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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평론] 매춘 합법화, 임옥희의 진보적 성담론을 중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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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권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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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6월 28일 11시 42분 59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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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평론] 매춘 합법화, 임옥희의 진보적 성담론을 중심으로 |
2011·06·27 11: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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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효(대표겸기자)
“매춘을 오래된 직업(old profession)으로서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을 이야기해야 하지 않나.. 돈의 포르노그래피의 시대, 매춘에 의해서 지탱되는 부분들은 선망하고 매춘 여성들에게만 비난을 감당하게 하는 건 아닌가.. 그동안 모든 무게를 다 짊어졌던 성 노동이 하나의 직업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합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좋지 않을까”

합법화하는 방향으로 가자고?.. 페미니스트들에게 맞아죽을 각오를 하지 않으면 입 밖에 꺼내지도 못할 매춘 합법화 얘기를 감히 드러낸 이는 임옥희 교수(경희대). 그는 6월 24일자 프레시안과의 인터뷰("매춘을 아웃 소싱하는 대한민국…대표 포주는 '대학'")에서 매춘을 둘러싼 함의로 ‘역사’와 ‘자본주의’를 시사하며 ‘직업’으로서의 성노동을 그렇게 제안했다.
임옥희의 매춘 합법화와 여이연 등의 매춘 비범죄화
임옥희는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여이연)에서 「여/성이론」이라는 저널을 발행하면서 이론화 작업에 협업 중인 페미니스트 여성학자다. 그의 이러한 용기 있는 발언은 자신이 속한 페미니스트 그룹인 여이연이 여성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지난 시기 성노동자들의 법외노조인 민주성노동자연대(민성노련)를 중심으로 한 성노동/성노동자운동에 적극 연대한 경험치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의 이번 발언은, 얼마 전 영등포 집창촌 여성들이 생존권을 주장하며 거리로 나온 사실과 관련하여 '성매매를 근절할 것이냐 하나의 노동으로 인정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대한 견해이다.
임옥희의 매춘 합법화 주장은 성노동에 대해 그간 여이연 등 다수 성노동운동 연대 단체가 주장한 비범죄화 기조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눈길을 끈다. 다른 한편, 2009년 당시까지 민성노련이 특정지역(전국 집장촌)에 대한 자율관리제를 주장하면서 운동진영에 합법화와 비범죄화에 대한 대 국민적 공론화를 요구한 데 대한 하나의 모색이기도 하다.
이미 권력이 되었거나 권력으로 이행 중인 주류여성계는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성주류화 전략의 주력사업으로 여전히 성매매 특별법(성특법)에 집착하고 있다. 따라서 성특법에 대한 옳고 그름을 떠나 혹여 성매매 금지주의에 대한 후퇴는 그간 성공적이었던 성정치에 대한 패퇴를 의미하므로 그들로서는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이들 권력과 직간접으로 관련을 맺고 있는 인접 여성계 또한 주류여성계와 이해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매춘 비범죄화를 주장하고 있는 여이연은 여성계에서 비주류일 수밖에 없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합법화를 제안한 임옥희는 비주류 중에서도 비주류에 해당한다. 그의 이야기다. “전부터 집장촌 여성들 스스로가 자신을 정치화할 수 있는 언어를 가져야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2004년 성매매방지법이 통과되었는데, 이 법은 성매매 집결지를 강제적으로 폐쇄하고 철거의 명분을 제공해주는 역할을 하게 됐죠. 그 결과 매춘 여성들이 거리로 내몰리게 되었고요.”
여기서 임옥희는 성매매 대신 매춘이란 용어를 즐겨 사용한다. 이는 성매매란 제도권 용어를 사용하는 즉시 모든 매춘을 성적 인신매매로 일반화하는 주류여성계 논리에 포획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집장촌 여성들에게 주목한다. 주류여성계가 성매매 금지주의를 모토로 이 사회 전체를 향해 성적 도덕주의를 아무리 외쳐도 성특법이 구체적으로 해체를 노리고 있는 지점이 바로 집장촌임을 잘 아는 까닭이다.
단정한 직업 그리고 자활지원금의 형평성 문제
임옥희는 또 이렇게 말한다. “탈성매매주의자들 시각대로 성매매 여성들을 소위 '단정한 직업(decent job)'으로 이끌려고 할 때 정책적인 벽에 부딪치게 되는데요. 그들에게 탈 성매매를 권유하면서 다른 직업을 찾을 때까지 약 1년 정도 지급하는 정부 지원금이 매달 60만 원이에요. 헌데 차상위 계층이나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 지급되는 돈이 그 절반 정도라는 거죠. 그럼 과연 어떤 기준으로 지원금을 책정하는 것인가도 문제가 됩니다.”
