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130호 신라대학교 청소노동자 51명 집단해고 거듭되고 있는 꼼수와 노동자에 대한 기만!

박문석 l 부산일반노조위원장

청소노동자 집단해고는 민주노조 파괴를 목적으로 한 구조조정의 꼼수였다

신라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이 장기화 되고 있다. 학교(김충석총장)는 애시당초 교직원들이 청소를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청소노동자들의 구조조정을 위해 교직원 청소라는 꼼수를 피웠고, 이제는 청소노동자들을 고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갈등으로 내몰며 자신들의 치졸한 꼼수와 민주노조 탄압 차원에서 진행된 구조조정의 책임을 피해가려 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들 가려질 하늘이던가?

애시당초 학교는 구조조정이 목표였고, 그 구체적인 내용은 청소노동자의 인원을 대폭적으로 감원하는 것이며, 그 방향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날리는 것이었다. 전체 51명의 청소노동자중 36명이 민주노총 소속의 부산지역일반노조 조합원들이었고, 나머지 15명이 한국노총소속의 조합원들이었다. 이들 모두를 일단 해고하는 방식(용역계약 종료)으로 정리를 하고, 두어달 정도 교직원이 청소를 하는 것처럼 꼼수를 피우다가 민주노총조합원들이 포기하고 물러가면 한국노총 조합원들을 불러들여 청소 일을 시키려 했던 것. 그러나 총장의 계산과는 다르게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투쟁은 지금껏 완강하게 진행되고 있고, 이 투쟁은 전국적으로 관심을 집중시키며 널리 널리 퍼져나가 지지와 연대의 물결이 넘쳐난다. 사태의 진행이 이러하니 학교는 꼼수에 꼼수를 더하고 투쟁하는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치졸한 기만행위를 더한다.

학교가 청소용역노동자 집단해고를 강행한다는 사실을 인지한 민주노총조합원들은 지난 1월 말, 즉각적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집단해고 반대 투쟁에 돌입하였다. 한국노총에게도 함께 싸워서 집단해고를 막아내자고 제안했건만, 한국노총은 함께 투쟁하기를 거부했고, 총장에게 “그동안 일 시켜줘서 감사하다”는 인사까지 하고 떠났다고 한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투쟁은 한국노총을 제외한 민주노총 조합원들만의 투쟁이었다. 그리고 투쟁의 요구는 51명 집단해고에 대한 철회와 직접고용이었다.

투쟁이 장기화 되면서 학교(총장)와 투쟁하는 민주노총 부산일반노조 간 교섭자리(3월25일)가 있었고, 이 자리에서 총장은 노조가 제시한 투쟁하는 노동자 전원(이탈자를 제외한 32명)의 직접고용과 65세의 정년보장을 합의하였다. 복귀 시점은 학교예산이 어렵다는 주장을 감안하여 예산을 절반으로 줄일수 있는 9월1일로 노조가 제시하였지만, 그때까지 교직원들이 청소를 계속할 수 없다는 총장의 말에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9월 이전으로 하여 학교가 정하는 것으로 하였다. 이제 며칠 내에 기본적인 합의 내용을 반영한 합의서를 작성하여 사태를 마무리 짓기로 하였었다.

그러나!!

학교는 합의를 뒤집었다. 이유는 한국노총 때문이란다. 한국노총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고용하면 자기들쪽 조합원들도 고용을 해야한다고 협박하기 때문이란다. 그리하여 지금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 절반을 내보내고, 해고해줘 감사하다는 인사까지 한 이후 보따리 싸서 집에 간 한국노총 조합원들로 그 절반을 채워 넣자는 것이다. 황당하다. 총장의 계산법은 상식을 넘어선다. 결사의 각오로 투쟁하는 노동자 절반을 배제하고 집에 간 사람으로 그 절반을 채우겠다는 발상이 참으로 기발?하다. 투쟁하다 다시 짤리는 그 절반의 노동자들이 총장의 계산법을 받아들여 고맙다고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총장은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절박한 생존권 싸움을 조롱하고 있다. 애시당초 해고의 계획단계에서 작당한 놈들끼리 계속해서 절박한 투쟁에 임하는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상대로 조롱하고, 기만하고, 온갖 꼼수를 동원하여 돌맹이를 던지고, 할퀴고, 난도질하며 죽이고 또 죽이려 덤비는 것이다. 학교에 내걸었던 현수막을 칼로 난도질을 하고, 몰래 용역업체를 투입하여 청소를 시키다가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발각되어 분노를 가중시키고 있다. 학교측의 비상식적인 태도와 민주노조 탄압 책동에 학생들의 피해도 장기화 되고 있다.

