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123호 <책소개> : 기후위기는 인류위기, 자본주의가 주범이다.

진진수 ㅣ 환경활동가

지금 창밖에는 장맛비가 계속 쏟아지고 천둥 번개가 치고 하늘이 캄캄하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이 물폭탄이 전국 곳곳에서 터져 커다란 산사태 홍수피해로 사람들이 죽고 실종되었으며, 농경지와 산들이 강으로 쓸려가 버렸다. 바다엔 또 그만큼 상당한 플라스틱 폐기물이 고여들 것이다. 기상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8월 중순까지 장마기간이 54일 넘어 1973년 이후로 역대 첫번째 최장 장마라고 한다. 낙동강 합천창녕 보 상류가 둑이 붕괴되어 30미터가량 뚫렸다. 이명박 정권이 4대강 사업으로 수십조를 쏟아부어 보를 강행하며 홍수예방이 첫번째 효과라고 강변했지만, 오히려 홍수 예방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녹조로 썩어가는 낙동강 보처럼 생태계를 위협하는 인공구조물들을 휩쓸어 버렸다. 강의 회복 재자연화를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이 보를 열어야 한다고 그렇게나 외쳤건만, 결국 참다못한 자연이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일찍이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자연에 대해 우리 인간이 승리했다고 너무 득의양양해 하지는 말자, 우리가 승리할 때마다 자연은 매번 우리에게 복수한다. 누구나 우선은 기대했던 결과를 얻게 될 것이지만 2차적 3차적으로는 전혀 다른, 예기치 못한 결과들에 직면하게 되며, 이러한 결과들이 첫 번째 결과를 다시 폐기시켜버리는 예는 너무나 흔하다.”(본문 12쪽, 이하 본문인용 쪽수)고 했다.

기후위기로 인해 인류의 유일한 근본조건 토대인 지구생태계 곳곳에 극단적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장기간 집중호우로 중국은 수재민 5천만 명에 싼샤 댐이 붕괴우려를 전하고, 수천년 된 캐나다 빙하도 녹아 30년 후 ‘기후난민’ 1억 4천만 명이 예상된다(출처: 세계은행, 2018년 ‘국제기후난민준비과정’ 보고서)고 한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여름에도 서늘해야할 북극은 38도, 시베리아는 30도 이상 고온에 시달리고 있고, 중동과 유럽은 기록적 폭염으로 비상사태까지 선언했으며, 7월 30일 스페인 국립기상청은 북부해양도시 산세바스티안이 관측 이래 최고치인 42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초 호주에서는 7개월간 지속된 산불과 가뭄, 아프리카엔 엄청난 메뚜기 떼가 들끓고, 사스 ‧ 에볼라 ‧ 메르스 ‧ 코로나19 등 세계적인 전염병의 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있다. 지구 한켠에서는 물난리가 났지만 또 한켠에선 전례 없는 무더위가 이어진다. 이제 기후재앙이 본격화한 것이다. 이것은 가상세계나 재난영화가 아니다.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지구생태계에 일어나고 있는 기후위기와 환경파괴의 다양한 현상들을 잘 파헤친 책이 여기에 있다. 존 벨라미 포스터와 프레드 맥도프가 함께 쓴, 『환경주의자가 알아야 할 자본주의의 모든 것』이다. 이 책은 70여년 역사의 유수한 미국의 저명한 좌파잡지, ⟪먼슬리 리뷰⟫의 2010년 3월호에 실렸던 글을 한권의 책으로 펴낸 것이다. 포스터는 이미 그동안 여러 권의 훌륭한 책을 펴내어 우리 독자들에게 낯설지 않은 학자이며, 리뷰의 편집장이다. 이 책이 나온지 10여년 사이에도 지구생명부양 체계에는 과부하로 인한 파국의 시계가 멈추지 않고 있다. 책제목처럼 환경주의자가 알아야 할 것은 자본주의는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와 모순 그 자체, 진원이라는 점이다. 이 책은 ‘자본주의와 환경에 대한 안내서’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누구든 쉽게 생태문제와 자본주의의 본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쓰인 책이다. 따라서 환경재앙과 자본주의의 위기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고,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면 환경주의자든 사회주의자든, 이 책을 읽고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옮긴이의 말을 인용하여 )

지구의 생태위기는 곧 인간위기다.

