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가 정당과 간담회를 가진 민주노총
노동조합은 자본가 정당과 단절하라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철회하고, 새로운 노동자 정당 창건에 나서라 !계급협조 민주대연합 거부하고, “계급 대 계급 노동자 단결투쟁 전선”을 수립하라![2008년 12월 5일]민주노동당! 끝내 자본가 정당과의 연합을 위해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이해와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팔아넘기고야 말겠다는 것인가?
민주노동당이 민주당과 손잡고 ‘민주대연합’을 만들고 있다. 반이명박 공조를 내세워 과거 열우당 2중대 노선을 다시 부활시키고 있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다. 이미 사실상 민주당과 함께 하는 민생민주국민회의에 이어 며칠 전 김대중의 말 한마디에 의회와 제도권에서 부르주아 정치세력과의 계급협조 전선을 전면화하고 있다. 심지어는 선거연합과 당 대 당 통합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다. 눈치 보던 진보신당도 이 흐름에 뒤쳐지지 않겠다는 듯, 4일 민생민주국민회의 주도로 열린 ‘경제․ 민생 위기 비상시국회의 (연석회의)’에 대해 “매우 의미 있는 자리”라며 정식 참여했다.
이미 선을 넘어선 민노당 ․ 민주노총의 계급협조 노선더욱 심각한 것은, 민주노총까지 나서서 김대중의 ‘민주대연합’ 주문에 적극 호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민주노동당 지도부와 김대중이 만난 바로 다음날인 28일 민주노총은 민주당 지도부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민주노총 이용식 사무총장은 “독재정권, 과거로 회귀하는 이명박 정권에 대해 민주당과 민주노총이 국민에게 힘을 줘야 한다는 의미에서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민주노총 우문숙 대변인은 “독재정권과 신자유주의에 맞설 수 있는 방법으로 모든 민주세력들이 힘을 합치는 것에 동의한다”며, 김대중의 ‘폭넓은 민주연합’ 주문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밝혔다.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도 “민주세력들이 함께 큰 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민주당과의 전국판 노사협조에 힘을 실었다. 지난 10년 민주당(열우당) 집권 동안에는 노사정위와 사회적 합의로 노사협조주의를 추구하더니, 민주당이 야당 되자 이제는 민주대연합으로 노사협조주의의 길을 가겠다는 것인가?
그러나 이러한 계급협조 전선, 자본가 정당과 함께 하는 이러한 반이명박 전선은 오히려 이명박 반대투쟁마저도 약화시킬 것이라는 것을 모를 수가 없다. 투쟁의 수위를 다운시키고 투쟁 확대를 억제할 것이 불을 보듯 빤하다. 지난 여름을 뜨겁게 달군 위대한 촛불항쟁은 민주대연합과 같은 것에 발이 묶이지 않았기 때문에 광범한 대중투쟁으로 전개될 수 있었고, 아래로부터 노동자 시민들의 창발적인 주도 속에서 진화를 거듭하며 비타협적인 이명박 반대투쟁으로 나아갈 수 있었고, 잠시나마 이명박을 머리 조아릴 수 있게 하였다. 비록 우리 민주노조운동 진영이 조직적으로 결합하지 못했고, 한편으론 자생성의 한계를 넘지 못해 그 이상 전진하지 못하고 주저앉았지만, 민주당 같은 부르주아 정치세력이 이 투쟁을 자신들의 통제 하에 두기 위해 감히 끼어들고 싶어도 끼어들 수 없을 정도로 이 투쟁은 아래로부터의 전투성과 급진화의 거대한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민주당의 반노동자적 역사무엇보다도 우리 민주노조운동 진영이 지난 10년간 민주당-열우당 정권의 반노자동자적 역사를 잊어버릴 수 있는가? 지금은 야당으로서 마치 반재벌적인 언사와 비정규직노동자들을 위하는 듯한 제스추어를 보이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지난 10년간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재벌/자본가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노동자 죽이기로 일관해 온 그 피와 눈물 의 역사를 한시도 잊을 수 없다. 김대중이 정리해고제와 파견법을 도입하여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고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구조조정에 저항하는 만도 ․ 롯데호텔․ 사회보험 ․ 대우차 노동자들에 대해 공권력 투입으로 짓밟은 일들을 반이명박 전선으로 다 없던 일로 해버릴 수 있다는 것인가? 노무현 정권이 비정규법과 양극화로 850만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재벌들의 곳간을 채워주기 위해 한미FTA를 체결하고 이라크 파병을 통해 미국의 제국주의 침략에 협력한 사실들을 민주대연합으로 다 지워버릴 수 있다는 것인가?
