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123호 <현장과광장>2호 독자후기 : 자본주의에 맞선 노동자계급의 투쟁 과제를 제시한 글들

허영구 ㅣ 평등노동자회 대표

봄부터 전파되기 시작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엄청나게 쏟아진 장맛비에도 쓸려가지 않은 채 가을 문턱에 이르기까지 완강하게 버티고 있다. 문제는 이 재난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 세계 자본주의의가 공황적 위기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가 전 지구적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현장과 광장]2호를 받아들자마자 단행본 같은 표제로 “영원한 승리의 그 날까지”가 눈에 들어온다. 본 문 중 송필경님의 쿠바 방문기에서 체 게바라가 아프리카 콩고에 혁명의 불씨를 지피기 위해 떠나면서 피델 카스트로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 구절이라는 소개 글을 읽고 나니 제목이 정겹게 다가온다. 조창익 편집위원장의 발행사도 같은 제목이고, 여는 시 체 게바라의 ‘멈출 수 없는 싸움’까지 이 책에 투쟁과 혁명의 열기를 확 불어넣은 것 같다.

<정세>. 박하순님은“코로나 공황과 노동자운동의 대응”에서 ‘코로나 공황’을 자본주의 공황의 폭발적 계기로 규정하면서 1930년대 보다 더 높은 30%대의 실업률과 2008년 금융경제위기를 넘어서는 등 미국경제를 심층적으로 분석·전망하고 있다. 깔끔한 글이다. 손미아님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 대유행을 통해 본 자본주의 모순과 대안”에서 ‘자본주의 사회의 최후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는 인류재앙의 끝에서 새로운 사회의 발전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서 노동자 계급과 민중의 안전과 생존권을 위한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체 게바라도 의사였다던데, 병든 세상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청진기가 아니라 혁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현장>, 역시 투쟁의 목소리다. 양한웅님은 문재인 정부에서 계속되는 노동자 죽음에 대해 절규했고, 이종란님은 삼상 재벌에 맞서 강남역 철탑 위에서 고공농성 중인 김용희 해고노동자를 소개했으며, 조창익님은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를 촉구하는 농성장에서 약속을 저버린 정권을 향해 분노를 표출했다. 송경동 시인은 경마 기수 문중원 열사에 바치는 헌시에서 “더 박차를 가해” 투쟁할 것을 주문했고, 고희림 시인은 네팔에서 한국에 돈 벌러 왔다가 산재로 목숨을 빼앗긴 두 명의 노동자 영전에 “돈으로 사람을 때리지 말라고”고 절규했다. 여기 소개되지 않은 수많은 투쟁 현장이 연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정권과 자본은 한 편이다.

노동자들의 삶과 죽음, 투쟁뿐만 아니라 환경운동가 진진수님의 “환경파괴의 참상, 영풍 석포제련소 탐방”을 실었다. 자본주의는 노동착취를 통해 이윤은 사유화 하고, 환경을 파괴하면서 손실은 사회화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룹 계열사인 영픙문고는 이런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게 사람들에게 인식된다. 전력생산의 미명 하에 방사능에 피폭당하는 노동자와 지역주민들, 100만 년 안전하게 보관해야 할 사용 후 핵연료 문제,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지적당하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소 등 환경문제는 첩첩히 쌓여 있다.

<특집: 사회주의>, 자본의 공세 속에 고용과 임금 그리고 생존권을 지키기에도 급급한 현장의 노동자들에게 자본주의 착취와 수탈을 극복할 전망과 대안으로 ‘사회주의’를 제시하고 있다. 홍승용님은 “오늘의 사회주의”에서 공산당 선언(1948년)의 ‘사적소유 변화가 아니라 폐지’를, 로자룩셈부르크의 ‘사회주의냐 야만이냐’를 통해 노동자 국가는 자본권력을 제압할 가장 강력한 수단임을 제시하고 있다.

백철현님은 “무정부주의의 정치적 본질과 이 본질로부터 나오는 반혁명적 특성들”에서 ‘자율적인 개인들의 행복사회나 기존 생산체제를 유지하면서 자치와 부조’를 주장하는 아나키즘 즉, 무정부주의는 혁명에 반대편에 서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범주님도 부르주아 독재에서 노동자 독재와 생산수단의 사회적 소유를 주장하고 있다.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들 다수가 다주택자이거나 돈이 많은 자산가들이다.

송필경님은 “쿠바와 체 게바라”에서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가 8.2명(OECD 평균 3.3명, 한국 2.3명)으로 세계 최고인 쿠바를 소개하고 있다. 마침 한국의 의사단체가 정부의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는 방침에 맞서 파업하는 중에 여러 가지로 비교가 된다. 미제국주의에 맞서 쿠바혁명에 성공했고 야만적 경제봉쇄 속에서도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실현하는 쿠바에서 뜨거운 혁명가 호세마르티, 피델카스트로, 체 게바라를 소개하고 있다.

