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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차광호의 세계 최장기 굴뚝농성 408일
허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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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09일 01시 07분 13초
노동자 차광호의 세계 최장기 굴뚝농성 408일 2015년 7월 8일 오후, 구미 스타케미컬 공장 굴뚝 위에서 고공농성 중이던 해고노동자 차광호가 408일 만에 땅을 밟았다. 1년 하고도 43일만이다. 굴뚝우주선을 타고 태양을 한 바퀴 돌았다. 그 우주선에 콩이랑 채소도 심고 화초도 가꾸었다 조그마한 텐트에 거처를 마련하고 책장도 갖추어 놓았다. 까치집과 달리 지상에 살던 집의 축소모형처럼 만들어 놓았다. 그렇게 1년을 넘게 4계절을 살았는데 45미터 고공을 향해 올라간 크레인은 차광호는 물론이고 살던 세간을 모두 싣고 내려왔다. 가끔 연대를 위해 찾아간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던 곳을 떠나 지상으로 내려왔다. 전국에서 연대했던 단체와 노동자들이 모여들었다. 이 날 계획대로하면 오후 2시에 모여 집회를 하고 3시에는 차광호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체포영장 발부되었다는 이유로 경찰은 내려오는 즉시 체포해 가겠다고 억지를 부렸다. 결국 오후 7시까지 다섯 시간 동안 실랑이가 벌어졌다. 오후 내내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차광호의 어머니와 아내는 공장안을 꽉 메우고 서 있는 경찰들을 향해 분노의 목소리를 높여야 했다. 결국 가족과 노조 관계자 몇 명을 제외하고 차광호를 맞으러 온 사람들은 공장 밖에서 그가 크레인을 통해 내려오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굴뚝에서 마지막으로 인사말을 했고, 세간을 실은 크레인이 담장 가까이 내려왔을 때 좀 더 상세하게 굴뚝에 오르던 날의 심경, 가족이나 노조 등 일이 겹칠 때마다 흔들리는 마음을 추슬러야 했던 순간들을 전해주었다. 크레인이 담장 높이 아래로 내려가고 차광호를 맞으러 온 사람들이 흩어지고 있을 때 공장 안에서 승냥이처럼 기다리던 경찰은 그를 체포해 가서 칠곡경찰서에 수감했다. 노동자가 피땀 흘려 일군 공장을 폐쇄한 것도 모자라 노동자를 해고하고 먹튀한 자본가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고공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 노동자 차광호를 체포해 가두었다. 자본가와 자본국가의 폭력이 자행된 것이다. 자본이 먹튀하면서 공장이 폐쇄되고 노조가 이에 합의할 때 반대한 11명은 험난한 해고자의 길을 선택했다. 그들은 절망 속에서도 투쟁을 통해 희망을 일궈갔다. 해고자들은 공장뿐만 아니라 스타케미컬 자본가가 있는 서울 목동 CBS건물 앞에 텐트농성을 하면서 화요일마다 문화제를 이어갔다. 특히 차광호가 시작한 고공농성이 세계 노동운동 사상 최장기를 기록하면서 공장부지와 기계 설비를 팔아 이익을 챙기려던 먹튀자본가의 의도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먹튀자본에 맞선, 직장폐쇄와 함께 공장가동이 중단된 그것도 노조의 합의로 노사관계가 끝난 것처럼 보인 바닥에서부터 시작해 고용승계 등 합의를 쟁취한 것은 투쟁의 승리였다. 특히 현 시기 정세에서는 매우 드문 사례이다. 그러나 투쟁은 다시 시작이다. 한진중공업, 기륭전자, 쌍용자동차 등 많은 장기투쟁사업장에서 노사간 합의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설사 지켜진다 하더라도 자본가들은 언제 이를 파기할지 모른다. 복수노조를 통해 민주노조를 약화시키거나 용역깡패 또는 국가공권력을 이용해 노조를 물리적으로 파괴하려 한다. “합의는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는 말이 있다. 합의가 지켜지기 위해서는 당사자간의 힘의 균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차광호를 비롯한 11명의 해고노동자들은 지난 408일의 고공농성투쟁을 통해 자본에 맞서 싸우고 이길 수 있는 힘을 만들었다. 끈질긴 투쟁으로 통해 연대를 조직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떠날 때 끝까지 투쟁현장을 지켜 복직을 쟁취한 11명의 해고노동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초기에 노조의 지원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어려운 투쟁을 시작했고 생계의 압박을 견뎌내면서 투쟁을 포기하지 않은 동지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특히 408일간의 세계 최장 고공농성을 견뎌낸 차광호 동지에게 경의를 표한다. 두려움과 외로움을 이겨내면서 결국 승리를 쟁취한 스타케미컬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동지들을 위로한다. 당신들이 있어 아직 노동운동은 죽지 않았다. 자본주의 착취와 수탈에 결코 굴복하지 않고 끈질긴 투쟁을 전개한 노동자들이 있어 노동해방의 꿈을 포기할 수 없다. 스타케미컬해고노동자들이 민주노총 건설 20년, 87체제를 청산하고 새로운 노동운동을 펼쳐나가야 할 시점에서 새롭게 노동운동의 역사를 기록했다. 즐겁고 행복한 날이다. 당분간 마음의 평온과 육체의 휴식을 가지시라! (2015.7.8., 스타케미컬, 노동자 차광호가 고공농성 408일을 마치고 내려 온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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