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주간연속2교대 의견 접근안은 폐기되어야 마땅하다!
8월 18일 밤, 현대자동차 노사는 주간연속2교대에 대한 의견 접근을 했다. 그렇지만 의견 접근의 내용은 주간연속2교대를 시행하고자 하는 취지였던 ‘노동시간 단축과 생활임금 쟁취, 야간노동 철폐를 통한 노동자의 건강권 확보’라는 목적에 걸맞지 않은 실망스러운 ‘의견 접근’에 불과하다.
별도합의(안)은 8+9 체제의 전주공장 09년 1월, 전공장의 2009년 10월 실시로, 실질적인 주간연속2교대인 8+8 체제는 기약이 없다. 뿐만 아니라 신규 설비와 인원 충원 없이 현재의 생산 물량을 유지하겠다는 것은 결국 현대자동차노동자들의 노동강도 강화로 이어질 것이 뻔하지 않은가? 실질임금 삭감 없는 월급제 주장은 어느새 ‘생산량 보전과 연계’하고 있다. 생활임금 확보는 고사하고 생산량에 따른 변동월급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M/H개선위원회’를 통해 공장별 물량조정과 인원 재배치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효율성을 빙자한 자본의 노동유연화 전략을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지난 2005년 단체교섭에서 2009년 1월 실시키로 한 합의 불이행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약속을 파기하는 자본의 논리를 수용하고 만 것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주간연속2교대와 관련한 현대자동차 노사의 의견 접근안은 자본의 일방적 논리, 자본의 일상적 구조조정, 자본의 철저한 노동통제 의도가 주간연속2교대가 시작되기 전부터 관철되는 꼴이 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지부의 ‘의견 접근’은 전국 노동자들의 삶을 망가뜨릴 것이다.
지난 10여년간 자본의 노동유연화 전략은 고용불안 조성을 통한 노동자들의 권리 후퇴와 투쟁력 약화, 현장내에서의 자유로운 전환배치를 통한 생산력의 증대, 비정규직을 통한 노동유연화에 주력해 왔다. 주간연속2교대 요구 투쟁은 단지 심야노동 철폐에만 의미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바로 IMF 이후 밀려온 신자유주의 공세에 맞서고자 하는 노동조합운동의 요구였다.
자본은 노동자들의 이러한 반격을 재빨리 알아차리고 ‘현실적 준비부족’을 이유로 ‘물량만 맞춰주면 노동시간을 줄여주고 임금도 적당히 보전’해 주겠다고 회유하면서 진화하려고 한다. 그 방식은 조삼모사식 교대체제의 개편과, 현장의 관심을 임금인상과 성과금 등의 경제적 실리로 돌리는 것으로 귀결날 것이 뻔하다.
자유로운 전환배치, 자유로운 공장간 물량이동, 더 빨리, 더 많이 일하는 노동자, 수많은 비정규 노동자의 바다…, 자본의 천국이 시작되는 것이다.
조합원들의 열망을 안고 현대자동차지부 집행부는 재교섭에 임해야 한다
주간연속2교대 의견 접근안이 발표되자 마자 조합원들은 교섭장을 막아섰다. 노측 교섭위원들이 교섭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현대자동차지부 지도부는 ‘일부의 이견’이라며 ‘찬반투표를 통해 의사를 표현하라’고 한다. 하지만 그동안 주장해왔던 ‘노동강도 강화없는, 실질임금 하락없는, 고용불안 없는’ 3무 원칙이 사라진 의견 접근안에 대한 객관적 통찰없이 조합원들에게 모든 것을 전가하는 것은 민주노조운동의 지도부 자세가 아니다.
‘의견 접근안’은 그저 의견접근일 뿐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조합원의 요구대로, 투쟁력을 모으고, 지난 10년 현장의 바램을 굳게 틀어쥐고 새로운 결의로 나서야 한다.
2008년 8월 21일 노동자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