한국노총을 끌어들여 노노 갈등으로 몰고 사태의 책임을 회피하는 김충석 총장

총장이 핑계대는 한국노총은 어떤 조직인가?

그것을 설명하기에는 이 지면이 너무 좁다. 학생들이 대한민국의 노동운동사를 찾아서 공부해 보기를 권한다. 한 마디만 덧붙이자면, 한국노총은 일제 치하에서 부터 치열한 투쟁을 전개하여 해방 직후 건설된 노동자들의 자주적이고 전국적인 ‘전평(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조직을 파괴하기 위해 김두한 같은 깡패들을 동원하여 이승만이 만든 대한노총을 전신으로 하고 있다. 어용조직이 그동안 걸어온 역사를 배워야 하며, 민주노총이 어용노조를 극복하고 오늘의 조직으로 성장해온 역사 또한 학생들은 배워야 한다.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동자들의 조직 ‘전평’은 민주노총으로 계승되었고, 이승만에 의해 만들어진 ‘대한노총’은 한국노총으로 역사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투쟁하는 조직이고 한국노총은 투쟁하지 않는다. 신라대에서 투쟁하는 청소노동자들은 민주노총이고, 보따리 싸서 집에갔다가 민주노총과 대학측의 합의에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 조직이 한국노총이다.

총장이 지금 벌이는 작태는 한국노총을 동원한 노노 갈등 양상으로 사태를 호도하는 것이며, 자신이 저질러 놓은 문제의 책임을 다른쪽으로 돌리고자 하는 것이다. 총장은 지금의 이 사태를 해결할 의사가 없다. 피해는 해고된 청소노동자들과 학생들에게 오롯이 가고 있다. 사태의 전개는 이후 어디로 향할지 모른다.

수십년 일해온 청소노동자들을 학교재정이 어렵다고 집단해고하고, 몇 달째 투쟁하는 노동자들 등 뒤에서 슬그머니 용역인부를 투입하여 청소를 시키는 학교. 돈 없다는 학교가 민주노조 파괴에 돈을 쓴다. 대학구조조정의 본질은 ‘민주노조 파괴’이다. 그리고 ‘학과 폐지’이다.

어머니뻘 되시는 청소노동자들이 대학본부 차디찬 돌 바닥에서 숙식을 하며 장기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학생들이 나서야 한다. 대학의 꼼수와 부도덕성에 분노하고, 학과 폐지라는 폭거에 항의하고, 비정규직 철폐와 생활임금 보장이라는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에 미래의 노동자가 될 학생 동지들의 연대가 필요하다. 과거 강력한 노동자 학생 연대의 기풍을 되살려야 한다. 총학생회의 정도를 벗어난 행보에 대해서도, 교수평의회 의장단의 몰지성에 대해서도 학생들의 따끔한 비판의 채찍질이 요구된다.

자격미달 신라대 총장 즉각 물러나라!”

부끄러움도 모르는 교수평의회 의장단 사죄하라!”

신라대학교 총학생회 각성하라!”

집단해고를 통한 민주노조 파괴 책동은 학교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학교를 망하게 하는 것이다. 신라대가 명예를 회복하는 길은 집단해고를 철회하고 투쟁중인 청소노동자들을 시급히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때를 놓친 후에 후회한들 아무 소용이 없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해고되어 투쟁하는 청소노동자들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한다면, 학생들을 비롯하여 대학구성원들 모두의 박수를 받을 것이며, 지역사회와 전국의 집중된 관심으로부터도 환영받게 될 것이다. 신라대가 진정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걷어차 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이 신라대 존폐의 고비다!

노학연대 복원하여 학내민주화 쟁취하자!”

노동전선

현장실천, 사회변혁 노동자전선

이전 글

[전선] 130호 4/7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민주당의 참패도 국민의힘의 승리도 아닌 노동·민중진영의 참패!

다음 글

[전선] 130호 한화생명 FP(보험설계사), 우리는 현대판 노예였다!

댓글을 입력하세요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