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대법원은 누구의 법인가? 현대중공업 하청·이주 노동자 원청교섭 부정 판결을 규탄한다!!!

지난 5월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가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단체교섭 청구 소송에서 상고를 기각했다. 9년에 걸친 투쟁과 법정 싸움 끝에 돌아온 것은 “2026년 3월 10일 이전 기준으로는 원청교섭을 인정할 수 없다”는 냉혹한 판결이었다.
그러나 현장의 현실은 어떠한가? HD 현대중공업 원청은 하청 노동자들의 작업배치, 생산물량, 잔업·특근, 인력 운영, 안전관리까지 생산 전반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해 왔다. 하청업체는 이름만 다를 뿐 사실상 원청 생산 체계의 말단 관리기구 역할을 수행해 왔다. 특히 조선업 초호황 속에서도 하청 노동자들의 일당이 높다는 이유로 임금을 삭감한 현실은, 누가 실질 사용자이며 누가 노동조건을 결정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럼에도 대법원은 자본의 실질 지배는 외면한 채 법적 형식만을 앞세워 원청 책임을 부정했다. 이는 단순한 판결이 아니다. 원청 자본에게는 무한한 사용자 권한을 보장하면서도 노동자에 대한 책임은 지우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다시 말해 “지배는 하되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자본의 요구를 국가 사법부가 공식 승인한 것이다.
이번 판결의 피해는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들의 원청교섭 투쟁을 가로막고 노동조합 조직화를 위축시키려는 정치적 판결이다. 원청이 실질적으로 노동을 통제하면서도 교섭 의무와 사용자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면, 오늘날 확대되는 간접고용 체제에서 노동자들은 끝없는 착취 구조 속에 방치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주노동자들은 가장 열악한 위치에서 위험과 차별을 감내하고 있다. 조선소의 고강도 노동과 산재 위험 속에서도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으며, 원청은 책임을 하청업체 뒤로 숨기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원청교섭은 단지 교섭 형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권과 인간다운 노동조건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이다.
우리는 분명히 밝힌다.
원청교섭은 법원이 시혜적으로 허락하는 권리가 아니다.
현장의 투쟁과 노동자들의 집단적 힘으로 쟁취해 온 권리이다. 역대 노동기본권의 확대 역시 법원의 선의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조직과 투쟁으로 이루어졌다. 이번 판결 또한 투쟁의 필요성을 다시 확인시켜 줄 뿐이다. 더 많은 하청·이주 노동자 조직화, 원하청 공동투쟁, 원청 사용자 책임 인정 투쟁을 함께 만들어 갈 것이다. 또한, 간접고용 체제를 통해 무한정 착취를 확대해 온 재벌 대기업들의 책임을 끝까지 묻고 싸울 것이다.
대법원 판결 하나로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생산을 움직이는 것은 자본이 아니라 노동자들이다. 현장을 지탱하는 하청·이주 노동자들의 힘은 결코 지워질 수 없다.

간접고용 철폐하고 노동기본권 보장하라! 투쟁으로 원청교섭 반드시 쟁취하자!

2026년 5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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