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4일 「A학교 성폭력 사안·공익제보교사 부당전보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와 서울시교육청이 “지혜복 교사의 복직과 학교 성평등 문화 개선”을 위한 합의를 진행했다. 2026년 8월 11일 지혜복 교사에 대한 해임처분 취소판결이 확정된 데 이어 마련된 이번 합의에는 지혜복 교사의 안정적인 직무 복귀, 피해 학생과 양육자에 대한 사과와 회복 지원, 학교 성폭력 대응체계와 성평등교육 개선, 교원 전보 제도 개선, 연대자들에 대한 사과와 조사·평가 TF 구성 등이 담겼다.
현장실천 사회변혁 노동자전선은 이번 합의를 오랜 투쟁과 연대가 만들어 낸 소중한 성과로 평가하면서도 다음과 같은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
첫째, 이번 합의는 투쟁의 단순한 ‘종료’가 아니라 새로운 투쟁의 출발점이다.
서울시교육청 신청사와 종로청사 농성을 종료하고 관련 물품을 정리하는 것은 투쟁의 한 국면을 마무리하는 일이다. 그러나 합의문에 담긴 조사·평가 TF의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조사, 교원 전보제도 개선기구 운영, 학교 성평등 문화 조성과 제도 개선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감시하고 실현해야 할 과제이다. 특히 교육청이 합의 체결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조사와 평가를 마무리하겠다고 한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TF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지 끝까지 확인해야 한다. 합의문의 문구가 현장의 변화로 이어지도록 지속적인 감시와 투쟁이 필요하다.
둘째, 연대자들에 대한 사과와 실질적인 피해 회복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이다.
합의문에는 서울시 교육감이 연대자들이 경찰에 연행되어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겪은 데 대해 사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공대위가 요구한 교육청 예산을 통한 회복 지원과 배상에 대해서는 현행 법령과 예산 제도상 어렵다는 교육청의 입장도 함께 확인되었다. 이러한 입장 차이가 단순히 ‘확인’되었다는 이유로 봉합되어서는 안 된다. 연대자들이 입은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회복하는 것은 투쟁공동체가 끝까지 책임져야 할 도덕적·사회적·동지적 의무이다. 교육청 예산을 통한 직접 지원이 어렵다면 다른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서라도 연대자들의 피해가 방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노동·사회운동 진영은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실질적인 해결을 요구해야 한다.
셋째, 공익제보자 보호제도의 실질적인 강화가 필요하다.
지혜복 교사는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29조의2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가 있으며, 교육청은 법원의 확정판결이 있을 경우 그 취지에 따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공익제보자가 소송을 제기하기 이전부터 부당전보와 각종 불이익 조치, 조직적인 괴롭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는 일이다. 합의문에 따라 교원 전보 제도 개선 기구에 지혜복 교사 또는 지혜복 교사가 추천하는 사람이 참여하도록 한 것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제2, 제3의 지혜복 교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익제보자의 원직 보장, 불이익 조치의 즉각적인 중단, 가해 책임자에 대한 조사와 책임 추궁, 공익제보자에 대한 법률·심리·생계 지원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을 넘어 상급기관과 국회 차원의 제도 개선까지 추진해야 한다.
넷째, 승리 보고대회와 평가 토론회를 투쟁의 기억과 교훈을 남기는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번 합의로 투쟁이 마무리된 것은 결코 아니다. 투쟁 과정에서 어떤 투쟁 전술과 연대 방식이 힘을 발휘했는지, 어떤 균열과 한계가 드러났는지를 차분하게 기록하고 공유해야 한다. 이번 투쟁의 경험이 하나의 사건에 대한 기억으로 소진되지 않고, 앞으로의 노동·교육·사회운동을 전진시키는 집단적 자산으로 남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번 합의는 지혜복 교사 개인의 복직을 넘어 학교 성폭력과 교과 운영 부조리를 폭로한 공익제보자의 정당성을 확인하고, 교육청의 책임을 일정하게 인정하게 만든 투쟁의 성과이다. 이 성과는 지혜복 교사의 꺾이지 않는 투쟁과 수많은 노동자·시민·사회단체의 연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는 이번 합의를 통해 지혜복 교사가 안정적으로 직무에 복귀하고, 피해 학생과 양육자가 정당한 사과와 회복 지원을 받으며, 학교 성폭력 사안 처리와 성평등 문화가 실질적으로 개선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합의는 종착점이 아니라 우리가 쟁취한 최소한의 기준선이다. 합의사항을 현실로 만들고 그 위에 더 많은 권리와 더 넓은 연대를 쌓아 올리는 것은 다시 우리의 투쟁에 달려 있다. 현장실천 사회변혁 노동자전선은 합의 이행의 전 과정을 끝까지 지켜보고, 공익제보자를 보호하며 성평등한 학교와 노동현장을 만들기 위한 투쟁에 계속 함께 할것이다.
2026년 9월 9일
현장실천 사회변혁 노동자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