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주 52시간제를 “획일적인 강력한 규제”라고 규정하고, 포괄임금제 금지도 기업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반대했다.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노동시간 규제 제도를 자본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제로 바라본 것이다.
주 52시간은 노동자가 반드시 일해야 하는 시간이 아니다. 법정노동시간은 주 40시간이며, 주 52시간은 연장노동 12시간을 허용하는 최대한도다.
포괄임금제 역시 연장·야간·휴일노동에 대한 법정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수단으로 사용자인 자본이 광범위하게 악용해 온 제도였다.
그런데도 이소영 후보자는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과 공짜노동보다 자본의 비용과 부담을 먼저 걱정했다. 이는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노동력을 더욱 자유롭게 이용하려는 자본의 요구를 대변한 것이다.
이소영 후보자는 중소기업의 인력난과 다양한 노동형태를 노동시간 규제 완화의 근거로 내세운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어려움도 노동시간 상한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본주의적 경쟁, 특히 독점자본과 비독점자본 사이의 불평등한 경쟁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문제다. 독점자본은 시장지배력과 원·하청 관계를 이용해 비용과 위험을 비독점자본인 중소기업에 떠넘긴다. 비독점자본은 다시 그 부담을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비정규직 확대와 고용불안으로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노동시간 상한을 완화한다고 중소기업 인력난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독점자본과 비독점자본 사이의 경쟁에서 발생한 부담을 노동자에게 더욱 손쉽게 전가하도록 만들 뿐이다. 물론, 비독점자본 역시 노동자를 착취하는 자본이며, 독점자본과의 경쟁을 이유로 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요한다. 독점자본과 비독점자본의 충돌은 더 많은 이윤을 차지하려는 자본가계급 내부의 경쟁일 뿐이다. 노동자계급은 어느 한쪽 자본의 편에 설 이유가 없다.
이소영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이재명 정권이다. 따라서 이번 발언을 후보자 개인의 실언이나 자질 문제로 축소할 수 없다.
민주당은 ‘혁신’과 ‘유연성’을 말하고 국민의힘은 ‘기업의 자유’와 ‘규제 혁파’를 말하지만, 노동자의 권리와 자본의 이윤이 충돌하면 모두 자본의 편에 선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두 정당 사이에 자본주의를 관리하는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임금노동과 자본주의적 소유·착취 관계를 유지한다는 점에서는 모두 자본가 정당이다.
이소영 후보자는 김앤장 출신이며 배우자도 김앤장 소속이다. 이재명 정권은 봉욱에 이어 한찬식까지 김앤장 출신 인사를 민정수석에 임명했다. 이는 몇몇 인사의 도덕성이나 개인적 친분 문제가 아니다. 거대 법률자본을 매개로 독점자본과 국가권력이 결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유지하려는 이소영 후보자의 태도도 피해자 보호라는 명분과 달리 검찰의 권한을 옹호한다는 점에서 같은 계급적 방향을 드러낸다.
문제의 핵심은 이소영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고 다른 인물로 교체하는 데 있지 않다. 자본주의적 소유와 착취질서를 유지하고 자본의 이해를 국가정책으로 관철하는 자본가 정권이 문제의 본질이다.
결국 이소영 후보자의 청문회는 한 후보자의 자질 문제가 아니라 장시간 노동과 공짜노동을 확대해 자본의 이윤을 보장하려는 이재명 정권과 여야 자본가 정당의 계급적 본질을 드러낸 사건이다.
노동자의 시간과 생명은 자본의 필요에 따라 완화할 수 있는 ‘규제’가 아니다. 실질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과 신규채용 확대, 포괄임금제 폐지,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내걸고 자본과 정권에 맞서 투쟁해야 한다.
노동자의 시간과 생명은 오직 노동자계급 자신의 독자적인 조직과 투쟁을 통해서만 지킬 수 있다.
2026년 9월 17일
현장실천 사회변혁 노동자 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