이현숙님은 “마르크스주의와 수정주의”에서 에두아르트 베른슈타인(1899년)의 책 [사회주의의 전제와 사민당의 과제] 서평에서 자본주의에서 민주주의의 본질은 자본가 계급의 독재이므로 노동자계급이 투쟁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독점자본이 거대한 초과이윤 중 일부를 사용하여 노동자 지도부와 노동귀족 상층부를 매수’한다 점은 매우 시사적이다.

<주장>, 김태균님은 “공황기 대우조선 노동자들의 투쟁방향”으로 대우조선해양을 노동자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매각저지-독자생존-국유화“를 제시하고 있다. 양준호님은 “역사적 사건들과 인물들은 두 번 나타난다, 한 번은 비극으로 한 번은 희극으로”에서 프랑스 혁명 과정에서 나폴레옹의 반동적 쿠데타로 황제의 길을 걸은 것과 마찬가지로 오늘날 촛불정부라는 ’문재인 정권의 희극적인 반동‘을 지적하고 있다.

이성우님은 “포스터 모던적 사고 비판”에서 먼저 모더니즘적 사고에 충실하라고 권고한다. 문영찬님은 “지본주의와 노동법”에서 헌법은 자본주의 사적 소유를 규정하고 있지만 노동법은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의 힘의 관계에 있으므로 국회 일정이 아니라 계급투쟁 원칙하에 투쟁 전술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노총이 하반기 정기국회에 대응해 관성적으로 노동법 개정투쟁을 전개하는 것을 지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론>, 김성구교수는 “국가 독점 자본주의(론)”을 설명하고 있다. ‘사회화와 적응, 이행 형태로서 독점과 국가독점’은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모순, 생산의 사회화와 사적 자본가적 영유간의 모순이 자본주의 근본 모순이라고 지적한다. ‘국가독점 자본주의와 국가의 성격 및 기능의 변화’에서 법률, 화폐제도, 계급관계, 간접자본, 상비군제도 등을 소개한 뒤 케인즈주의적 국가독점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적 국가독점자본주의를 설명하고 있다. ‘보론’으로 독점과 국가독점에 대한 마르크스, 엥겔스, 레닌의 견해를 소개하고 있다. 레닌의 [자본주의 최고단계로서 제국주의]에서 ‘독점과 금융자본의 지배가 형성되고 자본수출이 중요한 의미를 획득하였으며, 국제 트러스트들에 의한 세계분할이 시작되고, 당시 특수한 경우이긴 했지만 자본주의 열강들에 의한 지구전체의 영토분할이 완료된 발전단계의 자본주의’를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너무 학술적이어서 읽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천연옥님은 “노동운동과 페미니즘”에서 ‘페미니즘은 여성해방론과 동의어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페미니즘의 역사와 갈래- 자유주의, 급진주의, 유물론적, 맑스주의, 사회주의 페미니즘-와 ‘사회주의 여성해방론’에서 프리드리히 엥겔스, 아우구스트 베벨, 클라라 체트킨, 로자룩셈부르크, 알렉산드라 콜론타이 등 인물을 소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남성에 대항해 여성이 단결하는 부르주아 페미니즘이 아니라 로자룩셈부르크가 주장한 바대로 자본에 대항해 남성과 여성이 단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페미니즘에 대한 공부가 부족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많은 도움이 됐다.

<과학>, 신명호님은 “과학과 기술의 정치화를 위한 이론적 주제들”에서 ‘기술 파시즘의 분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론적 주제로 과학 공동체, 집단적 노동과 사회적 노동, 하나의 통일되고 일관된 보편적 방법과 체계 그리고 표준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객관적 실체에 적합해야 한다는 점(공통의 기호), 과학의 이론과 법칙은 특정한 조건에서만 참임, 과학적 사고의 근본적 특징은 지속적인 운동과 계급적 모순과의 투쟁을 동반해야 함, 불변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생성해 가는 것, 지역(연구)적 국제(과학화)적 체제를 들고 있다. 과학기술에 대한 철학, 역사인식 등의 부족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영화로 세상보기>, 이영주님의 “주어진 가족과 선택한 가족”으로 영화 ‘이장’과 ‘어느 가족’에 대한 글은 영화를 안 봤지만 마치 본 것처럼 느껴지는 글이었다. 특히 ‘세기말적 가부장제에 박별을 고한다’는 정승오 감독의 영화 ‘이장’은 어린 시절 할머니, 어머니, 누님들의 삶과 생각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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