그는 자신이 페미니스트이면서도 ‘여성’을 넘어 정부의 이른바 탈 성매매 자활지원금의 50% 수준만 지급받고 있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과의 형평성을 사회복지적 관점에서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 문제 때문에 성특법 시행 초기 매춘 여성들에 대한 정부의 자활지원금 규모는 수급자 수준에 맞췄었지만 여성계의 요구로 대폭 늘어나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학원 수강으로 ‘단정한 직업’이 준비될 것이라고 믿는 순진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한편, 이러한 자활정책이 예산만 낭비될 뿐 실효성이 없음을 간파한 현 정권에 의해, 지난 정권 당시 성매매 금지주의 정책의 사령탑인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는 2009년 4월 7일 설립된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전격 통합되었다. 새 기관에서는 성매매 피해자뿐만 아니라 성폭력 피해자, 가정폭력 피해자, 이주여성, 한부모 가정 여성 등 여성폭력방지에 대한 종합적인 인권 차원에서 접근한다고 홍보되고 있다.

권력 재편기, 다시 떠오르는 성주류화 전략
현 정부여당은 권력누수기를 맞아 매우 혼란스런 형국이다. 때 맞춰 여성계에서는 현 정권이 성매매 단속에 소홀하다고 힐난하고 선정성 이슈에 약한 언론들의 맞장구로 힘을 얻는다. 여성계는 이를 현 정권의 도덕성 문제로 연결시켜 성특법에 대한 더욱 강도 높은 실시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내후년까지 본격적인 권력 재편기를 맞아 성매매 금지주의를 이용해 헤게모니를 탈환하겠다는 성주류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지금 여성계는 집장촌폐쇄법의 성격을 지닌 성특법의 강력한 시행(단속)으로 집장촌의 마지막 숨을 끊으며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이들에게는 (주로 남성들을 상대로) 당당하게 매춘하는 지역인 집장촌은 지극히 못마땅한 존재로서 이 곳의 소멸은 대 국민적 계도사업으로 각별하고 정치적으로도 전시효과 또한 탁월하다. 다만, 풍선효과로 인한 해외 성매매를 포함한 음성적인 부문의 성매매 증가현상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원래부터 남한 남성들은 가부장제에 찌들고 성도덕이 해이한 존재라고 비난하면 그 뿐이다.
여성계의 이러한 데마고기에 찬 프로파간다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질곡의 삶을 살고 있는 대다수 노동자민중들의 현실과는 별개로 인류사적으로 가부장제라는 원죄(?)를 짊어진 남성들에게는 입을 다물게 하는 등 매우 효과적으로 관철된다. 문제는 페미니스트들과 동일한 성적 정체성을 지닌 여성들인 성노동자들과 성소수자인 성노동자들 그리고 남성 성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이 과정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는 근본적인 모순을 지닌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지난 2005년 9월 6일 민성노련 성노동자 220여명이 법외노조를 구성하자마자 27일 열린우리당 탈성매매여성 지원단장 조배숙 의원을 비롯한 10명의 여성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성매매여성들의 ‘법외노조’는 인정할 수 없다”고 애써 주장한 것처럼, 여성계 정치권력을 동원해 분명하게 현존하는 성노동자들을 국민들의 시야에서 비가시적인 존재로 감추면 그만이다. 물론 양극화 아래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지만.
“매춘은 노동자들의 일반적 매춘의 특정한 표현일 뿐”
임옥희의 말을 더 들어보자.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매춘을 한다고 하면 엄청나게 비난을 하죠. 하지만 지금은 대다수가 '집안의 온갖 하중을 짊어지고 어쩔 수 없이 거리로 나왔다'고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란 거죠. 그렇다면 매춘을 오래된 직업(old profession)으로서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을 이야기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생계형에 속한 부득이한 매춘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것이 여성들의 선택이라면 굳이 비난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는 말이다. 실제 인류사에 등장하는 매춘 현상들 속에는 다양한 계급계층이 존재한다. 매춘여성은 고대사회에서는 귀족에서 노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했고, 근대 초기에는 시민의 삶을 영위하기도 했다. 그 후 매춘은 기독교와 19세기의 제국주의였던 영국 빅토리아 왕조의 엄격한 도덕주의 영향으로 낙인의 대상으로 전락하지만,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일(work)임에는 변함없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서 매춘을 둘러 싼 구조적 모순에 대해 임옥희는 이렇게 비판한다. “매춘을 아웃 소싱하는 사회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돈데요. 그런 점은 전혀 이야기하지 않고 있어요. 요즘 대학 사회 보면 그런 느낌이 들 때가 많아요. 최저 임금 4320원 갖고는 아무리 일해도 등록금을 마련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여학생이고 남학생이고 노래방 도우미부터 막노동까지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렇게 만드는 학교가 포주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어요.. 돈의 포르노그래피의 시대, 매춘에 의해서 지탱되는 부분들은 선망하고 매춘 여성들에게만 비난을 감당하게 하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아웃 소싱 구조를 얘기하면서, 그동안 모든 무게를 다 짊어졌던 성 노동이 하나의 직업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합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좋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물론 현재 법으론 성을 산 남성들을 처벌하도록 하고 있으니 이들을 고객이라고 봤을 때 양립할 수 없다는 문제가 생기죠.”
