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179호 7-7 태경산업은 교섭에 성실하게 응하라

청어 ㅣ 말벌 동지

안녕하세요 북쪽에서 온 성소수자 동지 투쟁으로 인사드립니다. 투쟁!

사실 어제까지 장염으로 쉬고 있었고, 오늘도 쉬고싶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김동찬 사장님이 매크로처럼 초대장을 보내서 이번 주도 왔습니다. 제가 상태가 나빠서 운전못했으면 북쪽에서 동지들이 못왔을까요? 아니요. 다른 동지가 차편 알아봐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우리의 연대는 장염보다, 아니, 사장님의 악독함보다 강하기 때문입니다.

김동찬 사장님, 저보다 신문이랑 뉴스 자주 보시겠지요. 이번 주에 앓아누운 저 또한 봤습니다. 대통령이 SPC 방문해서 직접 회장에게 질문하는거 보셨죠. 고용노동부 장관은 또 어디 갔습니까? 고공농성을 하는 세종호텔과 구미옵티칼을 방문했습니다. 이 사업장들은 모두 말벌동지들이 강하게 연대하는 사업장입니다. 이 사업장들 문제가 해결되면 우리가 편하게 쉴까요? 아니요. 우리는 미해결 사업장에 모입니다. 서울의 지혜복선생님에게 모이고, 전장연에 모이고, 이랜드에 모이고, 울산 이수기업에 모이고, 부산 서면시장에, 여기 태경산업에 모입니다. 몇 달 전, 구미옵티칼 희망버스에서 천여 명이 모였듯, 우리는 연대하러 옵니다.

김동찬 사장님, 며칠 전에 벽돌공장에서 이주노동자를 지게차에 묶고 다니다가, 비자발급이 취소된 기사도 보셨겠지요. 이게 다 이주노동자가 사업장 변경을 자유롭게 하지 못해서 그렇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동의합니다. 저는 사업자이고, 그 말에 정말로 동의합니다. 어쩌면 이번 국회에 혹은 정부 임기 내에,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 변경을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같은 사업자로서 묻겠습니다. 그 때에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노동자를 탄압하는 환경에서, 다른 사업장과 경쟁할 수 있겠습니까? 진정 회사를 망치는건 누구입니까. 노조입니까 사장입니까. 노조가 악마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이 한 요구를 다른 사람들에게 떳떳하게 밝혀보십시오. 그것이 사실이라면, 김동찬 사장님이 옳다며 같이 욕해줄 것입니다.

회사가 어렵다면서도 교회 수당을 지급하고, 노조가 아닌 사람들에게만 협조 수당을 지급하고, 비싼 몸값의 노조 파괴자를 고용하고, 직원들 열악한 환경에서 최저시급 받을 때 억대 연봉 받는 사장님에게 동조해줄 사람이 얼마나 많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헌금 받는 분들은 동조해주실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교인 여러분. 여러분 진짜 다 사업자이십니까. 노동자 한 분도 없으십니까. 그럴리가 없는데. 수치상으로는 대부분이 노동자입니다. 여기 순복음대구교회가 재벌클럽이 아닌 이상 불가능합니다.

노동자인 교인분들에게 묻겠습니다. 우리나라가 주 5일제 어떻게 하게 됐는지 아십니까. 바로 여기 금속노조가 투쟁으로 얻어 낸겁니다. 주 5일제만 얻어냈을까요. 내가 모르는 곳에서 노조는 싸우고 있었습니다. 최저임금은 물론이고 과거보다 나아진 노동환경에 이르기까지요. 이렇게 얻어먹기만 하면 염치없지 않습니까.

태경산업 단체교섭이 깨진 이유 중에 하나가 뭔지 아십니까. 사측이 제안했습니다. 너희 노조들만 임금 올려주겠다. 대신 다른 노동자들, 특히 이주노동자들 문제에 입닫고 있어라. 태경산업 노조가 뭐라고 했겠습니까. 말도 안되는 소리 말라고 했습니다. 이것이 민주노조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연대하러 왔습니다. 민주노조가 노동자를 지키려고 피를 봤습니다. 그럼 우리는. 염치가 있다면 우리는. 날아오는 돌멩이를 막아주지 못할지언정, 돌을 던지지는 말아야 할 것 아닙니까.

마지막으로 노동자 교인 여러분. 혹시 직장에서 월급을 떼이거나 부당한 일을 당하셨다면, 언제든 민주노조를 찾아주십시오. 이상입니다. 투쟁!

2025년 7월 27일 대구순복음교회앞 집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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