환경악화와 문명파괴는 인류사 세계에서 처음은 아니다. 고대문명인 메소포타미아와 마야는 산림파괴와 토양침식 등 주로 생태적인 이유로 붕괴했다. 그런데 오늘날 현시대에 생태파괴가 사상 유례없이 전면적으로 두드러지는 것은, 인류가 지구상 대부분의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는 점, 이전시대보다 훨씬 더 큰 피해를 더 빠르게 줄 수 있는 기술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우리가 한계없는 분별없는 지구적 경제체제에서 산다는 점에 있다.(13쪽) 기후변화, 해양 산성화, 성층권 오존의 소진, 생물지구화학적 흐름의 경계 (질소와 인의 순환파괴), 전 지구적 담수 이용, 토지이용의 변화, 생물 다양성의 손실, 에어로졸의 대기누적, 화학적 오염. 이 ‘9가지 행성 경계’가 임계 수준에 도달했고, 이들 중 기후변화, 생물 다양성, 질소 순환은 인간의 산업활동 개입으로 지속가능한 경계를 이미 넘어서서 지구시스템에 심각한 균열이 일어났음을 보여준다. 그중 가장 크고 즉각적인 위협 위기는 기후변화이다. 특히 북극해빙의 감소는 지구적 재앙이며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미래경고에 대비해 당장 행동해야한다. 인간이 유발한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탄, 질소산화물 등)의 증가는 세계의 기후를 불안정하게 한다. 인류가 현재 경로를 변경하지 않는다면, 이 행성에 사는 대부분의 종들에게 끔찍한 영향을 줄 것이다. 기후변화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문제들이 악화일로에 있다는 징후는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매년 봄이면 아카시아 꽃향기 그윽했는데 올해는 아니었다. 코로나로 외출을 자주 못해서 지나갔거니 싶었는데, 바로 기후변화 때문이었다. 올해는 지역적 개화시기가 비슷하여 한꺼번에 꽃이 피는 바람에 꿀 생산이 평년에 비해 10%도 안된다고 한다. 곡물 자급률이 세계최하위 수준인 23%밖에 안되는 한국에서 꿀 생산뿐 아니라 앞으로 닥칠 식량위기가 걱정이다.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2020’에서는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이번 세기말에 쌀 생산량은 25% 감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향후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 ‘식량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2020년 7월30일 한겨레) 식량부족은 기아난민을 발생시키고 이는 시리아처럼 전쟁으로 이어져 시민들의 생명평화를 위협하는 국제문제가 된다. 환경부와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일으키는 각종 이상 기후 현상들이 미래에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처럼 기상악화가 반복되면 식량위기, 주거위기는 사회위기로 이어진다.

과학자들은 산업화가 시작될 때 이산화탄소 농도는 280ppm이었는데 450ppm을 넘기면 돌이킬 수 없는, 즉 지구온도 2도 상승으로 회복력을 상실하게 되고, 지구온난화 기후위기는 인간의 손을 떠나 통제불가능한 상태로 돌입한다. 이산화탄소보다 더 강력한 온실가스 메탄 하이드레이트, 빙하의 붕괴와 소멸, 영구동토층의 메탄 방출 등 기후변화가 연쇄적으로 일어나 ‘지구가열’ 상태가 된다. 이후 그린란드와 남극 빙하가 모두 녹아 해수면은 7미터에서 60미터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조천호의 파란하늘 빨간지구, 149쪽), 알베도(반사율)가 낮아져 기온은 더욱더 치솟을 것이다. 바닷물의 이산화탄소 흡수율도 한계에 다다라서 더 이상 이산화탄소를 흡수 제거하기 힘들어지고, 해양의 산성화를 불러와 바다생물이 죽음의 쓰레기로 넘쳐날 것이다. 이것은 인류가 여섯번째 대멸종으로 가게 되어 종으로서 인류와 탐욕추구의 자본세는 끝이 난다. 해오던 방식대로 한다면 이제 미래는 없다. 지구가 더 이상 한계를 참지 못하고 인간을 털어내는 몸부림을 칠 것이다. 포스터와 맥도프는 지구환경이 인류 생존을 절멸시킬 정도로 변화하고 있는 근본원인은 바로 ‘자본주의’라고 지적한다.

