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버려야 하는 ‘고장난 자본주의’ – 영화 <인사이드 잡>을 보고

김지심 l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1. 고장 난 자본주의

“예고된 위기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어떠한 위기의 결과를 예측하게 되면 그러한 위기의 결과가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한 의사결정과 행동들이 이뤄지기 때문에 그러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일까? 그동안 자본주의의 위기가 올 것이라고 한 예고는 번번이 빗겨가고, 위기로 인한 자본주의의 붕괴는 더더욱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자본 위기로 인한 경제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더 이상의 출구전략을 찾지 못하고 ‘고장 난 자본주의’가 되었다는 진단이 무성하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2019년 7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득 상위 10% 계층의 실질임금은 1979~2018년 동안 37.6% 증가했지만 하위 10%는 1.6% 하위 50%는 6.1%에 그쳤다. 심지어 남성 하위 10%는 실질임금이 13.3% 감소했다. 무슨 수로 이렇게 망가진 자본주의를 고칠 수 있겠는가? 자본주의 경제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아담 스미스가 살아나 이 수치를 본다면 자신의 쓴 「국부론」을 불태워버릴지도 모르겠다. 아담 스미스가 말하고자 했던 사회는 소수 기득권자에게만 주어지는 특혜와 독점이 타파되고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여 빈곤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는 사회를 꿈꾸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마음에는 누구에게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는, 양심과도 같은 ‘공정한 관찰자’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아담 스미스는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자본에게는 ‘공정한 관찰자’란 애초에 없었으며, 그러한 ‘자본이 인격화’하게 되자 ‘1 대 99’의 불평등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었고 자본주의적인 경제체제로는 해결불가능의 상태에 도달했음을 경험적으로 알아가고 있다. <인사이드 잡> 영화를 통해 어떻게 고장이 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맑스는 자본주의에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보았어요. 그는 자본주의 사회가 이전의 어떤 사회와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엄청난 생산력증대를 보여 주었고, 생산력이 발전함에 따라 문명의 요소들, 교양요소들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기도 했다고 평가합니다. 그런데 이 번영이나 발전이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니고 자본주의는 언제가 필연적으로 망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자본가들이 뭔가를 잘못해 자본주의가 망할 수도 있다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어떻게 하든 간에 그것과 상관없이 자본주의는 본질적으로 붕괴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맑스는 그 붕괴의 원인을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모순이라고 말해요. 자본주의 사회는 생산력이 고도로 발전한 팽창되는 사회인데, 자본주의의 생산관계는 생산수단의 사적소유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맑스가 보기에 발전하는 생산력과 사적소유에 묶인 생산관계는 조화를 이루기가 힘들어요. 생산력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생산과정의 사회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자본주의에서도 생산과정의 사회화가 확장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수단에 대한 소유는 부르주아지가 독점하고 있어서 사회화가 이뤄지지 않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생산의 규모가 커지면서 생산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는데 생산수단은 여전히 소수가 독점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생산과정의 사회화와 생산수단에 대한 사적소유가 모순을 일으킬 수 밖에 없고, 이 모순은 주기적 공황과 구조적 위기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 「공산당 선언」의 내용입니다. (한형식. 2010. 맑스주의 역사강의. 그린비 출판사)

2. <인사이드 잡> 영화 이야기

<인사이드 잡(INSIDE JOB)>은 2010년에 개봉된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83회(201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영어 ‘INSIDE JOB’은 ‘내부인의 범죄’라는 뜻이며, 2008년의 세계 경제위기는 월가(街)의 금융인, 금융 로비스트, 금융관료, 미국의 정치인 그리고 경제학 교수들, 바로 이들 내부 범죄자들이 벌인 거대한 사기극임을 가리키는 영화 제목이다.