그렇다. 오죽했으면 마르크스가 “매춘은 노동자들의 일반적 매춘의 특정한 표현일 뿐!”이라고 했겠는가. 이윤추구에 혈안이 된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팔리지 않는 것은 없다. 자아실현이 가능한 신성한 노동은 눈 씻고 봐도 찾기 어렵다. 더욱이 다수의 성노동자들처럼 학벌카스트에서 배제된 사람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도처에 존재한다. 쌍용차와 한진중공업에서 해고당한 노동자들,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죽음에 이른 노동자들, 유성기업에서 야간노동으로 혹사당하다 분노한 노동자들과 같이 파리 목숨처럼 벼랑에 내몰린 수많은 노동자들의 일상은 일반적 매춘으로서의 노동의 성격을 잘 설명한다.

노동의 외연 넓혀 자본에 맞서는 게 급선무
그러니 학벌카스트를 재생산하는 학교 자체가 더 큰 문제다. 대학이라는 기업들은 정부와 함께 범사회적인 반값등록금 요구에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어린 학생들에게 부모 장학금이 없으면 자신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건강을 해치는 온갖 형태의 싸구려 노동을 해서라도 학교를 다니라고 강요한다. 게다가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과 해고를 다반사로 자행하는 곳이 진리의 상아탑이라는 대학이라니, 이런 학교를 두고 임옥희가 포주에 빗댄 것은 결코 헛말이 아니다.
매춘은 어떤 경우에도 노동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참에 자신의 노동을 돌아봐야 한다. 통칭 비정규직 850만, 자영업 600만, 청년실업자 400만, 농민 400만이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는 20:80의 사회에서 무엇보다 내 노동의 성격에 대한 객관화가 필요하다. 이 사회가 인간다운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구조적인 병이 깊을 때는 철지난 노동자주의나 심정적인 도덕주의로 편 가르기보다는 노동의 외연을 넓혀 자본의 모순 제거에 힘을 모으는 게 우선순위에 부합한다.
따라서 온갖 형태의 몸팔기(노동)를 강요하는 반노동의 사회에서 간단히 매춘/성노동만 특정해 비난하며 골라내는 것은 부당하다. 유럽의 노조들이 성노동을 받아들이는 것도 다 그만한 철학이 있음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학교가 포주”라는 임옥희의 표현은 매춘여성/성노동자들을 억압하는 여성계를 향해 “우리는 성노동자, 당신들이 진짜 창녀!!”라고 외친 어떤 성노동자의 분노처럼, 더 이상 적절할 수 없는 이 시대 우리 사회의 키워드이며 자화상이기도 하다.
[관련자료] 사노위 해산 선언자 모임: 성매매 종사자들에게 노동조합을
최근까지 강령초안을 토론한 바 있는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 공동실천위원회(사노위)에서 한 그룹은 우리 사회의 매춘 현상과 관련하여 선진적인 수준의 정식화된 진보적 견해를 다음과 같이 제출했다.
[5인안] 개인의 성적 지향과 합의에 의한 일체의 성 활동 인정
전 세계적으로 여성들, 소녀·소년들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성매매로 내몰리고 있다. 성매매가 불법화되어 있는 현실은 성매매 종사자들이 사회에서 밑바닥 천민으로 낙인찍히고 가장 주변으로 내몰려 있는 집단 중의 하나임을 가리킨다.
성매매 종사자들(성노동자라고도 불리는 ‘매매춘산업’ 피고용자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스스로 조직할 수 있고 조직해야 한다. 성매매 종사자들을 범법자로 취급하고 단속하는 국가 탄압에 맞서 이들의 권리를 방어해야 한다.
국가에 의한 단속과 불법화는 단지 성매매 종사자들을 조직범죄와 폭력에 더욱 결박시켜 놓을 뿐이다. 우리는 성매매 종사자들의 완전한 의료 접근권과 생활임금, 무상 직업재활훈련을 요구한다. 노동계급운동은 성매매 종사자들의 단결권 인정을(나아가 그들이 자주적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할 경우 노동조합 인정을) 요구해야 하며, 민주노총과 같은 노동조합 연맹 조직에 가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인권뉴스]
(* 5인안을 지지한 회원들은 지난 6월 1일 사노위가 “강령 통일과 조직 통합에 실패”했다는 이유를 들어 사노위의 정치적 해산을 선언했다. 이들은 지금 ‘사노위 해산 선언자 모임’이란 명칭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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