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비정규직, 최저임금, 직무급제, 용역, 불법파견, 여성, 장애인, 없어질 일자리 문제가 중첩된 톨게이트 투쟁은 비정규직 철폐투쟁의 최전선이다.

도명화 | 민주일반연맹 부위원장

IMF경제침탈로 시작된 비정규직 외주용역화가 톨게이트 투쟁의 시작이었다. 2008년 한국도로공사 정규직노조와 도로공사의 ‘공공기관 선진화조치 합의’후 마지막으로 서울요금소와 같이 주요한 관문영업소 10개와 안전순찰업무를 외주화시키며 구조조정이나 명예퇴직한 도로공사 직원들을 외주업체 사장에 앉혔다.

2013년 요금수납원들은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시작했다. 이 시기 요금수납노동자들에게는 1~2년마다 근로계약을 해야 하는 처지에 고용안정이 최고의 관심사였고, 도피아들은 이를 악용하며 노동조합 가입을 가로막고, 부당해고를 자행했다.

사장들의 밥까지 해다 바쳐야 하는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추행은 물론이고 장애인 취업장려수당과 새터민 수당을 받아먹으려는 용역사장들은 계약기간이 지난 노동자들을 타 영업소와 교환하며 탐욕을 부렸다. 도피아들은 최저임금만을 주면서 노동자들을 노예처럼 취급했다. 맥쿼리와 국민연금이 최대 주주로 있던 서울고속도로주식회사의 노동자들이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에 가입하며 시작된 고속도로 요금수납원들의 투쟁은 가려져있던 열악한 노동환경과 처우, 고용불안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세상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 서산 요금소의 한국도로공사 요금수납노동자들이 민주노조에 가입하면서 고용안정 투쟁이 본격화 되었다. 민주노조에 가입한 노동자들의 파업과 천막농성 투쟁으로 요금수납노동자들은 특별한 일이 없는한 용역회사가 바뀌더라도 고용을 승계한다는 용역근로자보호지침이 적용되는 성과를 만들어냈고 민주노조가 확산되는 계기를 만들어 냈다.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하에서 투쟁을 통해 탄압을 이겨낸 민주노조 조합원들의 자부심과 긍지는 한국도로공사 도피아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였다. 완전하지 않지만 고용안정을 확보한 노동자들에게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은 직접고용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했다.

하지만 1심과 2심에서 불법파견을 인정받은 노동자들에게 저들은 자회사로 가라는 황당한 억지를 부렸다. 2018년 이에 분노한 노동자들은 민주당대표와 면담을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했고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추석을 지낸 항의단식 농성은 그렇게 시작 되었다.

한국도로공사와 정규직 노조는 2008년 그랬던 것처럼 2018년에도 직접고용이 아닌 자회사 전환으로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도로공사는 6,000여명이 직접고용되면 1만2천이 넘는 거대조직이 되어 구조조정의 위험에 놓이게 된다는 주장을 하였고, 정규직 노조는 노노갈등이 예상된다고 주장하였다. 비정규직이 대거 직접고용되면 정규직 노조의 교섭권이 위태롭다는 것이었다. 한마음이 된 한국도로공사와 정규직 노조는 자회사 전환이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제시된 노사전문가협의체의 합의로 진행됐다는 거짓을 주장하기도 했다.

사실은 이렇다. 현재 조성재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과 비정규센터 노무사가 정부의 중앙컨설팅의 일원으로 참여하였고 이들은 노사 양측에 3가지 조정안을 제시하였다. 1안은 직접고용안, 2안은 자회사안, 3안은 직접고용과 자회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안이었다.

당시 한국노동연구원에 근무하던 조성재 전문가 위원이 제시한 1안 직접고용방안을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직접고용안은 ‘1. 별도직군(실무직과 다른 요금수납원 직군) 신설 2. 정부 권장 표준임금체계 토대로 임금 설계 3. 임금수준은 기존 용역사 임금 +[일반관리비+이윤] + α(부가가치세 10%), 실무직 보다 낮음. 4. 근로자는 도로공사의 직원이 되는 순간, 새로운 직군, 직급, 임금체계를 받아들이며, 따라서 이와 관련한 어떠한 소송도 미래에 제기 하지 않는다. 다만, 회사는 요금수납원의 임금수준 개선과 승진 등을 위하여 중장기적으로 노력 5. 요금수납원의 복지비는 정부의 금번 정책(복지포인 트 40만원 등)에 따른다. 기존 정규직을 중심으로 축적 되어 있는 사내근로복지기금 등의 공통적용을 주장하지 않으며, 별도의 복지 규정을 만드는 것에 동의 6. 회사는 정규 영업직 인원 과 요금수납원간의 업무통 합 및 효율화를 위하여 최선을 다한다.’이다. 요약하면 직접고용은 하되 임금삭감 직무급제 이른바 표준임금체계를 도입하고, 이후 소송을 포기하고, 사내복지기금 공통적용을 주장하지 말라는 것이다.