영화는 제1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제2부 「거품경제(2001-2007)」, 제3부 「위기」, 제4부 「책임」, 제5부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08년 9월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과 AIG 보험사의 몰락으로 드러나게 된 세계적인 경기위기 범죄의 모의과정을 관련자의 인터뷰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

영화의 빛나는 주인공은 단연 세계경제를 위험으로 내몬 금융자본가들이다. 이들은 연방보험금으로 투기를 한 ‘링컨 저축·대부은행’의 CEO 찰스 키팅, 골드만 삭스 CEO를 역임하고 클린턴 행정부의 재무부 장관이 된 로버트 루빈, 신용부도 스와프를 발행하여 수억만불을 챙긴 AIG 금융상품부 조세프 카나노, 멕시코 마약거래금을 손세탁 해 준 시티뱅크 부회장 알버트 미산, 전용 헬리콥터만 6대가 있었다는 리먼브라더스 CEO 리차드 폴드, 부채를 담보로 한 증권(CDO)를 판매하고 월 스트리트 최고연봉을 받으며 부시 행정부에서 재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골드만삭스 CEO 헨리 폴슨 등으로 주인공이 한 두 명이 아니다. 이들 금융기관 CEO들과 중역들은 모두 인터뷰를 거부하였다.

영화의 조연은 누구인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규제완화를 옹호하고 정부의 친월가 정책결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금융위기에 침묵한 학자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처신에 할 말을 잃어 끝까지 인터뷰를 이어가지 못하거나 끝내는 “카메라를 끄고 얘기하자”, “자세한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맘대로 해 봐라”라며 부끄러움도 모르고 뻔뻔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영화는 월가 금융인들의 타락과 부도덕을 꼬집었다. 월가 고위직을 주로 치료하는 조나단 알버트 심리상담사는 “(월가의 사람들은) 충동적이며 위험한 거래를 하는 사람들이죠. 행동에서 성격이 나타나는데, 직장 밖에서도 그런 게 보입니다. 유흥가 스트립쇼에 가고 마약도 쉽게 합니다. 코카인, 매춘도 많이 해요.”라고 이야기한다. 파생상품 판매수수료를 현금 대신 스트립쇼, 성매매, 마약으로 제공하기도 한다고 불룸버그 기사가 나가기도 했다. 또한 영화는 월가의 지나친 보수가 한참 잘못되었다고 지적하고 금융자본가들의 탐욕이 결국에는 전 세계적인 재앙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체이스맨해튼 은행 재무분석가였다가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된(1979-1987) 폴 보커가 1969년 당시 연봉으로 45,000달러를 받았고, 1999년 상업은행의 주식 투자를 허용해 준 <그램 리치 블라일리법(Gramm-Leach-Bliley Act, 소위 ‘시티그룹 구제법’으로 일려짐)> 이후 부회장이었던 로버트 루빈이 1억2,600만 달러를 벌고, 미국 최대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 업체인 <패니매>가 110억 달러 규모의 분식회계를 저질러 벌금을 냈는데도 CEO인 프랭클린 레인즈는 클린턴 정부의 예산실장을 퇴임할 때 보너스로 5,200만 달러를 받고, 서브프라임 최대 업체인 리먼브라더스 CEO 리차드 폴드가 서브프라임 대출로 4억8,500만 달러를 벌었다는 등의 이른바 슈퍼리치(super-rich)들의 연봉이다. 이들이 받는 연봉이나 성과수당이 어느 정도 되는지 숫자만 가지고는 실감할 수가 없다. 미국이 기업파산과 대규모 실업을 예방하기 위한 긴급 경기부양책으로 2009년 10월 말까지 쏟아부은 예산이 1,590억이고 2020년 3월 한국은행이 위기에 대비하여 미국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고 전국민을 안심하게 했던 달러 규모가 600억 달러였다면 금융자본가들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간 자본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신자유주의 아래에서의 금융기업들은 차익을 노리고 거래하는 투기와 자산가격 거품 만들기를 기본적인 방향으로 한다. 2001년의 IT산업 거품 다음으로 주택 거품, 주택 거품 다음으로 에너지 가격 거품이나 신흥시장 거품 등으로 계속 거품을 만들면서 투기적인 차액을 챙겼다. 정부는 금융자본가들에게 일찌감치 매수되어 금융자본가들을 정부각료로 임명하고, 금융자본의 거품이 터지면, “시장에 맡겨야 한다.”며 신자유주의자들을 위해 온갖 규제를 완화했던 바로 어제의 자신도 잊은 채 인민의 목숨을 담보로 한 혈세로 금융자본가들을 구제한다. 정부도 자본으로 ‘인격화’한 것이다.

