받지 않고 인류의 유산을 공유할 수 있는 사회, 풍요로운 평등사회를 건설하는 길로 나아갈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와 있다고 진단합니다. 더불어 한 세기 전 룩셈부르크가 던진 ‘사회주의냐 야만이냐’라는 물음이 다시 절실해졌고, 자본주의 자체가 사회주의 운동의 필요성을 일깨우고 있으며, 사회주의는 부활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다음으로 백철현(전국노동자정치협회 편집위원장) 동지의 글, 무정부주의의 정치적 본질과 이 본질로부터 나오는 반혁명적 특성들을 싣습니다. 백 동지는 현대의 무정부주의자들은 보통 바쿠닌의 대를 잇기 보다는 프루동, 크로포트킨 같은 자치주의자들의 대를 잇는데, 이들의 경우에는 기존 국가 권력을 타도하는 것을 부정하고 기존 생산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속에서 자치와 부조를 강조한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어느 모로 보나 무정부주의는 혁명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다음은 송필경(범어송치과 원장) 동지의 글, 쿠바와 체 게바라를 싣습니다. 혁명을 거친 쿠바 사회주의의 기틀인 무상 교육과 무상 의료, 체 게바라와 우리 전태일 그리고 혁명의 미래를 흥미롭게 조망합니다. 호세 마르티, 호찌민 등 혁명가들의 발자취를 더듬는 행간에서 혁명과 운동의 교훈을 담게 됩니다. 2009년 혁명 50주년 당시 방문했던 필자로서도 체가 남긴 혁명 표어, 쿠바의 거리와 건물 곳곳에 박힌 ‘영원한 승리의 그 날까지(Hasta la Victoria Siempre!)’ 구호가 눈앞에 선합니다. 다음은 이범주(한의사) 동지의 글, 세상은 모순, 인생은 회색, 사회주의도 회색을 싣습니다. 세상에 순일한 건 없으니 서로 상반되는 요소들이 엉기고 섞이며 갈등하되, 무언가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을 유지하고 바람직한 가치를 지향하면서 살다 가는게 인생이라고 갈파합니다. 다음에는 이현숙(자유기고가) 동지의 39쪽에 달하는 도톰한 보고서, 마르크스주의와 수정주의(사회주의의 전제와 사민당의 과제서평)’을 올립니다. 이현숙 동지께서는 에두아르트 베른슈타인의 책의 내용 중에서, 한국사회에서 실천적으로 유의미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다루었고, 이후에 철학, 가치론, 공황론 등 변혁 이론과 관련된 내용을 다음 기회에 다루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계십니다.

<주장>에는 세 편의 글을 실었습니다. 하나는 김태균(노동전선 집행위원장) 동지의 공황기 대우조선 노동자들의 투쟁 방향, 양준호(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동지의 역사적 사건들과 인물들은 두 번 나타난다.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희극으로’, 그리고 이성우(전교조 교사) 동지의 포스트모던적 사고 비판을 올립니다.

<쟁점>에는 문영찬(노동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장) 동지의 자본주의와 노동법을 실었습니다. 문영찬 동지는 글에서 ‘노동법 개악 반대 투쟁은 더 이상 국회 일정을 따라가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노동조합과 노동운동의 숨통을 죄여오는 자본가 계급에게 노동자 계급의 대중 투쟁에 기초하는 투쟁으로, 계급적 단결에 입각한 투쟁으로 전선을 치면서, 계급적 이익의 방어에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정세의 변화에 따른 공세의 준비를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론>에는 김성구(한신대학교 명예교수) 동지의 국가독점 자본주의()’과 천연옥(노동전선 회원) 동지의 노동운동과 페미니즘 두 편의 글을 실었습니다. 꼼꼼하고 차분한 일독을 권합니다.

<과학>에는 신명호(과학기술평가예측센터 소장) 동지의 글, 과학과 기술의 정치화를 위한 이론적 주제들을 실었습니다. 동지의 글은 방대한 논문으로 과학과 기술의 정치화를 위해 검토해야 할 15가지 이론적 주제를 기술하고 설명하였습니다. 2차로 나누어 이번에는 1차분을 싣기로 하였습니다.

<영화로 세상 보기>에는 이영주(전교조 해고자) 동지의 글, 주어진 가족과 선택한 가족영화 <이장><어느 가족>을 중심으로-’을 올렸습니다. 이영주 동지는 말미에 ‘우리가 꿈꾸는 평등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회의 기본 단위인 가족부터 바꾸자. 가족에 새로운 희망을 담자. 그러기 위해 오늘은 세기말적 가부장제에 확실한 작별을 고하자’고 설파합니다.

<독자 후기>에는 권혁이(전교조 조합원) 동지의 글, 스스로 희망이 되어 봄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을 위하여’, 김성심(맑은장애인자립생활센터 부소장) 동지의 글, 노동자의 표현과 수용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현장과 광장으로 발전하기를, 그리고 김종희(사드반대김천시민대책위 기획팀장) 동지의 글, 사드반대 투쟁 현장에서 현장과 광장창간호를 탐구함을 올립니다. 진지한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주신 세 분의 동지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창간호에 이어 표지그림(Peace Road, 2019)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신 홍성국 (화가, 전교조 해직교사) 동지께 감사드립니다. 지금도 왕성한 작품 활동에 매진하시는 모습에 경의를 표합니다. 아울러 창간호에 이어 표지 디자인을 도맡아 수고해주신 이규환 동지의 수고로움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공무원노조 해고노동자 임복균 동지가 암 투병 중이신데 병상에서도 ‘사람과 길’이라는 이름의 에세이집을 출간하는 의지를 불사르고 계십니다. 임복균 동지의 쾌유를 빌며, ‘사람과 길’ 출판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또한 우리는 재벌특혜, 밀실야합으로 얼룩진 대우조선 매각 저지를 위해 투쟁에 온 힘을 집중해왔던 조합원 동지들의 투혼에 감사드리고 궁극의 승리를 향한 투쟁의 장도에 함께 하겠다는 뜻으로 본서 뒤 표지 그림 게재를 통하여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투쟁과의 연대의지를 표하는 바입니다.

오늘 5월 1일, 메이데이! 노동절입니다.

『현장과 광장』은 앞으로도 자본과의 멈출 수 없는 싸움터에서 노동자 민중의 눈물을 길어 올려 노동 해방, 인간 해방의 장강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2020. 05. 01.

노동전선

현장실천, 사회변혁 노동자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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