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172호 12-6 민주당의 “금투세 폐지”를 보면서

김파란 ㅣ 농민

물론 현 시국에서 윤석열의 탄핵과 국힘의 해체가 가장 시급한 문제임을 부정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이런 시국에서는 무조건 민주당을 지지해야 하며 그것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착각을 해서는 안 된다. 지금 민주당이 말하는 모든 것이 그들의 본심이라면 진보정당이라고 혹은 진보적인 사람들이라고 그들과 함께 하기를 마다할 까닭이 없다.

그러나 민주당의 언술은 지난 10일 민주당이 찬 길바닥에서 ‘윤석을 탄핵’을 외치는 시민들을 뒤로 하고 국회에서 통과시킨 ‘금투세 폐지’ 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법안으로 그들이 어떤 정책을 추구할 정치 세력인지를 보여 주었다. 설사 그것은 정치적 선택이라고 백번 양보해도 민주당이 지금 사생결단으로 ‘윤석열, 국힘’타도를 외치면서 윤석열의 대표 부자감세 법안을 통과 시키는 것은 어떤 말로도 설명될 수 없는 이율배반적 행위다.

민주당과 그 대권주자들 즉 자유주의 정치세력은 착취, 고통 받던 대중이 기존의 억압적, 파괴적 파시스트적 구조를 무너뜨리기 위해 봉기하면 일단 그 과정에 올라타 함께 걷다가, 자신들의 집권 가능성이 보이면 그 타도의 대상이 되었던 정치세력과 타협하여 대중의 요구를 제어하는 방식으로 생존해 왔다.

예컨대 4.19혁명을 계승하겠다는 민주당 장면 정권은 사회혼란을 막고 안보를 강화한다는 미명 아래 오히려 데모금지법, 국가보안법 등 2대 악법을 추진하여 대중의 요구를 제어하고자 하였고, 그 결과 민심은 썰물처럼 빠져나가 결국 5.16쿠테탄로 무너졌다. 5.18 민중항쟁을 유혈 진압하고 유신체제의 적자가 된 신군부 파시스트 정권에 대한 대중봉기로서 1987.6월 항쟁 시기에는 어떠했는가? ‘6.29 선언’이 나오자마자 대중의 염원이 담긴 ‘군부독재’ 타도라는 슬로건을 쓸쩍 내려놓고 전두환 정권과 타협의 길로 들어섰다. 김영삼 김대중은 권력다툼을 벌이다 노태우 정권 등장에 일등 공신이 되었다. 이런 민주당의 배반은 그 이후 수없이 되풀이 되었다. 그 결과는 민중의 고통으로 돌아왔다. 가장 가까운 문재인 정권에서 윤석열 정권으로 넘어온 과정을 복기해 보면 알 것이다.

더 암울했던 것은 이런 민중에 대한 배반으로 실권한 민주당 즉 자유주의 정치세력은 그 과정에서 어떤 의미 있는 적극적인 비판, 저항도 하지 않았다. 지금 비상계엄처럼 자신들이 직접적인 탄압의 대상이 되지 않는 한, 그들의 신조로 간주되곤 하는 ‘사상, 양심, 정당활동의 자유’등은 그저 법조문에 지나지 않았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이라는 민주정부를 거치고도 ‘국가보안법’이 아직 건재하다는 것이 그 증거가 아닌가.

지금 탄핵의 대열에는 지금껏 사람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이런저런 비정규직 노동자들, 농업을 포기한 이 나라의 가난한 농민들, 젠더불평등에 시달리는 기층의 여성들, 집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장애인들, 자신의 존재조차도 마음대로 드러내지 못하는 성소수자들, 죽거나 나쁘거나 사회에서 취업경쟁에 내몰리는 청소년들이 서 있다. 이 말은 아직도 이들은 이 사회에 희망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이들이 그 희망과 기대를 접는 순간, 아니 이들의 기대와 열망이 또다시 배제되는 순간, 더 정확히 지금 민주당이 보이고 있는 모든 선언이 정치세력의 권력쟁탈이라는 점이 확인되는 순간, 위기는 또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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