3. 영화로 보는 금융자본가, 그들의 정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미국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했고, 금융규제가 엄격하여 대부분의 은행은 고유의 은행업무만 하였다. 그러나 점차 금융업이 팽창하고 1980년대 투자은행이 공기업화 되면서 주주에게 큰 돈이 들어가기 시작하자, 월가의 사람들은 부자가 되기 시작했으며 정계를 움직이기 위한 대대적인 로비를 벌인다. 1981년 레이건 대통령은 도널드 리건 메릴린치 은행 CEO를 재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취임사로 리건은 “월 스트리트는 정부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고 대통령을 100% 지지합니다.”라고 말한다.

1987년과 1990년 사이에 저축·대부조합(S&LA, Savings and Loans Association) 연쇄도산이 발생하였다. 고객의 돈으로 위험천만한 투자를 하다가 자생력을 일어버리게 된 것인데, 국민을 상대로 한 “역사상 최대규모의 강도사건”으로 기록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링컨 세이빙스>의 CEO 찰스 키팅은 공금횡령, 사기 등의 혐의로 수감되었다. 1985년 연방규제기관의 조사가 시작되자 키팅은 경제학자를 고용하여 사업평가를 의뢰하였다. 그 경제학자는 키팅의 사업계획과 전문성을 높게 평가하여 키팅의 투자에 “어떤 위험도 없음”이라고 평가하고 그 공문을 감사원에 보냈다. 그가 바로 후일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된 앨런 그린스펀이다.

규제완화와 자유시장을 주창하던 레이건은 1982년에 “금융권 위기가 올 것”이라며 반대하던 저항을 뿌리치고 저축·대부조합(S&L)의 규제를 완화하는 ‘간-세인트 저메인법(Garn-St. Germain Bill)’에 서명하면서 “홈런을 친 기분이야.”라고 말했다. 그러나 레이건의 대박 조짐에도 불구하고 고삐 풀린 저축·대부조합의 위험천만한 ‘돈 장사’는 80년대 말 위기를 불러오고 만다. S&L은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주고 예금을 받은 뒤 부동산을 담보로 좀 더 비싼 이자로 서민에게 돈을 빌려주는 전형적인 상업은행이었다. 70년대만 해도 건전하게 운영됐지만, 79년 말부터 연방준비제도(FRB)가 인플레를 줄이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펼치자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투자가 가능하도록 규제가 풀리자 S&LA은 원금이 보장되지 않은 불량채권(Junk bond)을 판매하고 장부상 이익을 부풀리고 손실을 줄이는 것은 물론 탈세까지 거리낌 없이 자행하게 된 것이다. 1986년부터 1995년까지 3,234개의 저축·대부조합 중에서 1,043개가 도산하게 된 저축·대부조합의 부실 위기의 후유증은 엄청났다. 23,000명의 투자자가 2억5,0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으며, 정부는 보장을 약속했던 예금액을 물어줘야 했고 부실 자산 처리를 위해 국민들은 5,000억 달러의 혈세를 바쳐야 했다.

90년대 말, 빌 클린턴 재임기에 금융계가 몇 개 거대 회사로 합병한다. 이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분리, 은행이 고객예금으로 위험한 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글래스스티걸 법(Glass-Steagall Act)>에 위배되는 것이었음에 불구하고 1988년에 <시티코프>와 <트래블러>가 <시티그룹>으로 합병하여 최대 금융회사가 된 것이다. 당시 재무장관 로버트 루빈(전 <골드만 삭스> CEO)과 래리 서머스 하버드 경제학과 교수가 규제 완화를 추진했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그린스펀은 침묵했다. 그리고 1999년에는 회사합병의 길을 열어 준 <그램 리치 블라일리 법(Gramm-Leach-Bliley Act)>이 통과되었다. 이 법은 <시티그룹 구제법>으로 알려졌다.