자회사안은 ‘1. 임금체계는 정부 권장 표준안을 따르되, 초임수준 은 현재 도로공사의 실무직 수준을 감안하여 30% 내외 인상 2. 정부가 보증하는 복지 수준에서 출발하며, 향후 지속 개선 3. 요금수납원 가운데 주임 /팀장급 이외에 영업소장이 나 관리자급으로 승진할 수 있는 경로 마련 4. 고속도로 영업의 자기완결성을 위하여 도공의 영업 업무를 담당하던 720명(cf. 542명) 중 상당수는 자회사로 전적(세부적으로는 관리 나 행정, 기타업무와 관련 하여 다른 부서 정규직의 전적 포함). 전적된 인원의 임금, 승진 등 근로조건은 기존 도공의 규정을 준용 5. 회사는 기타공공기관 지 정, 휴게소(주유소) 업무이 관 등 고용과 업무의 안정 을 위하여 최대한 노력한다.’이다.

자회사안은 직접고용안에 임금 30%를 인상한다가 포함된 것이다. 한국도로공사와 정규직 노조는 무늬만 정규직이 되는 이런 직접고용안마져 받아드리지 않고, 자회사 전환을 강하게 압박하자 조성재 고용노동비서관은 임금을 30% 올려주는 자회사 방안이 국민부담을 가중시킨다면서 결렬을 선포하고 퇴장했다. 우리가 보기에는 오십보백보일 뿐이다. 한국도로공사는 노사정협의체의 결렬 후 탄핵된 한국노총톨게이트노동조합 위원장을 포함한 무노조대표들의 자회사전환동의서명을 노사합의라며 주장하며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여기에 노동부 공무원이 탄핵된 노조위원장의 자격이 유효하다며 공사 측의 손을 들어주며 부역했다.

2019년 국회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노사정협의체의 합의에 의한 자회사 추진이라며 거짓보고를 하였다. 노동부와 국토부는 정부의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정책은 자회사로의 전환이며 근로조건개선은 이후의 과제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6월30일 강요와 협박, 거짓과 회유 속에서 만들어진 한국도로공사서비스라는 자회사를 거부하고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요금수납원 노동자들이 무려 1,500명이나 해고당했다. 한국도로공사가 많아야 수백 명으로 예상하고 강행한 자회사가 이렇듯 많은 노동자들의 반대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7.3 총파업은 요금수납원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요구가 정당하고 함께 투쟁하여야 하는 투쟁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비정규직 철폐, 직무급제 폐지, 자회사 민간위탁 폐지라는 요구를 건 민주노총 3개 연맹의 10만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공동파업이 위력적으로 진행됐다. 1,500명 집단해고 청와대가 책임져라‘는 구호를 들고 서울요금소 캐노피와 청와대 앞 노숙농성이 완강하게 진행했다. 공권력의 연행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노동자들의 가슴은 우리가 옳다는 확신으로 가득 차있고, 팔과 다리는 투쟁과 연대에 주저하지 않았다.

8.29 대법원은 용역회사에서 해고되거나 계약이 종료된 노동자들도 한국도로공사 직원이라는 판결을 내리며 불법파견 사업주인 한국도로공사를 단죄했다. 소송당사자가 아닌 1심과 2심에 계류 중인 노동자들도 합의로 직접고용하라는 취지임을 대법원은 분명히 했다. 9월9일 대법원 판결을 들고 오라, 대법원 판결 후에 교섭하자던 한국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은 군가풍의 사가가 아침, 점심, 저녁 본사 사내외 스피커에서 우렁차게 흘러나오는 것으로 상징되는 조직문화를 대변하듯 일방적으로 기자회견을 통해 대법원 판결자만 직접고용하겠다고 발표해버렸다.

