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168호 8-2 삼일절이고 광복절이고 독립기념관이고 다 없애라

김파란 ㅣ 농민

억울하게 친일파로 규정된 인사들의 명예회복에 앞장서겠다는 말하는 독립기념관장

1945년 8월 15일을 광복절이 아니라고 주장한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할 일은 억울하게 친일파로 규정된 인사들의 명예회복이라고 말했다. 진짜 이럴 거면 어느 페친의 말처럼 윤석열은 일본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광복절이고 삼일절이고 독립기념관이고 다 없애라. 그러면 될 것을 왜 이런 더러운 꼴을 일반 상식을 가진 시민들이 3년을 더 지켜봐야 하는가 말이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말이 뭐가 틀리냐? 억울한 사람 명예회복 시켜주겠다는데….라고 말하는 사람들 정말 생각 좀 하라고 말하고 싶다. 독립기념관이 어떤 곳인가? 말이다. 이건 윤석열이 임명한 여성가족부 장관이 여성가족부 폐지하겠다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 윤석열이 임명한 관료들이 자기가 선 자리가 어디인지, 또 누구를 위한 일을 해아 하는지를 전혀 인식하지도 못하고 할 생각도 없는 것이다.

정말 암울하다 못해 공포스럽다.

윤석열은 2023년 삼일절 기념사에서도 ‘자유’를 강조하며 동아시아 인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긴 일본을 ‘과거와는 다르다’며 한국과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라고 말했다.

군사대국으로 가기 위해 무섭게 군비를 증강하고 있는 일본의 현실을 한국 대통령만 모르고 있단 말인가? 아님 그런 정세 따위는 ‘나몰라’ 할 자유를 외치고 싶었던 것일까.

이렇게 윤석열이 외치는 자유는 한국 사회의 자유주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을 자유라 주장한 박영효는 친일인사가 되었고, 민권을 소리 높혀 주장한 독립협회는 외국 군대를 불러서라도 동학을 진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뭐든 ‘자유’가 좋다는 신념이 친제국주의로 발전했으며 강자의 자유을 위해서 약자의 자유는 희생되어도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반민중적으로 변했다.

이후 ‘자유는 목숨보다도 고귀한 것이라’고 교시하신 이승만은 단독북진론을 주장하시며 ‘공산주의는 자유인민의 적이요 인류의 적’이라고 규정하여 미국을 감명시켰고, 박정희는 데모하고 때려부수는 방종보다는 길거리에 흘린 종이 조각을 줍는 공중도덕의 참된 자유민주주의를 역설했다. 그 뒤를 이은 윤석열은 대통령 취임부터 <자유>를 외치면서 노동자들의 집회와 파업은 철처하게 탄압하면서, 자본의 자유를 지키는 것이 국가 공무원들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 대미를 장식하는 것이 2023년 윤석열의 삼일절 기념사다.

민중들이 국국주의 일본의 억압과 착취로부터 자유와 독립을 외친 기념일에 윤석열은 과거 군국주의로 회귀하려는 듯 무섭게 군비를 증강하는 일본을 향해 북핵 위협에 맞서서 연대하고 협력하자고 말했다.

문재인과 민주당이 정권 유지를 위해 대중 동원에 이용한 ‘애국주의’와 북핵 위험을 앞세워 친미 친일 그리고 반서민적 정체성을 위장하는 윤석열이 뭐가 다른가?

문재인과 민주당이 선거 때만 되면 ‘이번 선거는 한일전’이라는 프레임으로 과거사 청산을 자신들 정치적 이권의 미끼로 사용했다면 윤석열은 역사의 정당한 과거사 문제를 미래의 발목을 잡는 ‘민족주의’로 매도했다.

이성적인 인간이라면 적어도 대통령으로서 삼일절에 저런 헛소리를 하지 못한다.

이번 광복절에는 대통령이 임명한 독립기념관장이 지난 삼일절 윤석열을 이어 독립기념관장의 할 일이 억울하게 친일파로 규정된 인사들의 명예회복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 광복절이라는 기념일에 그것도 독립기념관장이 할 말인가?

삼일절이나 광복절을 기념하고 독립기념관을 세우는 것은 한국이라는 나라가 일본이라는 나라를 악마화 하자는 것이 아니다. 일본이라는 국가가 과거동아시아 인민에게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진심으로 반성하라는 것이고 이 착취와 억압에 피해국 인민들은 어떤 식으로 저항했는지를 기록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한국에 사는 내가 또는 일본에 사는 사람들이 식민지 조선과 군국주의 일본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도 혹은 그 이후에 태어났어도 같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나누는 것이 과거사 청산의 핵심이다.

또 이것을 인류는 역사의 진보라고 부른다.

윤석열의 2023년 삼일절에 대한 기념사는 한일 양국 시민에 대한 모욕일 뿐 아니라 한일간 역사 인식의 퇴보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러려면 차라리 삼일절, 광복절 이런 날을 기념일에서 없애라.

그 지긋지긋한 ‘미래를 위한 화해’ 또는 ‘다음 시대’ 타령이 어떤 사람들의 현재와 과거를 착취하는 말인지 생각해 볼 지성과 이성을 상실한 권력층 인사들의 이런 기념사 이젠 정말 그만 듣고 싶다.

노동전선

현장실천, 사회변혁 노동자전선

이전 글

[전선] 168호 8-1 자유민주주의는 없다

다음 글

[전선] 168호 8-3 뉴라이트의 심각성

댓글을 입력하세요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