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117호 <현장> 사람이 희망이고 연대만이 우리의 힘이다!

조이희 ㅣ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사무처장

그는 정말 인간 새가 되어 강남역 철탑 둥지에 갇혔다.
죽어서 내려오리라는 각오로 오른 지 270일.
그의 투쟁을 지지하고 승리를 확신하면서도 목이 메어 옴을 어쩔수가 없다.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위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해
아프지만 투쟁!

김용희씨가 강남역 고공 철탑에 오른 지 오늘로(3월 5일) 270일째다.
몸을 뻗고 잘 수 없는 비좁은 고공 철탑 안에서 김용희씨는 죽음의 투쟁을 벌이지만 강남역은 화려한 불빛에 휘감겨 아무 일 없는 듯 흘러간다.

한 젊음이가 묻는다. 왜 그가 철탑에 올라 사생결단의 투쟁을 하게 됐는지….

1990년 함께 일하던 동료가 작업 중 잘려나간 손가락도 회사 방침에 막혀 제때 치료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김용희씨는 노동자의 현실에 분노하며 삼성 노조를 결심하고 실천했다. 이에 삼성은 협박, 폭력, 납치, 성폭력 혐의 조작, 간첩혐의, 회유책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조 결성을 멈추려 했고 끝끝내 굴하지 않은 김용희씨를 결국엔 해고해버린다.

25년 전의 일이다. 해고 후 25년을 땅에서 ‘원직복직, 진심어린 사과, 그 동안의 피해보상’을 외쳤지만 거대 기업 삼성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이렇게 땅에서 투쟁하던 김용희씨는 2019년 여름 고공 철탑에 올라 55일 동안 곡기까지 끊으며 삼성의 악행을 알리려 애썼지만 삼성도 시민들도 외면했다. 그는 참으로 외로운 극한의 투쟁을 벌였던 것이다. 아마 그대로 계속 모두의 외면을 받았다면 그는 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에서 온 현 집행 위원장 하성애씨 외 여러 시민들, 시민 단체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 집행위를 새로 구성하며 지금은 투쟁 승리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하루하루 지남이 마음 급한 이 일이 속히 해결되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함께 마음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김용희씨는 이런 시민들, 단체들의 연대에 “철탑에서 맺은 인연과 연대에 늘 감사하며 그 힘으로 끝까지 승리를 위해 죽을 힘을 다하겠다”며 투쟁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삼성 고공 농성은 단지 김용희씨 한 사람을 위한 투쟁에 그치지 않고, 보암모(삼성생명 암보험 피해자 모임) 분들과 과천 철거민 피해자 분들도 마음을 합쳐 함께 투쟁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역시 사람이 희망이고 연대가 우리의 힘이다!

2월 19일 (7시) 수요집회에서 서울 평학(평등 교육 실현을 위한 학부모회) 공동대표 이을재씨도 민심의 힘으로 만들어진 촛불정부인 문재인 정부와 삼성 측에 ‘즉각 사과하고 문제를 해결하라’ 촉구하며 김용희씨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고 평학도 함께 연대할 것을 알렸다. 더불어 보암모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또한 이날 집회 진행을 맡은 ‘꿈꾸는 고래’(행동하는 학생 공동체)와 ‘서페대연’(서울 여성의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 동아리), 두 단체가 함께 연합하여 율동과 노래도 선보여 자리에 모인 사람들과 김용희씨에게 힘을 북돋워 줬다.

특히 서페대연 대표는 “김용희씨는 혼자가 아니다. 우리가 함께 한다는 것을 알리러 왔다.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라며 삼성의 즉각적인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지속적인 연대 의지를 밝혀 함께 한 이들과 김용희 동지의 마음을 뜨겁게 해주었다.

이날 따뜻한 밥 한 끼 ‘밥통’으로 연대해 준 한광주 이사장도 “밥에는 밥심이라는 것이 있으며 이렇게 밥 한 끼로 함께 할 수 있음을 감사한다”며 따뜻한 연대의 마음을 전했다.

보암모 공동 대표 박삼재씨는 “우리 암환자들의 투쟁은 우리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투쟁이다. 알아야 권리를 찾을 수 있다. 함께 나아가며 끝가지 투쟁하겠다”라며 함께 연대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 외에도 뉴욕에서 기사와 SNS로 함께 해주는 Jennifer EJ씨는 사회적 약자가 당하는 모습을 절대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고 배움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이 진정한 운동이라며 함께 하고 있다. 호주의 조선아씨도 연대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가 귀국 후 다시 결합을 약속할 만큼 연대 투쟁 의지를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김용희씨의 식사와 필요 물품 등을 챙기며 연대하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 해고자 박미희씨의 노고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외에도 많은 분들이 몸과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김용희씨의 문제를 모든 노동자의 문제로 새로 인식하면서 투쟁하고 있다.

하성애 집행위원장도 “김용희씨의 문제는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노동자의 문제다”라며 그렇기에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투쟁의지를 밝혔다.

김용희씨도 “철탑에 있으면서 맺은 소중한 인연과 연대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여러분들의 함께 하는 마음이 있어 하루 하루 힘차게 투쟁하고 있다. 삼성이 바라는 대로 되지 않도록 그리고 모든 노동자를 위해 끝까지 투쟁으로 함께 할 것이다 ”라며 힘을 내고 있다.

이 투쟁에 희망이 보인다. 함께 하는 동지들에게 희망을 찾은 것이다. 작은 불씨 하나 하나가 모여 큰 불이 되듯이 작은 불씨들이 모이고 있기에 이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수밖에 없고 승리로 마무리 될 것이다.

우리는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모품 취급을 받고 있다. 소모품 취급을 받는지도 모르게 받고 있는 것이다.

삼성의 대응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삼성은 알아야 한다. 작은 불씨들이 모여 큰 불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언제까지 이렇게 발뺌하고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반드시 보여 줄 것이다.

하지만 거대 삼성에 대응하기엔 아직 부족하다. 한 사람 한사람이 더 마음을 모아야 이길 수 있다.

그 불타는 마음을 모아 과연 누가 삼성의 주인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우리의 권리인지도 모르고 빼앗겼던 권리를 다시 찾아와야 하는 것이다.

여러분의 연대를 기다린다. 강남역 8번 출구에서 매주 열리는 화요기도회와 수요 집회(7시)로 함께 힘을 모아 줄 것을 간절히 바란다.
강남역을 지나다 잠시 천막(8번출구,2번출구)에 들러 전해주는 응원의 한마디가 지금은 큰 힘이 되고 승리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는 때다.

함께 마음모아 승리의 그 날까지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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