<글래스스티걸 법(Glass-Steagall Act)>은 은행이 ‘신나지만 위험하기’ 보다는 ‘따분하지만 안전하다’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안전성이 보장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미국의 경제 대공황 시기인 1933년에 제정되었다. 이 법은 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제공 등을 본업으로 하는 예금수취기관인 상업은행과 유가증건거래, 신규주식상장, 유동화증권발행 등을 영위하는 투자은행의 분리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금융감독당국이 1980년대와 1990년대 걸쳐 상업은행의 유가증권거래를 허용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면서 상업은행업무와 증권거래업무 간의 엄격한 분리원칙이 깨어지기 시작하였다. (이광상. 2017. 미국의 글라스스티걸법 복원 논란. 한국금융연구원. 26권 10호)

1995년부터 2000년에 걸쳐 또 다시 경제위기가 닥치게 되는데 투자은행들이 인터넷 관련 주식에 엄청난 거품을 만들었고 그 충격이 2001년에 온 것이다. 이를 두고 닷컴 버블(dot-com bubble), IT 버블 또는 인터넷 버블이라고 부른다. 투자 금액 5조 달러가 손실되었지만 연방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당시 최고등급의 인터넷 회사 ‘인포스페이스’를 두고 투자분석가들끼리는 ‘쓰레기’라고 하면서도 투자자들에게는 “탄탄한 기초가 뒷받침되고 있어서 전혀 문제할 것이 없다.”는 식의 명백한 허위정보로 투자를 유도했고 주가가 최고 78달러선에서 1달러대까지 폭락하자, 그들은 범죄행위는 없었으며 자신들의 분석을 절대적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여 대중의 분노를 사게 되었다. 2000년 말에 대부분의 닷컴기업들은 스스로 파산하거나 도산하였다.

세계 최대 금융회사들의 돈세탁, 고객 사기, 장부 조작 등의 불법행위는 끊임없이 반복되었다.

‘JP 모건, 정부 각료 뇌물증여 사건’

‘미국의 릭스은행이 칠레 독재자 피노체트의 자산 800만 달러 은닉, 관리’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 이란 핵무기 자금 통로, 이란 돈세탁’

시티뱅크 부회장인 알버트 미산(Albert Misan)은 1999년 11월에 시티뱅크가 멕시코 마약거래대금 1억 달러를 유통한 혐의로 조사를 받으면서, 관련서류를 다 버리라고 지시했는지의 질문에 “그건 농담으로 말한 겁니다.”라고 말해 금융자본가들의 도덕적 해이와 금융자본의 약탈적 속성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한편 금융규제완화와 기술의 발전으로 1990년부터 금융파생상품이 폭발적으로 만들어졌다. 파생상품은 파괴력이 높은 도박이고 은행은 기름값 등락, 회사 파산 뿐만 아니라 날씨 등 모든 걸 파생상품으로 만들었다. 그리곤 파생상품 규제완화를 목소리 높여 요구했다. 클린턴으로부터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의장으로 임명된 브룩슬리 본(Brooksley Bom) 변호사는 위원회 업무를 파악하던 중 파생상품 시장이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고 있는 것에 놀라며, 의장의 직권으로 파생상품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규제할 수 있는 법안을 제정하려고 했다. 그러자 재무장관 래리 서머스(전 골드만 삭스 CEO)가 은행장 13명을 동석하고 매우 위협적인 어조로 규제를 멈추라고 요구하였다. 이후 연방준비제도 의장 그린스펀, 재무장관 루빈, 증권거래위원장 래빗은 본을 비난하는 연설문을 발표했고 파생상품 규제완화를 거듭 촉구했다. 그린스펀은 “파생상품 거래라는 건 전문가 분야인 만큼 규제는 불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본은 사표를 제출하고야 말았다. 2000년 파생상품을 금융규제에서 제외시키는 법안을 통과시키는데 상당한 공헌을 한 상원의원 필 그램(Phil Gramm)은 상원의원직을 떠난 후 스위스 UBS 투자은행의 부회장이 됐고, 그의 부인 웬디는 1993년에 에너지 회사 엔론의 이사가 됐다. (천연가스 회사인 엔론은 2001년 말 부실한 재정상태와 회계부정으로 파산신청을 한다. 이 전까지 엔론은 2만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다.)

