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변혁산별>22호 “오만한 자본에 보여준 현장의 힘”
1~2면 오만한 자본에 보여준 현장의 힘”1~2면
[주간2교대] 61.2% 사상 최대 부결 … 노동강도 강화 결사 저항
노동시간단축=일자리나누기 … 공장신․증설로 완전한 주간2교대 쟁취해야
3면 산별운동/임금보다 중요한 주간2교대
[주간2교대-현장에서] 이름만 바뀐 ‘M/H 위원회’ … 재협상 묵살 대가 61% 부결
4~5면 촛불&노동자/당신들은…어디 있습니까?
[촛불] 네티즌 기륭 연대투쟁 한달 … 노동운동 낡은 운동 되지 않길
6면 비정규/더 많은 허대수가 필요하다
영화 ‘안녕? 허대수’ … 대공장 대의원이 된 파업전야의 ‘투사’와 비정규직
7면 문화&노동자/북을 식민지로 한중일 전쟁?
[서평/촌놈들의 제국주의] 추석에 시골 가서 ‘구라칠’ 내용 듬뿍 담긴 책
8~9면 시사&노동자/정치권력에 휘둘려온 헌법
[특별기획-개헌과노동자②] 대한민국 개헌의 역사(상) … 삼선개헌과 유신
주간연속2교대제를 포함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2008년 임금협상 의견접근안이 61.2%라는 사상 최고의 반대로 부결됐다. 55% 대 45% 정도의 근소한 차이를 내다봤던 회사나 현대차지부는 물론 현장조직들까지도 놀랄 정도의 압도적인 반대였다. 주야 맞교대 대상 조합원이 17,000명(38%)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주간2교대에 대한 조합원들의 분노가 얼마나 큰 지 짐작할 수 있다.
현대차지부 조합원들은 주간2교대라는 노동시간 단축을 이유로 노동강도를 강화하려고 했던 오만한 자본에게 현장의 힘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2005~6년 조합원들과의 합의를 뒤집어버리고, 이를 반대하는 현장의 활동가들을 비난하면서 돈으로 조합원들을 매수하려고 했던 자본에게 철퇴를 가한 것이다.
조중동, 부결 “노-노 세싸움”으로 왜곡
현대차지부의 부결소식에 조중동 찌라시들는 일제히 비난 기사를 쏟아냈다. 조선일보는 6일자 신문에서 “현대차 '야근폐지 잠정합의안' 노조가 '제동'”이라는 제목을 달고, “현대자동차 노사가 내년부터 자동차 조립생산라인 근로자들의 밤샘근무를 없애려던 계획이 당사자인 현장 근로자들의 반대로 제동이 걸렸다”며 사실을 완전히 왜곡한 ‘악의에 찬 기사’를 썼다.
동아일보는 “현 집행부가 올해 또다시 주간연속 2교대제 등에서 성과를 낼 경우, 입지 약화를 우려한 다른 현장조직들이 반대 여론을 주도한 것”이라며 “‘勞-勞(노-노) 세싸움’이 현대차 임협 제동”이라는 기사를, 중앙일보는 “집행부 반대편 조직서 부결 운동 … 조합원은 ‘임금 불만’에 반대표”라는 기사를 썼다.
‘재벌찌라시’인 경제신문들은 더욱 가관이다. “현대차노조 회사를 결딴낼 작정인가”(한국경제), 현대차 勞勞갈등까지 벌일 땐가(매일경제), 잠정합의안 부결 파문 '勞 이기주의' 비판 고조(서울경제) 등의 사설을 내보냈다. 9일에는 일제히 한일이화 사무장이 현장조직을 상대로 쓴 글에 대해 “현대차 노조 비양심”이라는 제목으로 현대차지부를 비난하는 글들을 쏟아냈다.
조합원들이 원한 건 ‘휴식과 잠’
조합원들이 원했던 것은 ‘노동강도 강화 없는 노동시간 단축’이었다. 임금저하·노동강도 강화·고용불안 없는 ‘3무원칙’을 지켜달라는 것이었다. “집행부 반대편 조직서 부결운동”은 해마다 있었고, 재판을 앞둔 정몽구 몸값으로 사상 최대의 돈잔치를 벌이며 ‘무쟁의’를 벌였던 지난 해에도 현장조직들은 반대운동을 벌였다. 그러나 올해는 현 집행부를 구성하고 있는 민투위조차 반대를 할 정도로 주간2교대에 대한 노사합의안은 ‘노동강도 강화없는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정신을 완전히 훼손해버린 것이다.
