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종술 – 민중의소리 기자
이태겸 감독이 만든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한 편의 기사에서 시작된 영화다. ‘사무직 중년 여성이 지방 현장직으로 부당 파견이 되었는데 그곳에서 굉장한 치욕을 겪었음에도 결국 버텨냈다’는 기사를 접하고, 여기서 영감을 얻어 이태겸 감독은 이 영화를 기획했다.
권고사직 요구를 거부하며 버티던 ‘정은’(유다인)에게 회사는 하청업체로 파견을 가면 1년 후 원청으로 복귀시켜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영화는 정은이 온갖 어려움을 이기고 자신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싸우는 이야기를 담았다. 파견근로를 시작한 정은은 생전 처음 하는 고공작업에 대한 공포로 병원치료까지 받게 된다.
하청업체에 파견근로를 나간 정은은 처음에 낯설어하고 고공작업에 대한 공포로 인해 병원치료도 하게 된다. 그러다 같은 현장에서 일하는 중식(오정세)을 편의점에서 여러 번 마주친다. 현장에서 막내라 불리는 중식은 편의점과 대리운전과 같은 알바를 병행하며 살아가고 있다. , 정은은 지방노동위원회에 파견근로에 대한 제소를 하는 한편, 중식의 도움으로 현장에 조금씩 적응해 나간다.
그러다, 원청 본사에서 감사를 위해 하청 현장에 오고, 섬에서 송전탑을 점검하다 막내 중식은 사고로 죽게 된다. 원청 본사가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작업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청 본사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서둘러 빈소를 차리고, 충식의 어린 딸에게 서류와 돈을 주며 합의를 시도한다. 정은은 이런 사측에 분노하며 싸우게 된다.
영화는 우리의 노동 현실을 잘 그려내고 있다. 우리의 현실은 단순하지 않다. 만연한 고용불안과 사측이 주도하는 노노갈등, 직장 내 성차별 등 한국사회의 여러 구조적 모순이 서로 충첩돼 있다. 권고사직을 받고, 성차별을 당하며, 제안을 빙자한 불법파견명령까지 받은 정은이지만 그 역시도 현장 노동자들의 대우는 몰랐던, 자신을 하청과는 다른 위치로 판단하는 원청의 직원이었다. 하청에서 현장 업무를 맡게 되며 작업복도 제공되지 않고 안전도 보장되지 않는, 성과와 효율을 빌미로 감전될 수 있는 상황에서도 탑에 올라야 하는 이들의 현실을 목격하는 정은은 비로소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영화에 정은이 권고사직을 당하게 된 구체적인 이유는 나오지 않지만, 정은이 우수사원이었다는 동기의 말과 `일을 잘하고 못하고가 문제가 아니다’는 인사팀 직원의 말은 권고사직과 파견명령이 정은이 문제가 있어 내려진 결정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성실하게 회사에 헌신했으나 이유도 모른 채 회사에서 밀려나는 정은의 현실은 오늘 우리 노동자들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선 모두가 이런 현실에 눈을 뜨고, 현실을 바꾸기 위해 싸워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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