2001년 조지 부시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미국 금융계는 최고로 돈을 많이 벌었고 막강한 재력과 권력을 휘두르게 되었다. 그리고 거대 금융사들간의 ‘유동성 먹이사슬’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5개 투자은행(골드만 삭스, 모건 스탠리, 리만 브라더스, 메릴린치, 베어스턴스)와 2개의 금융기업(시티그룹, JP 모건), 3개의 증권회사(AIG, MBIA, AMBAC) 그리고 3개의 신용평가회사(무디스, 스탠다드 푸얼스, 피치), 이들이 만든 새로운 먹이사슬로 몇 조 달러의 근저당 및 융자금이 전 세계 투자자들과 연결된다.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경우를 살펴보자. 예전에는 (A)주택 구입자는 (B)대출자로부터 엄격한 심사를 받은 후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고, (A)주택 구입자가 매달 돈을 갚으면 그 돈이 (B)대출자에게 돌아갔다. (B)대출자(=채권자)는 당연히 (A)주택 구입자(=채무자)로부터 돈을 돌려받기를 원했고 다 갚으려면 몇 십년이 걸리니 채권자도 조심했다. 그런데 거대 금융사들의 ‘금융과두제’에 의한 ‘유동성 먹이사슬’이 완성되자 양상은 달라졌다. (B)대출자가 대출계약서를 신용평가회사로부터 AAA·AA·A·BBB·BBB 등의 거짓 등급을 받아 각 등급의 ‘주택담보 증권(MBS, mortgage-backed securities)’을 (C)투자은행에 팔고 (C)투자은행은 이 ‘주택담보 증권’에 수천 개 담보 증권과 대출을 결합하여 ‘파생금융상품’을 만들어 세계 각 국의 (D)투자자(은행·펀드·연금기관·보험회사·상공업기업 등)에게 팔아 자금을 회수한다. 이 때 ‘파생금융상품’이 ‘부채담보 증권(Collaterlized Debt Obligation)’ 즉 CDO이다. 이제 (A)주택소유자가 대출금을 갚으면 그 돈은 전 세계 (D)투자자에게 돌아간다.

이러한 체계는 시한폭탄과도 같은 것이다. 채권자는 채무자의 대출 상환을 신경도 안 쓰니, 더 위험한 대출상품을 만든다. 투자은행도 관심없다. 증권을 많이 팔아 이익만 챙기면 된다. 신용평가회사는 투자은행으로부터 CDO 신용의 평가를 의뢰받아 AAA 등급을 남발하는데 잘못돼도 책임지지 않는다. 높은 등급으로 평가해줄수록 수수료를 더 받기 때문에 수수료를 챙기려 할 뿐이다. ‘비우량 주택담보 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론, Subprime mortgage loan)’은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다. 즉 채권자가 평소 신용도가 낮아 대출이 어려운 저소득층에게도 대출을 받아 집을 살 것을 권유하여 (이로써 앞다퉈 집을 샀고, 집 값은 폭등하여 거품경제가 만들어지는데) 높은 이자를 받는 ‘약탈적 대출’이 늘어났다.

또 다른 시한폭탄이 하나 더 만들어졌다. CDO에 문제가 생길 것을 대비하여 CDO에 보험을 들게 한 것인데, 이것이 바로 ‘신용부도 보험(CDS, Credit Default Swap)’이다. 이 CDS 최대 판매 보험사는 AIG인데, AIG는 투자자로부터 보험료를 받고 CDO에 손실이 생기면 보험료를 지불한다고 약속한 것이다.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은 최대 서브프라임 업체인데 970억 달러에 달하는 대출로 110억 달러 이익을 냈다. 월가는 매해 보너스 챙기느라 바빴고 중개자와 CEO들도 돈을 쓸어 담았다. 리먼브라더스는 서브프라임 최고 채권자가 됐고 CEO 리차드 폴드는 4억8,500만 달러를 벌었다. 다른 한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주택소유 자산보호법’을 통해 주택담보 거품경제를 규제할 수 있었지만 앨런 그린스펀은 이를 거부한 것이다.

2008년 9월 15일, 6천억 달러의 자산과 2만5천명의 종업원을 가진 미국 4위의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서브프라임 시장에서 거대한 손실을 입어 파산 호보 신청-미국 역사상 최대의 파산 보호 신청-을 하게 되었다. 전 세계 보험고객이 7천4백만명에 달하고 CDS를 무려 4천4백1십억 달러나 판매한 AIG도 몰락하기 시작했다.

4. 자본주의의 몰락 이야기

자본주의에서의 ‘자본’은 무엇인가? ‘돈’이다. 결국 인간의 모든 삶이 돈과 연관되어 있는 것이 자본주의라는 것을 알 수있다. 애초에 돈은 단지 사람들 사이에 물물거래를 위한 지불수단으로서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러다가 사회가 커지면서 돈은 축장물로, 욕망의 대상물로, 미래의 수호자로 인간 속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맑스는 이를 ‘자본의 인격화’라고 했고 그가 곧 ‘자본가’라고 말했다. 맑스다운 서정적 표현이지만 너무도 적확한 표현이다. 이제 돈이 인간이 되었고 인간은 돈을 위해서 살게 된 것이다.

