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엎지른 자 서울교육청은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아라” -A 중학교 지혜복 교사의 부당해고를 규탄하며-

기어코 서울교육청이 큰일을 냈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도 막을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버렸다.

서울교육청이 A 중학교 사회과 지혜복 교사를 부당하게 다른 학교로 전보하더니, 마침내 부당전보에 항의하여 다른 학교로의 전보를 거부한 지혜복 교사를 해고시켰다. 지금 교육 현장에서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노동전선은 「A학교 성폭력 사안·교과운영부조리공익제보교사부당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 참가하고 있는 단체로서 서울교육청의 폭거에 대해 끓어오르는 분노를 모아 규탄한다.

일의 경과를 살펴보자.

지혜복 교사는 정년을 3년 앞둔 A 중학교의 사회과 교사로, 2023년 발생한 학교내 성폭력 피해 학생들에게 이중의 고통을 안기는 불합리한 학교의 조치를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 학교장과 담당 교사는 가해 학생들에게 피해 학생들과 피해 학생들을 보호하려던 지혜복 교사의 신원을 노출시켰다. 당연히 가해 학생들의 2차, 3차 가해가 더해졌다. 지혜복 교사의 끈질긴 민원 끝에 결국, 교육청이 학교장에게 성폭력 사건 대응 조치의 문제점을 시정하라는 권고문을 발송하였다.

이 같은 일이 있은 2023년 연말 역사과 교사 3명, 사회과 교사 2명인 A중학교에서 교사 과원이 발생하여 한 명의 교사를 전출시켜야 하는데, 2024년 역사과 교사 2명, 사회과 교사 2명이 필요한 A 중학교에서 사회과 교사인 지혜복 교사의 전출을 교육청에 신청하였다. 학교장에게 불편한 교사인 지혜복 교사를 보복적으로 부당하게 전출시켰다는 해석이 자연스럽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A 중학교 가해 학생들은 보다 과감하게 2차, 3차 가해를 하고, 피해 학생들은 등교가 고통스럽다는 호소가 계속되었다.

이 같은 부당전보 낌새를 알게 된 지혜복 교사가 교육청에 부당전보를 막아달라고 요청을 했으나, 교육청은 A 중학교 교장의 부당전보 신청을 승인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지혜복 교사는 교육청 전보 담당자는 물론 교육장, 교육감 등에게 수차례 반복적으로 부당전보를 막아달라고 요청했으나, 교육청은 A 중학교 교장의 지혜복 교사에 대한 부당전보 신청을 수용하여 2024년 2월 2일 지혜복 교사를 전보발령하였다.

애당초 A 중학교에서 학교 성폭력 문제를 진지하게 처리하면 될 작은 일이었다. A 중학교에서 잘못했더라도 교육청에서 A 중학교의 학교 성폭력 문제가 신속하게 합리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정성껏 지도·감독을 했다면 좋았을 일이었다. A 중학교와 교육청이 작은 문제를 수개월 동안 미적거리면서, 2차, 3차 가해가 발생하였고,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이 깊어졌다. 불행하게도 학교 내 성폭력 문제의 불합리한 처리 과정이 A 중학교 교장의 부당전보라는 행정폭력으로까지 비화되었다. 이 불행도 A 중학교의 부당전보 신청을 교육청이 승인하지 않으면 중단될 수 있는 것이었다. 결국, 지혜복 교사는 부당전보되었으며, 학교에 출근하지 않았다. 갈 수 없었다. 부당한 행정명령에 굴복할 수 없었다.

교육청이 물을 엎지른 것이다. 결자해지이다. 교육청이 주워 담아야 한다.

부당전보는 부당전보이고, 무단결근은 무단결근이라는 무책임한 말 뒤에 교육청은 숨지 말아야 한다. A 중학교의 학교 내 성폭력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교육청은 진지하고 엄중하게 다시, 그리고 지속적으로 들여다보아야 한다. 교육이란 것이 문제점을 시정하라는 행정명령 하나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란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교육청이다. A 중학교 교장의 부당전보를 승인한 교육청의 잘못을 고백하는 용기를 보여야 하는 교육청이다. 부당전보를 취소하거나 부당 징계를 취소하거나 다른 해결책을 찾거나 문제 해결은 그다음이다. 교육청 스스로 엎지른 물을 스스로 주워 담는 용기를 보여야 한다.

우리는 이 같은 행정폭력이 일어난 초기였던 지난 4월에 부당전보를 철회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엎지른 물을 주워 담지 않고, 주워 담을 생각도 하지 않는 교육청에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것이 참으로 인내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다시 한 번 인내심을 갖고 교육청에 촉구하고 경고한다.

1. 교육청은 현재진행형인 A 중학교 학교내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진심을 다하라.

1. 지혜복 교사에 대한 부당전보를 승인한 교육청은 사과하라.

1. A 중학교 교장 등 부당전보 책임자를 문책하라.

1. 교육청은 지혜복 교사에 대한 부당전보와 부당징계를 철회하라.

2024년 10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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