8.29부터 한국도로공사 직원인 조합원 동지들은 너나할 것 없이 김천 본사로 가서 이강래 사장 면담과 교섭을 요청했고 거부당한 한국도로공사 직원들인 조합원들은 로비농성에 돌입하게 되었다. 맨몸으로 들어간 조합원들에게 가해진 한국도로공사와 공권력의 폭력과 인권유린은 이정부가 노동자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수많은 경찰기동대와 스크럼을 같이 짠 도로공사 정규직 직원들의 폭력과 야유, 조롱에 상의탈의로 맞선 조합원동지들의 완강한 투쟁은 결국 공권력을 물러서도록 하였다. 자기 직원들의 면담요구를 봉쇄와 탄압으로 일관하며 교섭에 나서기는커녕 이강래 사장은 준비가 안 된 자들과는 대화는 없다며 어깃장을 놓고, 손배와 고소로 협박하고 있다.

한국노총 톨게이노조와의 합의안에는 이강래 사장의 블법파견에 대한 사과가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았다. 범죄를 저지른 자가 피해자에게 사과하지 않는 합의안은 단서조항을 통해 다수의 판결자가 몰려 있는 최초 1심판결을 무력화 하고, 이후 판결 결과를 따른다는 해괴한 단서조항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청와대와 을지로위원회, 한국도로공사는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은 고립될 것이다. 경찰이 진압을 고려중이라며 여러 경로를 통해 위협했다. 농성장의 조합원들은 조별토론과 전체토론을 통해 을지로안 수용거부를 결의했고, 시기를 최초 1심판결에 맞추고 전원 직고용하라는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받아드려지지 않았다.

저들의 주요논리는 국민들의 정서였다. 1심판결이라도 받아야 직접고용 할 수 있다며 국민 눈높이를 이야기 하고 있다. 애초 대법원 판결전에 무리하게 추진된 자회사를 통해 불법파견을 감추려 했던 한국도로공사는 법을 어긴 자들이다. 법을 어긴 자들을 단죄하는 것이 국민 눈높이고, 적폐청산의 시대적 요구임을 망각하지 말라.

‘없어질 일자리’라며 농성노동자들을 비하하며, 조합원들은 그렇지 않은데 노조가 문제라는 발언이 청와대 수석에게서 나왔다. 이제 새삼스럽지도 놀랍지도 않다.

IMF이후 공공부문 비정규노동자들은 투쟁을 통해 자신들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쟁취해 왔다. 해고를 당하기도 하고, 고발을 당하기도 하고, 농성과 노숙, 단식을 하면서 민주노조를 중심으로 투쟁해왔다. 그런데 저들은 시혜로 생각하고 주는 떡이나 받아먹으라고 하고 있다. 용역회사보다 좀 나은 자회사로 가면되지 억지 부리지 말라고 한다. 비정규 노동자들을 시혜의 대상으로 보는 저들의 입장을 꺾는 것, 이것이 톨게이트 투쟁의 본질이다.

여러 가지 고비를 하나씩 넘어 왔듯이 또 다른 고비로 넘을 것이다. 해당 노동조합의 투쟁과 예산지원 결의, 수많은 연대로 이미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승리했고 승리해나가고 있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최전선에 서있는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전체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만들어 가야한다. 개별사업장 투쟁에 머물러서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더 이상 경험할 이유가 없다.

2019.7.3. 공공부문 비정규노동자들의 파업은 동시다발 교섭요청과 동시다발 쟁의조정 신청을 통해 10만 공동파업을 조직해냈다. 많은 사람들이 저게 될까? 복잡한 교섭구조와 요구를 모아낼 수 있을까? 라며 의문을 가졌지만 파업을 만들어 냈다. 2020년 민주일반연맹은 다시 비정규직 철폐, 차별폐지를 위한 총파업을 대표자들에게 제안하고 있다. 이 결의의 과정이 톨게이트 투쟁의 승리를 담보하는 것이 될 것이다. 2020년 총선이후 더욱 가중될 노동개악을 사전에 우리의 투쟁으로 막아내고, 우리의 요구로 100만 민주노총조합원이 광장을 가득 메우며 우리의 요구를 실현하는 투쟁을 조직할 것을 제안한다.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비정규노동자들이 투쟁으로 역사의 주체임을 선언하고 실현해나가는 과정에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투쟁이 있다. 민주일반연맹은 톨게이트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할 것이고 승리 할 것이다. 11월 정부와 사용자에게 보내는 동시다발 교섭요청공문이 우리의 결의를 보여 주는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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