인간이 된 돈은 돈, 그 자체를 위해 끊임없이 자기운동을 한다. ‘돈, 돈, 돈’. 돈이 있는 곳을 찾아 어디든지 맹렬하게 나아가고, 돈이 된다면 어떤 행위도 불사한다. 그러나 돈은 언제까지 생명력을 가지게 될까? 불사의 인간이 있을 수 없듯이 불멸의 돈도 있을 수 없다. 지금 우리는 자기 생명력을 다해가고 있는 돈을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1) 누구나 알고 있는 은행의 비밀

돈을 만드는 곳은 중앙은행이다. 중앙은행은 시중에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알아내어 그만큼만 돈을 찍어내야 한다. 중앙은행이 돈을 너무 많이 찍어서, 사람들이 돈을 많이 가지게 되면, 이것저것 물건을 많이 사게 된다. 그러면 100원에 팔았던 물건도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지니, 슬그머니 200원으로 가격이 올라간다. 이렇게 해서 물가가 오르게 되는데 이 경우를 인플레이션(inflation)이라고 한다. 반대로 돈을 적게 찍어내면 사람들이 돈이 없어, 사고 싶은 물건을 맘대로 사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100원에 팔았던 물건도 팔리지 않으니 울며겨자먹기로 90원에 팔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경제가 위축되고 이 경우는 디플레이션(deflation)이라고 한다. 그러니 중앙은행이 돈을 얼마나 찍어야 하는지 알아내기가 여간 머리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중앙은행은 줄이기도 하고 늘리기도 하면서 돈을 찍었을까? 그렇지 않다. 계속해서 늘려왔을 뿐이다. 30년전 짜장면이 5백원이었는데, 지금은 5천원, 1973년 대기업 신입사원의 월급이 33,000원이었는데, 이제는 330만원으로 올랐다. 물가가 오른 것만 보아도 돈을 계속 늘려서 찍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본주의이기 때문이다.

한 고립된 자본주의 섬나라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이곳의 중앙은행이 100원의 돈을 만들어서 A에게 10%의 이자율로 빌려주었다. A가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갚으려면 원금 100원에 이자 10원을 더해 110원을 돌려주어야 하는데, 돌려줄 수가 없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섬나라에는 돈이 100원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중앙은행은 돈을 더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돈이 계속해서 돈을 벌려고 하는 자본주의 섬나라는 돈을 계속해서 늘려 찍어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은행은 시중에서 쓰는 돈을 찍어내는 것 이외의 방식으로도 돈을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내가 100원을 은행에 입금하면 은행은 내 통장에 100원을 찍어주고, 그 돈을 그대로 보관만 하지는 않는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10원만 남겨두고 나머지 90원은 A에게 빌려준다. 이렇게 되면 내 통장에 100원과 A에게 90원과 모두 190원이 돈이 만들어진다. 다시 90원을 A 통장에 찍고 9원만 남겨놓고 81원을 B에게 빌려준다. 이렇게 계속 진행한다면 돈은 얼마나 만들어질까? 원래 돈 100원을 포함해서 1000원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신용창조’로 만들어진 돈이다.

(2) 빚으로 살아가는 삶

계속해서 늘어만 가는 돈. 물론 우리들 주머니로 들어오지는 않는다. 자본가의 주머니로 들어갔다가, 더 많은 돈을 만들 곳이 없는지 호시탐탐 노리다가 마침내 적확한 투자처를 찾게 되면 그곳으로 사정없이 돈이 흘러 간다. 심지어 인민의 미래를 담보상품으로 만들어 그것을 담보한 대출로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나선다. 이렇게 시작되는 금융자본의 시작은 투기이고 끝은 사기이다.

