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시〉 풀리지 않는 강

김남주 | 시인

봄이 와도 풀리지 않는 강
풀 길이 없음인가 사람들
발 시려 땅만 동동 구르고 있네
어떤 이는 팔장 낀 채 對岸의 불빛 바라보며
부러워하고 있고
어떤 이는 에움길 돌아오던 길 다시 가고

봄이 오고 또 봄이 와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강
정녕 풀 길이 없음인가 사람들
손 시려 호호 입김만 쐬고 있네
어떤 이는 강 건너 마을이 쏘아올린 폭죽을 바라보며 시새워하
고.
어떤 이는 어둠에 싸인 주막으로 찾아드네
이내 붉은 달이 되어 낮게 낮게 엎디어 울기 시작했네
아니꼬운 세상 더러움 뱉아내며

그러나 과연 풀 길이 없음인가 벗이여
나에게 다오 혁명적 조직을
얼어붙은 강물 으깨어 놓을 테니

노동전선

현장실천, 사회변혁 노동자전선

이전 글

〈정세〉 ‘코로나 공황’과 노동자운동의 대응

다음 글

〈여는 시〉 멈출 수 없는 싸움

댓글을 입력하세요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