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집행부는 누구의 편에 서 있는가!

회계공시 수용은

노조 자주성에 대한 공개적 후퇴이자 굴복이다.

2024년 2월 28일, 전국금속노동조합은 대의원대회에서 회계공시 전면 거부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 결정은 민주노조의 자주성을 지키기 위한 정치적 선언이었다. 윤석열 정권이 노동조합 내부를 들여다보고 통제하려는 시도에 맞선 정당한 결정이었다.

그런데 윤석열이 물러간 지금, 2026년 금속노조 집행부가 이 선언을 스스로 뒤집으려 하고 있다. 뜬금없이 오는 4월 27일 열리는 임시대의원대회에 회계공시 ‘수용’ 안건을 상정한 것이다.

묻는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집행부는 지금 누구의 요구를 대변하고 있는가. 조합원의 결의인가, 아니면 이재명 정권의 압박인가.

집행부가 내세운 근거는 해괴하다. “정권 교체 이후 회계공시가 탄압 수단이라는 가시적 사례가 없다.” “조직 간 방침 차이는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 이것은 탄압도 없는데 자주성을 스스로 포기하다니.

첫째, 탄압은 ‘이미 발생한 사건’으로만 확인되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을 제도화하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다.

회계공시는 국가가 노동조합 내부를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장치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그 칼날이 무뎌졌는가. 아니다. 칼은 그대로이며, 언제든 다시 노동자를 향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럼에도 “아직 베이지 않았으니 괜찮다”는 식의 논리는 노조 스스로 통제 장치에 목을 내미는 것과 다르지 않다.

둘째, ‘분열 방지’라는 명분은 더 모욕적이다.

노조의 자주성을 포기하여 단결을 유지하겠다니, 이는 투쟁 조직이 아니라 순응 조직의 모습이다.

단결을 이유로 노조의 자주성이라는 원칙을 버리는 순간, 그 조직은 더 이상 자주적인 조직이라 할 수 없다.

금속노조 집행부는 지금 ‘단결’을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원칙을 훼손하고 후퇴를 조직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판단 착오가 아니다. 민주노조 운동의 근간을 흔드는 정치적 후퇴다.

더 분명히 말하자.

회계공시 수용은 정권이 설계한 노조 통제 장치에 금속노조가 자발적으로 편입되는 것이다. 노조가 스스로 국가 관리의 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형태의 굴복이다.

금속노조는 국가 권력의 승인 속에서 성장한 조직이 아니다. 탄압과 통제에 맞서 싸우며 만들어진 조직이다. 그런 금속노조가 스스로를 통제의 대상으로 내맡기는 선택을 한다면, 그것은 역사에 대한 배신이며 조합원에 대한 책임 방기다.

금속노조 집행부는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자본과 권력은 결코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보장하는 존재가 아니다. 통제와 관리의 대상으로 취급할 뿐이다. 그럼에도 그 통제 장치를 받아들이겠다는 것은 투쟁을 접고 스스로 관리의 굴레로 들어가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

지금 필요한 것은 타협이 아니라 원칙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후퇴가 아니라 투쟁이다.

금속노조의 이름은 굴복이 아니라 저항 위에 세워져 있다.

그 이름을 스스로 훼손하지 말라.

우리는 단호히 요구한다.

1. 금속노조 집행부는 회계 공시 수용 안건을 즉각 철회하라.

1. 금속노조 62차 임시대의원대회는 회계공시 수용 안건을 단호히 부결하라.

2026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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