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동지 여러분.
오는 10월 7일 민주노총 제85차 임시 대의원대회가 개최됩니다. 안건은 ‘사회적 교섭 추진 건’입니다.
‘사회적 교섭 추진 건’의 핵심 쟁점은 정권의 노동통제 기구인 경사노위 참여 여부입니다.
이번 결정은 경사노위 참석 여부를 넘어, 민주노총이 노동자계급의 독립성을 지킬 것인지 이를 포기하고 정권의 노동 통제에 굴복할 것인지를 가르는 문제입니다.
AI와 자동화, 산업 재편에 맞서 기업별 교섭의 한계를 넘어선 산별 공동 요구와 투쟁을 위해 경사노위 참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한 축이며, 경사노위 참여는 결국 노동자의 독립적 요구와 투쟁을 부르주아 국가권력이 정한 틀 안에 가두는 것이라는 주장이 한 축입니다.
무릇 자본주의 체제에서 정부는 공정하게 자본과 노동의 이해를 조정하는 기구가 아닙니다. 자본의 노동착취를 보장하는 부르주아 계급 지배의 기구입니다.
이재명 정권 역시 스스로 밝힌 것처럼 중도보수 즉, 자본의 정권입니다. 말로는 노동존중과 공정성장을 외치고 국가경제와 국민 전체의 이해를 주장하지만 결국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정권이 주도하는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라는 3대 메가 프로젝트의 본질은 자본의 이익입니다.
3대 메가 프로젝트는 국가의 재정과 각종 지원은 물론 노동권 감축 등으로 가능합니다. 그러나, 그 기술과 생산시설은 사적 자본이 소유하게 되며, 투자와 고용 그리고 성과 역시 모두 자본이 지배할 것입니다. 결국, 3대 메가 프로젝트는
국가 경쟁력과 사업 성공을 표방하지만, 자본의 수익성을 보장할 뿐입니다.
더구나, 첨단산업을 이유로 노동시간 규제를 풀고, 기술 변화를 이유로 고용과 임금을 유연화하려는 것이 자본과 정권의 주장입니다.
민주노총의 과제는 해고를 막고 임금을 지키며 노동시간을 줄이고, 기술과 생산에 대한 노동자 통제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자본의 수익성을 보장할 것인가, 노동의 계급적 요구를 실현할 것인가.
1998년 노사정 사회협약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노동기본권 확대와 사회보장 확충이라는 노동의 요구와 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 도입이라는 자본의 요구가 함께 묶였습니다.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명분 아래 자본이 요구한 고용 유연화, 즉 노동자 권리의 전면 부정이 실현되었습니다.
오늘은 AI 시대 대비 산업 경쟁력이 양보의 명분으로 등장합니다. 역시 노동자의 희생으로 자본의 활로를 열겠다는 구조입니다.
사회적 합의주의는 공동의 목표라는 달콤한 말로 자본의 일방 통행을 가리며, 노동자에게는 국가경제를 위한 양보를 강요하고, 정권은 중립적 중재자를 가장합니다.
산별교섭은 강화돼야 합니다. 그러나 산별 대표의 경사노위 참석으로 사용자의 산별교섭 의무, 원청 책임, 산별협약의 확대 적용이 확보되는 것은 아닙니다. 산별교섭의 쟁취와 강화는 사용자의 교섭 의무를 강제할 만큼의 노동자 투쟁으로 가능합니다.
경사노위의 명칭 변경과 합의제 운영도 정권의 노동 통제를 바꾸지 못합니다. 절차를 손본다고 정권과 자본의 경제적·정치적 의도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노동자의 요구는 결국 제거되어야 할 투자 위축의 걸림돌로 내몰릴 것이며, 국가경제를 가장한 자본의 이윤 압박에 무너질 것입니다.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으면 정권과 자본이 마음대로 결정할 것이라는 주장도 경사노위 참여 입장의 정당성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정권과 자본의 공격을 막는 힘은 노동 현장의 투쟁에서 나옵니다.
우리가 관철할 요구는 분명합니다.
근로기준법 5인 미만 사업장 등 모든 노동자 전면 적용!
산별교섭권 확보와 원청 사용자 책임 확대!
해고 없는 산업 전환!
실질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과 신규채용!
재교육 기간의 고용과 소득 보장! 기술 도입과 작업방식 변경에 대한 노동자 결정권!
공적 자금 지원에 상응하는 고용·안전 의무 부과!
이를 현장 교섭과 산별 공동 투쟁, 지역 연대, 비정규직·하청 조직화, 법·제도 쟁취 투쟁으로 관철하는 투쟁을 조직하는 것이 민주노총이 해야 할 일입니다.
조합원 동지 여러분.
노동자의 고용과 임금, 안전과 휴식, 우리의 노동과 삶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는 흥정으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노동자의 계급적 요구를 온전하게 실현시키기 위한 투쟁의 충실한 조직만이 자본과 정권의 일방적 노동 통제를 막아내고 대등한 협상테이블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민주노총의 결정은 소속 조합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노조가 없는 노동자, 하청과 비정규직, 작은 사업장 노동자도 그 결과를 감당합니다. 민주노총에는 어떤 노동자의 권리도 자본의 경쟁력을 위한 대가로 내놓을 권한이 없습니다.
노동시장 유연화와 노동권 후퇴를 동반한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승인하고 추진에 협력한다면, 그것은 전체 노동자계급에 대한 배신입니다.
좋은 사회적 합의주의란 없습니다. 경사노위의 이름과 절차를 바꿔도 자본과 노동의 이해는 하나가 되지 않습니다.
경사노위 참여는 노동자의 양보로 귀결될 것입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양보를 조직하는 기구가 아니라, 노동자계급의 독립성을 지키며 정권과 자본에 맞서 싸우는 조직이어야 합니다.
대의원 동지 여러분.
‘경사노위 참여 부결’을 실현시켜 주십시오.
그리고, 경사노위 참여를 대신할 노동자 투쟁의 조직을 결의하여 주십시오.
그것이 노동자계급 전체에 대한 민주노총의 책임을 올바르게 수행하는 길일 것입니다.
1. 경사노위 조건부 참여 방침을 단호히 부결합시다!
1. 부르주아 국가권력에 노동자의 요구와 투쟁을 종속시키는 사회적 합의주의를 거부합시다!
1. 실질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과 노동자 통제를 쟁취합시다!
1. 노동자계급의 독립적인 투쟁 전선을 현장에서부터 구축합시다!
2026년 10월 2일
현장실천 사회변혁 노동자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