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을재 [ 노동전선 공동대표
오늘 2022년 5월 9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였다.
이 나라의 앞날이 걱정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인성과 역량 면에서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다.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정치인, 행정관료들이 메워줄 수 있을 것이니까. 또, 검찰총장에 이르기까지 그다지 정의로운 검찰 직분을 수행하지 않았다거나, 장모나 부인의 각종 부패 비리 혐의에 뒷배가 되어 주었기 때문도 아니다. 대통령의 부패 비리는 각종 국가 기구, 그리고 국민들이 감시하고 예방해야 할 책무가 있으니까.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사람 개인이 특별히 뭔가 나쁜 일을 할 가능성이 높은 인간이어서가 아니다.
그럼, 이 나라 앞날이 걱정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윤석열 정부의 출범을 보면서 걱정하는 것은, 윤석열을 대통령 후보로 만든 집단, 국민의힘이란 집단의 폭력성과 기만성과 잔혹함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 대한 공포감 혹은 무력감은 어쩌면 이들이 가진 폭력성과 기만성보다 이들이 폭력성, 기만성에 둔감하기에 더욱더 증폭된다. 태극기부대는 이들의 다른 이름이다. 이들은 자신의 폭력성, 기만성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폭력성, 기만성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입으로 폭력과 가식을 규탄한다.
국민의힘이란 이름부터가 기만적이다. 재벌의힘 또는 자본의힘이라 하는 것이 더 정직한 표현일 것이다. 재벌(독점자본)을 비롯 극소수 기득권자들의 특권을 지키고 늘리려는 자들이 자신들의 흉악한 탐욕을 가리기 위해 국민의힘을 참칭하고 있는 것이다.
4대강 파괴, 방위산업을 빙자한 뇌물 비리, 해외자원 개발을 빙자한 뇌물 비리를 저지른 이명박의 한나라당, 최순실 국정농단, 국사교과서 왜곡, 일본군위안부 합의 대일 굴욕 외교 등 막가파 박근혜의 새누리당이 바로 국민의힘이다.
1980년 5월 광주의 시민들에게 무차별 총질을 한 전두환, 노태우 군사깡패들이 이 나라 정권을 쥐기 위해 만든 정당인 민주정의당(민정당)의 다른 이름이 국민의힘이다.
1969년 삼선개헌과 1972년 유신헌법으로 독재정권을 연장하고, 긴급조치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수많은 민주인사들을 가두고 죽인 박정희 군사정권의 집권 정당인 공화당이 바로 국민의힘이다.
1960년 419혁명에 참여한 학생, 시민들에게 총질을 해댄 독재 정권 이승만을 추앙하고 계승하고 있는 국민의힘이다.
이런 국민의힘이 정권을 차지한 치욕스런 날이다. 박근혜 탄핵으로 정권이 축출되는 것은 물론, 공중분해되기 직전까지 갔던 그런 국민의힘에게 다시 권력을 쥐어준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이란 것이 너무나 부끄럽고 치욕스럽다.
대한민국 국민들을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 치욕스런 현재의 상황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60년 419혁명, 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87년 6월항쟁, 2017년 촛불혁명의 역사를 만들어낸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
다시 일어서야 한다. 그러나, 다시는 이 날의 치욕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노동계급이 경험한 진실을 정확히 기억해야 한다.
결코 재벌(독점자본)과 지배 권력 집단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권력을 잃었어도 잠시라도 방심하면 그들이 가진 어마어마한 자본으로 언론을 장악하고, 노동자들의 몸과 정신을 분열시키고 지배하여, 급기야 이 세상을 다시 지배하고야 만다는 것을.
아니, 행정권력을 잃었을 뿐, 여전히 자본의 지배와 착취는 계속되고 있었다는 것을.
이들이 더 이상 저항할 힘이 없을 때까지 노동자, 농민, 민중들이 주인된 세상을 만들 때까지 두 주먹 불끈 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또 다른 보수정당 민주당 정권을 만드는 것으로 노동자, 농민, 민중이 주인된 세상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오히려 보수정당 민주당 정권이 국민의힘을 대리하여 노동자, 농민, 민중들의 삶은 더욱 궁핍해지는 것을.
그럼에도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다르다는 미신을 버리지 못한 노동자, 농민, 민증들의 투쟁은 무력해지고, 재벌(독점자본)들의 목소리만 커진다는 것을.
끝내 보수정당 민주당 정권에 실망한 노동자, 농민, 민중들이 스스로 주인될 생각을 가지면 좋으련만, 국민의힘 같은 폭력적이고 기만적인 집단의 간교한 속임에 빠지게 되는 역사가 반복되고 있음을.
윤석열 정부의 출범, 오늘은 그저 또 하루의 노동착취의 날,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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