공황에 휩싸인 이명박과 자본가들의 발악적 공세에 맞서는 전선지난 일만이 아니다. 반이명박 전선이라는 미명 하에 자본가 정당과 함께 하는 계급협조 전선은 지금 어느 때보다 계급 대 계급의 전선으로 싸워야 할 노동자투쟁을 교란, 억제하는 기능을 할 것이다. 지금 김대중 때의 IMF 위기보다 더 격화되고 있는 경제위기 속에서 자본가 정부의 공격과 탄압이 전방위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 살리기/노동자 죽이기 공세가 각종 정책과 법안으로 속속 착수되고 있다. 사회적 ․ 민주적 권리들과 성과물들에 대한 공격이 또한 집요하게 펼쳐지고 있다. 촛불투사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탄압, 정치사회단체들에 대한 공안탄압은 이후 대대적인 노동탄압의 단지 예고편일 뿐이다. 자본가 정권은 터져 나올 노동자들의 저항과 투쟁의 싹을 자르고, 미리 손발을 묶어놓기 위한 공안정국 조성을 끊임없이 획책하고 있다. 이미 비정규직노동자들을 비롯하여 투쟁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이 지속적으로 자행되어 왔다. 이번 철도파업에서 보듯, 파급력이 큰 대공장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파업권마저 자본가 정부의 협박에 의해 짓밟히고 있다. 개별 자본가들도 경제위기의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키기 위해 임금동결 ․ 삭감, 정리해고, 계약해지, 잔업특근 통제, 휴업, 단협개악을 자행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와 자본가들의 이러한 공격과 탄압은 공황에 휩싸인 자본가체제의 발악을 표현한다. 공황의 고통을 전가시키기 위한 자본가계급의 이러한 발악적 공격에 맞서 노동자계급의 총단결투쟁이 필요하다. 촛불투쟁 때 조직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정규직 ․ 비정규직 조직노동자들이 떨쳐 일어나 이 단결투쟁의 선두에 서도록 해야 한다. 민주노조운동 진영이 먼저 나서서 미조직노동자들을 합류시킬 전국 노동자단결전선을 세워야 한다.
자본가계급의 필사적인 총공격에 맞서 이러한 “계급 대 계급의 전선”을 강고히 설치해야 할 상황에서 민주노총을 비롯하여 노동조합 상층 지도부들이 민노당 ․ 진보신당을 따라 부르주아 야당의 날개 밑으로 기어들어가고 있다. 자본가 정당으로부터 독립하여 노동자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이뤄내자는 대중적 열망을 업고 만들어진 민노당이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독립을 팔아넘기고 있다. 민주노조 노동자들의 인적 ․ 재정적 지원을 가지고서 정치활동을 하는 민노당이 자본가 정당과 공조하고 선거연합, 당 대 당 통합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 단지 우리가 분노만 하고 말 것인가? 노동조합들이 이런 민노당에 대해 ‘배타적 지지’ 방침을 계속 유지하고 있어야 하겠는가?
<가자! 노동해방>은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이해와 정치적 독립에 바탕하여 이명박 자본가 정부의 공격과 탄압에 맞서는 전국 노동자 총단결투쟁전선을 수립하기 위해 노동조합들에 촉구한다.
▶ 민주노총을 비롯하여 노동조합들은 자본가 정당과 단절하라!
▶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독자성을 팔아넘기고 민주당의 2중대로 전락하고 있는 민노당에 대해 ‘배타적 지지’ 방침을 철회하고, 새로운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나서라!
▶ 새로운 노동자 정당 창건과 함께 노동자 총단결투쟁전선을 수립하라!
현장활동가들 동지들도 나서서 자신이 속한 노동조합에 이러한 촉구와 선동을 조직하자. 조합원 대중들 속에서 “자본가 정당과의 단절/ 새로운 노동자 정당!”을 내걸고 조합원 서명을 조직하는 등 활발한 캠페인을 펼치자. 계급협조 진보정당들의 배신을 딛고 새로운 노동자 정치세력화 투쟁을 전개하자. 이명박과 자본가들의 노동자 죽이기 공세에 맞서 계급 대 계급으로 맞서 싸우는 전국 노동자 공동투쟁 전선을 조직하자.
양효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