두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구의 생태가 인간의 활동으로 지속적이고 가혹하게 공격받고 있다는 것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 자본주의적 경로를 급진적으로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결과는 처참할 것이라는 점 역시 명백하다. 지구의 환경위기가 보이고 있는 다면적이고, 복합적이며, 급격히 가속되는 특징은 단 하나의 체제적 원인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경제적, 사회적 질서 말이다. 생태악화의 주된 원인은 ⟪침묵의 봄⟫저자인 레이첼 카슨이 역설한 것처럼, “속도와 수량의 신, 빠르고 손쉬운 이윤의 신을 숭배하고, 그리고 이러한 우상숭배라는 끔찍한 악으로부터 생겨난” 사회 경제질서에 있는 것이다.(33쪽)

그렇다. 자본주의 작동규칙과 자연의 법칙, 둘 중 어느 것을 바꾸겠는가 ? 중도는 없다. 확실하고 명백한건 자연의 법칙을 인간이 바꿀 순 없다.

행성파괴에 이르는 길 현행유지

이 책에는 지구전체에서 벌어지는 생태위기를 여러 측면으로 다루었고 생태위기의 원인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체제인 자본주의 본성에서 찾고 있다. ‘현행유지’의 지속은 지구적 재앙의 길이다. 그러므로 지구상에서 인류의 생태발자국을 제한해야 한다(한사람이 대지와 자원을 점유하고 사용 폐기하는 것). 특히 부유한 나라들에서는 성장을 중단하는 경제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싱크대로서 환경(즉 행성이 폐기물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과 수도꼭지로서 환경(재생 불가능한 중요 자원의 공급)은 절대적 한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37쪽) 환경문제들은 인간의 무지나 타고난 탐욕의 결과가 아니다. 환경문제들은 회사의 소유자들이 (일부는 분명히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도덕적으로 부족해서 일어난 것도 아니다. 또는 단순히 적절한 규제가 부재해서 오는 것도 아니다. 그 대신 이를 설명하려면, 우리는 정치, 경제의 근본적인 작동을 보아야만 한다. 생태파괴가 현재 우리의 생산과 분배 체제의 내적 본성과 논리 속에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해결하는 게 그렇게도 어려운 것이다.(41쪽) 자본주의는 달리는 자전거와 같다. 끝없이 이윤을 추구하며, 그 이윤조차도 다시 투자하여 더 큰 규모로 축적을 해나가는 경제체제다. 요즘 경제위기가 계속되는 것은 이미 고장 난 자전거이기 때문이다.

