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시간규제(전액관리제)에 들어간 전주 용진교통분회에서 불과 오 일간 벌어진 일들은 상상을 초월한다. 급기야 오늘은 입고되어 있던 택시의 출고문제로 앞을 막아선 택시지부장을 그대로 끌고 가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다행히 지부장은 큰 부상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사업주가 시간규제를 해놓고 그것을 지키려한 노동조합의 대표에게 이런 인면수심의 행위를 한 것은 단 한 치도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그간의 경위는 이러하다. 15일부터 시간규제로 6시간 10분의 노동시간을 엄수한 택시지부 조합원들에 비해 한국노총 전국택시산업사업조합(전택)의 조합원들은 제대로 차를 입고시키지 않더니, 16일 저녁 전택의 지침으로 임단협에 의거하여 시간규제를 거부한다는 문자를 조합원들에게 보냈다. 사업주가 나 몰라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서로 짬짜미를 했을 것이란 것은 누구나 예상하는 일이다. 결국 택시지부 조합원들의 결의로 이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차를 세우기로 결정하였고 18일부터 운행시간을 넘긴 전택조합원의 차를 세웠다.
이것은 결국 과반이 넘는 택시지부 용진분회를 깨기 위한 사측과 전택의 합작품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일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는 택시노동자에게는 참으로 힘겨운 투쟁이다. 그러나 조합원들의 분노는 경제적 어려움을 뛰어 넘어 단결된 힘으로 표출되고 있다.


하루 14,000원의 사납금 인상을 주도한 한국노총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도 노동조합인가! 그것도 모자라 2012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자발적으로 노동시간을 줄였다. 시간을 그대로 유지하자면 또 사납금을 올려야 하는데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전택 그들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택시노동자의 노동시간은 교대차 12시간/일, 하루차 16시간/일의 노동을 고스란히 감내하면서 시간당 약 1만원의 수입으로 하루 88,000원(교대차)의 사납금을 입금하고 식대 쓰고 하면 초과운송수익금은 하루 2만원 정도이다. 급여는 903,000원. 그래서 평균 수입이 약150만원인 것이다. 택시 현장의 이직율이 현저히 높은 것도 더러우니 떠난다는, 여기 아니면 일할 곳이 없겠냐는 개인적인 사고의 표현이다. 그러나 다른 택시회사도 상황은 똑같다. 용진교통 조합원의 평균 나이가 50세 이상 이다. 이제는 바꿔보자는 조합원들의 외침이 절절한 것은 더 이상은 노예로 살지 않겠다는 인간선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운전하는 기계가 아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 서로 존중하는 사회가 그리 요원한 희망인가? 사람은 도구가 아니다. 나이 많은 노동자들의 외침에 누군가는 답해야 한다. 그 답은 무엇인가?
“세상을 바꾸려면 자신부터 바꿔야 한다. 누구도 나를 대신하지 않는다.”
용진교통의 조합원들은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