61.2%라는 반대표는 “제발 심야노동 그만하고 밤에 잠 좀 자자”는 소박한 요구다. “지금도 힘들어 골병드는데 노동강도를 더 강화하는 건은 말도 안된다”는 것이다. 2005~2006년 단체협약을 통해 맺은 노동자와의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다. 회사가 최종 제시안보다 100만원을 더 던졌지만 조합원들은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윤해모 집행부 전면 불신임
61.2%의 반대표는 사실상 현 윤해모 집행부에 대한 전면 불신임의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8월 18일 주간2교대에 대한 1차 의견접근안이 나온 후 현장 활동가들이 “도저히 이 안으로는 조합원들에게 설명할 수 없다”며 본관농성을 벌였고, 현대차지부는 ‘재협상’을 약속했다. 사실상 1차 부결인 셈이다. 그러나 현대차노사는 ‘주간2교대’에 대한 재협상이 아닌 문구수정만 벌였고, 기본급 3천원과 성과급 100만원으로 조합원들을 현혹했지만 조합원들은 20년 노조 역사상 최대의 반대표로 이를 응징했다. 현대차 노사가 2차 부결의 의미를 외면하고 ‘노동강도 강화없는 주간2교대’를 전면 수용하지 않고 추석명절을 이용해 돈 몇 푼으로 다시 표결에 붙인다면 이는 걷잡을 수 없는 현장 조합원들의 분노를 불어올 것이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임금과 관련해서도 일시금 중심의 협상 관행과 노사협조주의를 강화하는 주식 요구 등 대중영합주의 경향에 대해 진지한 반성이 필요하다. 그동안 금속노조는 통상급 비중을 높이기 위해 기본급을 중심으로 임금인상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결정해왔고, 유성기업, 발레오만도 등 여러 사업장에서 이를 실천해왔다. 특히 유성기업의 경우 매년 기본급 105,000원 인상으로 통상급을 높여왔으며, 지난 8월 14일 의견일치한 발레오만도는 일시금은 전혀 받지 않고 기본급 76,800원(호봉승급함 98,960원) 인상에 생산수당 1만원, 자기개발수당 2천원 등 총 110,960원의 통상급 인상을 이뤄냈다. 상여금 50% 인상에 OT 5시간, 정년 2년 연장(60세)도 추가됐다.
현대차지부는 호봉승급 포함 85,000원 인상에 300%+300만원의 일시금이 나왔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현대중공업이나 일부 부품사보다 부족하다”거나 판매, 정비 등에서 “왜 올해는 주식을 안 주냐?”는 얘기가 떠돌았다. 현대차지부는 지난 해 210만원 가량의 주식 30주를 합의하면서 “조합원이 가장 간절히 원했던 주식을 합의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주장했었다. 결국 스스로 판 무덤에 갇힌 꼴이 된 셈이다. 기본급(통상급) 중심의 임금인상을 통한 생활임금 확보라는 원칙을 회복해야 한다.
15만이 함께 싸우지 못한 무능력한 금속노조
주간2교대는 현대자동차만이 아닌 완성4사와 부품사, 비정규직을 넘어 산업 전반에 걸친 가장 중요한 투쟁이다. 따라서 올해 금속노조는 ‘노동강도 강화없는 완전한 주간2교대’를 중앙교섭 요구로 상정해 15만 전 조합원이 함께 싸우는 투쟁을 전개했어야 했다. 그러나 무능력한 금속노조는 완성4사를 산별교섭 자리에 앉히고, 조합원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주간2교대 투쟁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결국 이는 현대차지부만의 투쟁으로 전락했고, 같은 요구를 내걸고 있는 기아자동차지부도 구경만 하는 꼴이 되고 말았으며, 주간2교대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부품사와 비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강건너 불구경’을 하게 만들었다. 완성4사가 참가하지 않은 채 금속노조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가 합의한 ‘2009년 2월까지 교대제개선 실행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한 중앙교섭 합의사항 역시 폐기되어야 마땅하다.
노동운동은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이며, 노동시간 단축은 일자리나누기로 이어졌다. 프랑스 노동자들은 주35시간 노동 투쟁으로 노동시간을 줄이고, 일자리를 청년노동자들과 나누었다. 그러나 우리는 2003~4년 법정 노동시간 단축 투쟁 과정에서 토요일 근무가 특근으로 바뀌는 임금인상밖에 되지 못했다.
‘주간2교대’의 핵심 5대 원칙 ▲야간노동완전철폐 ▲생활임금보장 ▲노동강도강화 반대 ▲비정규직 정규직화 ▲하청노동자 동일적용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노동자계급의 생존의 요구다. 현대차지부는 특히 주간2교대에 대한 의견접근안을 완전히 폐기하고, 원점에서 3무(無)원칙에 근거한 협상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