자원과 상품, 이윤 획득을 위해 새로운 시장을 사냥하고, 저임금생산의 이윤을 충족시키기 위해 실업상태의 상대적 잉여인구와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마이너스 혹은 제로 인구성장은 심각한 문제들을 초래한다. 부유한 선진국이나 한국에선 출산률 저하니 뭐니 생산소비인구감소를 탓하지만, 전세계 차원에선 급격한 인구증가에 따른 문제들에 책임이 없던 소농공동체 토착공동체들이 고향터전을 빼앗기면서 자본주의 대도시로 내몰리고 있다. 그리고 도시화는 확산되며, 인구증가와 빈민가는 넘친다. 이와 같은 하위계층은 거대 기업과 국가, 주류 환경주의자들의 주장과 달리 “본질적으로 아무 것도 배출하지 않는다. 이 말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절망적인 빈곤에 놓인 사람들의 인간다운 생활은 기후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전혀 충돌하지 않으며, 이는 매우 부유한 사람들에게 책임있는 문제다.”(44쪽) 인류의 절반가량(극심한 빈곤 속에서 살고, 하루 2.5달러도 안되는 돈으로 생활하는 30억 이상의 사람들)이 위생상 주거 , 안정된 식량, 깨끗한 식수, 의료보장과 같은 기본적인 인간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39쪽) 해결책은 빈국들을 발전 못하게 막는 것이 아니라, 부국들이 먼저 이윤과 축적, 기하급수적 성장에 맞춰진 체제로부터 벗어나 민주적이고 평등한 계획경제의 안정 상태를 지향해야 한다. 한국경제도 변혁된 사회체제의 통제를 받아야한다.

‘현행유지’ 비즈니스 모델은 극단적인 경제적 불평등을 확대했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6년 미국에서 상위 1%의 소득은 전체 국민소득의 21%와 맞먹고, 인구 중 하위 50%의 전체소득과 동일한 양이었다. 친환경 소비에 쓰인다고 하더라도 상위 1% 소득자들의 평균 생태발자국은 소득분배 중 하위 50%에 있는 사람들의 생태발자국을 훨씬 초과한다.(46쪽) 자본주의에서 경제를 유지시키는 것은 체제의 꼭대기에 있는 이들에게 소득과 부가 더 많이, 더 불균등하게 돌아가도록 만드는 경향을 낳는 더 큰 자본축적에 있다. 따라서 안정상태의 경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권력과 재력에 맞서 투쟁할 뿐만 아니라 하나의 체제인 자본주의의 기본 논리 이데올로기, 프로파간다에 맞서야 한다.(47쪽)

계속 팽창해야하는 자본주의 경제와 환경파괴

세계의 구석구석, 거의 모든 곳을 지배하고 있는 경제체제는 자본주의다. 특히 현실사회주의 붕괴 이후에 우리 모두에게 자본주의는 너무나도 삶의 일부가 되어 버려서 숨쉬는 공기처럼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부지불식간에 자본주의에 꽉 사로잡혀 있어서, 거의 의식하지 못한다.(51쪽) 이 책에서는 칼 마르크스의 자본에 관해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자본가가 직접 생산자(노동자)가 발생시킨 잉여생산물을 전유하고, 이를 통해 소유자가 자본축적(부의 축재)을 할 수 있게 하는 경제적, 사회적 체제다. 생산은 이윤의 발생과 축적의 촉진을 목적으로 시장을 위한 상품을 생산하는 물질적 형태를 취한다. 이 체제에서 개인들은 자기이익을 추구하며, 오직 자신들 간의 상호경쟁과 시장의 비인격적 힘들을 통해서만 제제를 받는다.”(51쪽) 자본의 축적은 다음과 같은 과중한 환경적, 사회적비용을 야기한다. ① 소득과 부의 양극화, ②(오르내리기는 하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실업 및 반실업예비군, ③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참담한 경재공황, ④ 막대한 비용을 사회 및 환경에 책임 전가하는 외부화, ⑤ 체계적인 전쟁과 제국주의, ⑥ 수많은 개인들이 지닌 잠재력의 불구화.(52쪽)