A 공장의 사장은 노동자를 고용하여 물건을 생산하였다. 노동자가 열심히 일을 해서 물건이 만들어지자 사장은 물건을 팔아 100원의 돈을 받았다. 그 돈에서 노동자가 일한 몫은 80원이고 재료비로 들어갈 돈은 20원인데, 사장은 노동자에게 50원만 주고 30원은 남기고 모은다. 노동자가 “왜 50원만 주느냐?”고 항의하면 노동자를 해고하고 다른 노동자를 고용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사장은 거리낌 없이 돈을 남긴다. 이렇게 해서 모은 돈으로 공장을 하나 더 만들면 돈이 더 많이 모일텐데, 공장을 살 정도의 돈은 안 된다. 그러자 사장은 꾀를 내기 시작했다. “미래에 물건이 잘 팔리면 이윤을 나눠 줄테니, 우리 공장을 보고 돈을 투자하시오.” 그렇게 신용증권(=주식)을 팔아서 돈을 모아 공장을 늘릴 수 있었다. 그런데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월급을 적게 준다고 항의하는 일이 잦아지고, 물건도 잘 안 팔리고 하게 되어 사장은 공장은 문을 닫고 신용증권을 사고 팔아서 이윤을 챙기는 일이 훨씬 돈을 잘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금융회사를 만든다.

이름도 사장이 아니라 CEO로 바뀌었다. 처음에는 안정적인 곳에만 투자를 하였는데, 나중에는 위험도가 높은데도 투자를 하였다. 그런 곳이 수익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람의 돈도 투자를 대신해 주고 수수료도 챙겼다. 수익률을 본다면 위험도가 더 높은 데를 골라서 그곳에 투자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신용도가 높은 AAA를 골라서 투자한다고 거짓말을 했다. 다 돈 더 벌자고 하는 일이니 말이다. 대출받아서 투자하라고도 했다. 투자가 잘못되어 손해를 봐도 CEO는 상관없다. 투자하는 사람들이 알아서 잘해야 하는 것이고, CEO는 수수료만 챙기면 되는 일이었다.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공장문을 닫자, 하루하루 살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물가는 계속 오르니 어쩔 수 없이 은행에서 빚을 내어 살 수 밖에 없다. 아이들 학자금 대출, 살 집을 담보로 대출, 카드사용을 보여주고 신용카드 대출, 자동차 할부로 구입 등 사는 게 빚이다. 공장에서 일할 때는 일한 만큼 월급을 주지 않고 착취하더니, 이제는 빚으로 미래까지 빼앗아 가는 돈의 약탈에 더 이상은 버틸 수가 없을 것만 같다. (2008년 가계부채비율은 GDP의 134%)

5. 새로운 사회

“금융전문가들은 왜 돈을 많이 받죠? 4배에서 많게는… 진짜 엔지니어보다 백 빼 넘게 받잖아요? 엔지니어는 다리도 만들고 금융전문가는 꿈을 만들 뿐인데, 이런 꿈이 악몽이 될 때 그 대가는 또 다른 사람이 지불하겠죠.”

<인사이드 잡> 영화는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를 금융자본가들의 탐욕과 부도덕성, 이를 허용해주기 위해 금융규제를 완화하는 행정관료들의 무책임성, 기생하는 학자들을 고발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몇 십년간 안전하게 유지됐던 미국 금융제도는 변해버렸다. 금융산업은 사회 공익에 등을 돌렸고 정치계를 부패시켰고 전 세계 경제를 위기로 내몰았다. 가까스로 재난은 면했지만 대가는 엄청났고 이제 겨우 회복 중이다. 그러나 재난의 책임자는 여전히 권력을 쥐고 있으니 그건 달라져야 한다. 그들은 자신이 경제활동에 꼭 필요한 인물이며 경제원리는 너무 복잡해서 우리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말할 것이고 규제를 피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쓸 것이다. 그래서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투쟁해서 반드시 쟁취해야 할 것이다.”

전세계 5천만명을 극빈자 신세로 내몬 2008년의 금융위기는 영화가 말한 것과 같이 자본가들의 욕망이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체계 자체의 문제이다. 사실 1930년대 대공황이후 전세계를 위험에 빠트린 2008년의 금융위기를 두고 그 원인 분석에서부터 현상에 대한 다양한 해석까지 갖가지 이론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2018년에는 10년 주기적 공황설에 의해 심각한 공황이 올 것이라고도 했다. 그로부터 2년이 더 지난 2020년. 세계경제는 끝을 알 수 없는 침체에 빠져있다고 한다. “정부 개입을 줄이고 모든 결정을 시장에 맡기자”던 신자유주의는 양극화의 심화라는 계급 적대성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정부가 나서서 책임져 달라”고 협박을 한다.

영화를 통해서, 각종 자료를 통해서 그리고 경험을 통해서 지금의 자본주의 체제는 더 이상의 출구전략이 없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제는 자본주의가 아닌 새로운 사회의 경제체제를 시작해야 할 때이다.

“만약 출구전략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금리 인상이나 재정수지 건전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계 경제위기를 교훈삼아 새로운 사회질서로 이행시키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제는 한발짝 물러나보자. ‘위기’라는 단어의 묵중함에서 벗어나 바로 그 위기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을 때 새로운 삶이 가능하다. 익숙했던 것들로부터의 안녕. 그것은 분명 불쾌한, 혹은 공포스런 경험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또다른 희망을 향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 희망이 믿을만하다면 한번쯤 해볼 만한 ‘물러남’ 아닌가? 잊지 말자. 우리에겐 다른 것도 가능하다고 믿을 자유가 있다.”

“’부자금융, 약탈금융, 경쟁금융’이라는 3대 신자유주의 금융정책에 맞서는 3대 대안금융 키워드가 바로 ‘서민금융, 돌봄금융, 협동금융’이다. 자본의 탐욕적 이윤 추구에서 이제 사회적 이윤 추구와 사회적 분배기능으로 금융이 작동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금융정책에 맞서 유일하게 대항할 수 있는 힘이 바로 대안금융에 있다. 공정한 가치에 투자하고, 사악한 가치를 외면하는 금융으로 나아가야 한다.”

“경제위기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객관적으로 드러내고 이를 통해 노동자들이 자본주의의 본질에 대해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실제로 2008년 세계대공황은 전세계 노동자 민중에게 큰 교육의 기회가 됐다. ‘현실 사회주의’ 붕괴 이후 십 수 년 동안 노동자 민중의 투쟁과 사회주의 운동이 전반적으로 침체되어 있었다. 그러나 2008년 세계대공황은 자본주의가 노동자 민중의 인간다운 삶과 양립할 수 없는 체제라는 사실을 만인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

“문제는 지금까지 진행되었던 관리(경영)규율을 반전시킬 수 있는 국내외적인 금융시스템에 대한 조정 및 규제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또한 노동규율의 변화, 즉 이질적 부문에 종사하고 있는 노동자들 사이에서 발생한 격차의 조정 및 자본가적 권리에 대한 제한 및 억제(즉 자유로운 해고에 대한 규제 및 노동조합 운동에 대한 탄압의 중지)를 행할 수 있는 구체적 실천을 제안하고 즉각적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 그것은 몰아닥칠지 모르는 한국경제의 비극을 막기 위해서이며, 아마도 현재의 한국 정치 상황에서 그 비극을 막을 수 있는 힘은 오로지 민중의 주도권에서만 올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이제는 더 이상 자본주의의 위기만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뚜렷한 징후로서의 자본주의 몰락에 대비하여 구체적인 인민의 경제체제를 이야기하고 만들어가야 할 때이다. 추악한 돈이 아닌 인간 본연의 공동체가 깃든 경제체제를.

마침내 우리는 이제 이렇게 전개된 역사 파악으로부터 다음의 결론들을 얻게 된다. : 1. 생산력이 발전하는 가운데 생산력과 교류수단(기계와 화폐)이 기존의 생산 관계 아래에서는 더이상 생산력으로서가 아니라, 단지 재앙만을 불러일으키는 파괴력으로서 작용하는 단계가 출현한다. 이런 단계에서 하나의 계급이 출현한다. – 이 계급은 기존 사회의 아무런 혜택도 누리지 못한 채 사회의 모든 부담을 다 짊어지고 사회로부터 배척당하면서 모든 다른 계급들과 결정적으로 대립할 수 밖에 없는 계급이다. 이 계급이 사회 전 구성원의 대다수를 형성하고 있으며, 근본적인 혁명의 필연성에 대한 의식 곧 공산주의 의식이 나온다. 물론 이 계급의 지위를 관찰하는 가운데 다른 계급들 가운데서도 공산주의 의식이 형성될 수 있다. (맑스와 엥겔스. 1845~1846. 독일 이데올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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