최근 뉴스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각국이 국민들의 이동을 통제하거나 봉쇄하면서, 인적인 끊긴 도시의 거리에는 퓨마, 여우, 사슴 등 야생동물들이 거리에 출몰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잠시 인간 산업활동을 멈추었더니 대기가 맑아진 듯하고 회복된 듯하다. 이 와중에도 거대 제약기업들은 세계적 보건 비상사태를 이용해서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로 그들의 시장과 수익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두 저자는 다음과 같이 자본주의 성장의 역설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경기후퇴 동안에는 환경의 질이 개선된다. 굴뚝으로 배출되고 물에 유출되는 오염물질이 감소하고 공공운송이 감소하며 자연자원의 채굴이 줄어든다. 그렇지만 이러한 조건에서 지금의 체제가 자본축적과 성장을 회복하려고 시도하는 방법이 하나 있다. 경제가 힘든 시기에는 자연환경을 유지하기 어려운 사치재로 간주하여 보호수단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것이 자본주의 경제의 회복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환경에는 언제나 몇 배 더 파괴적이다.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서 환경규제가 완화될 뿐만 아니라, 경제가 팽창하면서 이제 더 많은 에너지와 자원을 끌어 쓰기 때문이다.(83~84쪽)

기후위기는 국가 간에도, 북반구와 남반구에도, 세대 간에도, 계급적 문제이자 여러 형태의 사회적 불평등문제이고 정의롭지 못하다. 폭염과 가뭄, 폭우와 폭설 등 전 지구적 기후변화는 부유하든 가난하든 사람을 가리지 않지만, 기후위기가 심화되면 먼저 취약계층인 노인, 아동, 만성질환자, 장애인 등 사회경제적 약자부터 위험해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환경악화에 가장 취약한 사람들은 빈곤한 사람들이다.(121쪽) ‘환경정의’ 운동은 특히 독성폐기물과 관련하여 환경악화가 빈곤한 공동체에 떠넘긴 부담에 대해 집중투쟁하면서 성장했다. 오염산업과 폐기물 처리시설들은 가난한 동네나, 토지용도규제 관련 법률이 없고 반대투쟁을 할 수단도 별로 없는 사람들이 사는 미통합지역에 위치하는 경향이 있다.(122쪽)

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외치듯이, 미래청소년들이 사용해야할 탄소는 구세대가 이미 써버린 화석연료의 1/6밖에 남지 않았다.

이 책에서 포스터와 맥도프는 크게 두 부류의 독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 하나는 생태위기가 자본주의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알고자 하는 환경주의자들이다. 다른 하나는 여전히 생태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그래서 생태위기에 맞선 투쟁을 자신의 운동과 결합시켜 나가지 못하고 있는 좌파와 노동운동세력이다.(옮긴이의 글) 환경관련 일부 시민단체들은 자금마련을 위해 정부나 기업이 원하는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맡아 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그들이 요구하는 바를 무시할 수 없게 되고 심지어 환경파괴가 일어나는 면죄부도 서슴없이 하게 된다. NGO들은 기업의 이해에 의존하게 되고 영혼을 타협시킨다.

언론인 조한 하리는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수십 년 동안 천천히 야금야금 기업의 부패가 진행된 이후, 거대 환경단체 중 일부는 기업 후원자가 원하는 모습으로 스스로를 재구성했다. 즉 그들은 지구보다 이윤을 위에 두고 섬기게 되었다. 그들은 스스로 잘 알면서도, 생태자살로 이끌게 될 테제를 지지하고 있다. 왜냐하면 자연의 붕괴가 발생함에 따라, 잠시나마 더 많은 수입이 자신들의 계좌에 들어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130쪽)

현행유지녹색 자본주의를 주장하는 거대 기업과 국가, 그리고 주류 환경주의자들

고삐풀린 자본주의는 자연이 마치 정복해야할 대상인 것처럼 지구자원과 에너지를 마구 쓰고 내다 버린 결과 사회경제적으로는 78억 인구, 비료소비량, 에너지, 물 사용량, 통신량, 운송수단 등이 팽창하였고 지구시스템 변화로는 온실가스, 오존파괴, 지상온도증가, 생물다양성 파괴, 오염물질, 쓰레기증가를 불러왔다. 이런 거대한 가속은 지구환경 파괴와 궤를 같이한다. 이제 인류는 지구시스템에 자연의 흡수력을 능가하는 영향력으로 행성경계를 넘어 행성파괴가 된 지질학적 증표를 유산으로 남겨 증언할 것이다. 생물들의 멸종, 바다 산성화, 파괴된 숲, 사막화, 사라진 빙하와 가라앉은 섬의 흔적,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캔, 대양의 거대한 쓰레기 섬…….

이러한 파국적 상황에서도 ‘녹색 자본주의’ 거대 기업과 국가, 그리고 주류 환경주의자들은 ‘현행유지(Business as Usual)’라는 틀을 고수하고 있고, 환경위기라는 상황 속에서 구조해야할 대상은 인간과 사회가 아니라, 바로 자본주의가 된다. 이들은 환경위기의 주요 원인을 인구 성장과 기술적 발전의 미진함에서 찾고 이를 제어할 수 있다면 현존하는 체제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와 같은 수준의 경제성장을 유지하면서 자원의 고갈을 막고 폐기물의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환경기술이란 마법의 세계에서나 통할 일이다. 이들이 생태위기의 해결책으로 내놓은 기술적 처방들은 겉모양만 그럴듯하게 치장해놓은 녹색분칠.(147쪽)이었다. 탄소배출총량거래제,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핵 발전, 대규모 지구공학적 탄소격리, 청정석탄, 농산물에너지 등 신기술의 도입은 환경 재앙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해 주기는커녕, 오히려 생태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기만 할 뿐이다.

거대 기업과 국가, 주류 환경주의자들은 환경 재앙을 ‘녹색 자본주의’라는 모토 아래 오히려 자본주의 체제를 운영하기 위한 불가피한 비용으로 계산하고, 상품화하여 환경문제를 해결하려 시도하고 있다. 저자인 포스터와 맥도프는 이를 근본적으로 비판한다.

“끊임없이 더 큰 규모로 자본축적을 추구하면서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단 하나의 목적만을 가진 체제, 따라서 지구상의 모든 사물 하나하나를 가격을 지닌 상품으로 전환시키고자 하는 이 체제에 영혼이 있을 리 만무하다. 이 체제는 결코 영혼을 가질 수 없고, 결코 녹색이 될 수 없다.”(135쪽)

문재인 정권은 아직까지 4대강을 원상회복으로 돌리기는커녕, 금년 7월 14일 공개된 ‘그린뉴딜’종합계획안인 비대면 산업 육성, 디지털인프라 구축을 통해, 역시 살림의 길과는 반대로 정책방향을 역주행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탈 석탄 정책과 반대로 신규 석탄 화력발전소를 7기나 증설할 계획이고, 해외 인도네시아에 2기와 베트남에 석탄발전소를 투자 ‧ 건설하여 악질수출국가로 등장하고 있다. 또한 진정한 그린뉴딜이라면 기후변화의 대책을 위해 식량자급을 끌어올리고 건강한 먹거리 농업발전과 연계해 농민과 농촌을 살리는 대전환 정책이어야 한다. 저자들의 말을 빌리자면 현 정권 역시 자본주의체제 안에서 자본주의 방식으로 생태위기를 해결하려는 ‘녹색자본주의 ‘녹색분칠’ 이다.

현재의 자본주의적 사회질서관계는 그대로 유지하고, 책임을 외부화하며 타자화를 통해 배척과 제거를 일삼는 기술적 처방이나 시장 기반의 해결책으로 전면 대파국에 임박한 생태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 기후위기의 해결책이 핵 발전이나 지구공학 같은 기술적 방법이 아니고, 코로나위기의 해답이 백신치료제 개발로 만능이 아니듯이, 사냥하듯 한도 끝도 없이 이윤착취와 성장을 추구하는 자본주의를 변혁하는 것에 길이 있다.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책에서 포스터와 맥도프는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민주적이고 평등한 계획이 이루어지는 사회, 인간과 환경 사이의 합리적 물질대사의 유지를 목표로 하면서 경제적, 사회적 정의를 고무하는 사회를 건설하는, ‘기후변화 말고 체제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생태혁명’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기후위기에서 생태혁명으로, 생태적 환경운동과 노동계급운동의 연대와 단결의 길로

포스터와 맥도프의 주장은 심각한 생태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들이나, 개인과 집단들이 자신의 조건에서 할 수 있는 대중교통이용, 자전거타기, 채식 등과 같은 실천들이 지니는 의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실천과 함께, “자본주의 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실제로 모두 실현할지라도, 그것으로는 자본주의라는 경제체제 자체가 그 작동 과정에서 환경적, 사회적 손상을 일으키고 누적하며, 연쇄 증폭한다는 근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179쪽)는 것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자연과 인간 모두를 착취, 억압하는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는 혁명에 나설 것을 제안하며, 이 목표를 위해 착취와 소외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계급의 운동 및 다양한 부문과 장소에서 문제들과 싸우는 반자본주의적 사회운동과 기후위기 환경파괴 재난에 맞서 싸우는 생태운동이 하나로 단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는 전염병과 각종 질병, 들끓는 곤충, 지구 곳곳에 폭염과 홍수, 가뭄, 대형 산불 등 앞으로는 일상적으로 나타날 기후재앙을 실감하면서 인류가 절멸하기 전에 유일한 행성 지구를 지켜야 한다. 미래세대는 단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고, 기근과 자원을 둘러싼 끊임없는 분쟁이 일어나고, 수백만 년 동안 진화되어온 다양한 생물종들도 멸종될 것이다. 인공적이든 자연발생적이든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은 반복될 것이다.

고용노동부에 신고된 사고만도 매년 2천명 이상 산업재해사망(산재사망률 1위)과 21년째 자살률 세계1위인 한국에서는, 근본적인 체제를 바꾸지 않고는 이러한 상황은 계속될 것이다. 무한경쟁으로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는 성장비전에 대한 광적인 집착을 버려야할 때다. 더 늦기 전에, 생태계와 노동자 인간들을 되살리는 생태혁명을 통해 새로운 사회로 가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경제체제 정치질서가 더 이상 인간과 자연을 약탈 착취할 수 없을 때, 즉 자본주의 종식보다도 먼저 인류세계가 생태적 위기 끝에 극단적 종말을 맞게 되는 걸 더 이상 외면할 수는 없다. 회피할 수도 없고 도피할 곳이 어디인가.

『환경주의자가 알아야 할 자본주의의 모든 것』은 제목에서 알려주듯이 환경파괴가 자본주의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이 체제를 벗어나 새로운 사회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읽기다. 민중이 읽고 듣기를 시작하면 혁명이 다가온다. 이 책은 기후재앙과 전염병 팬데믹 시대에 더욱 긴급하다. 생태혁명으로 서로 연대하고 협력하여 일구어가는 새로운 사회는 충분히 가능하다.

더 읽어야할 책을 소개한다면 포스터의『생태혁명』, 그리고『아스팔트에서 피어난 꽃 』,『기후 정의』, 또한 진정한 생태혁명을 오랫동안 염원하며 주장해온 고 김종철 선생의 마지막 글이 실려 있는 ⟪녹색평론 173호⟫를 추천한다. 그 중⟨기후변화에 관한 거짓해결책들⟩을 통해 자본주의 모순을 발견하고 생태혁명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더 높은 경제적 사회구성체의 관점에서 보면 지구를 개인이 사적으로 소유하는 것은 한 인간을 다른 이가 사적으로 소유하는 것만큼이나 불합리하다. 사회 전체 국가 심지어 동시대의 모든 사회를 다 합치더라도 이 지구의 소유자일 수 없다. 그들은 단지 지구의 점유자이고, 지구에게서 이익을 얻는 이들이며, 뒤를 이을 다음 세대들에게 더 나은 상태로 물려줘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칼 맑스, 자본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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