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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왔어!” 하고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은 내 아이
허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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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09일 02시 44분 54초
“엄마 나왔어!” 하고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은 내 아이 광화문에 어둠이 깔렸다. 사람들은 하루 일을 끝내고 집으로 향한다. 차들은 소음을 내며 질주한다. 꽃이 만발하는 봄의 한복판이지만 쌀쌀한 밤이다. 광화문 광장에서 비닐 한 장으로 농성하는 유가족들은 삭발한 머리에 여전히 겨울 점퍼를 입고 있다. 얼굴은 햇볕에 그을렸다. 온갖 거짓과 기만에 맞서 싸우느라 지쳐 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의 야만의 벽 앞에 심신이 지쳐 있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처절하게 싸우고 있다. 악에 맞서고 있다. 진도 앞바다 맹골수로에 침몰한 세월호에서 구조되지 못한 실종자 9명이 남아 있다. 가족들은 하루 빨리 자식들을 찾아서 장례라도 치르게 해 달라고 절규하고 있다. 실종자 조은화 학생의 엄마 : 딸이 지금이라도 “엄마, 나 왔어!”하면서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다. 작년 4월 16일 오전 딸과 마지막 통화를 한 게 오전 9시 12분이었고 딸의 친구와는 9시 58분에도 통화했다. 친구가 말하길 자신의 딸은 친구들에게 “침착해”를 외쳤다고 한다. 엄마가 돼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한탄스럽다. 9명의 실종자 가족은 지금도 작년 4.16 그 날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지난 1년 내내 똑 같은 모습이고, 실종자도 사람이고 대한민국 국민이다. 가족도 사람인데 비참한 현실이다. 자식은 못 찾고 피켓만 든 채 진실규명을 외치고 있다. 유가족들은 분향소를 한 달에 3번씩 지킨다. 어떻게 살아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자식이 차가운 바다 속 배 속에 있는데 어떻게 사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은 너무 아프다. 내 딸 은화가 살아 돌아올 수 없다는 걸 잘 안다. 이 아픔은 우리 대에서 끝내야 하지 않겠느냐. 정부가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에 책임지는 모습을 모여야 한다. 살아남은 아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부모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왜 가장 아픈 부모가 길거리로 나와야 하는가.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일이다. 실종자 가족은 인양을 원한다. 유가족의 마음을 어루만져 달라. 힘을 실어 달라! 사회자 : 이게 나라입니까? 아이가 왜 죽었는지 알려달라는데, 저 배 안에 내 아이가 있다고 꺼내달라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입니까? 대한민국 정치는 왜 하나. 국민들 생명과 안전을 지키라고 뽑아 놓은 것 아닌가. 참담하다. 다음은 전북 남원에서 올라와 함께 노숙농성 중인 신미영씨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신미영씨 : (울먹이며) 무거운 자리 바로 다음에 말하려니...이건 우리 일이고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다. 박근혜는 대통령이 아니다. 만나러 갈 것이 아니라 끌어내려야 한다. 오늘처럼 사람들은 조금밖에 안 모이고 막막하다.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막막하다. 영석이 어머님 세종시(해양수산부 방문)에서 다쳐 병원에 입원하고 영석 아빠는 농성하고 있다. 사람들은 왜 이래 무관심한가. 종교인, 지식인...똑똑한 분들이 잘 이끌어 주시길 바란다. 사회자 :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 비상임 위원 이호중 서강대 교수 얘기 듣겠다. 시행령이 통과되지 않아 쉬고 있는 상태다. 이호중 교수 : 쉬는 것이 아니라 일을 못하고 있다. 특조위 방해하는 정부에 맞서 비상임 특조위원들이 광화문 광장에 나와 돌아가면서 강연하기로 했다. 정부의 사악함에 분노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게 화난다. 진상규명은 우리사회 정의를 세우는 첫걸음이다. 공무원이 특조위를 장악하려 한다. 인양은 언제 할 건지. 돈 얘기만 꺼내고 있다. 오늘 언론에 수천억 든다고 떠들어댔다. 작년 특별법 제정 촉구할 때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장했다. 만족스럽진 않지만 반쪽인 조사권을 확보했다. 유가족 추천 3명이 위원으로 위촉받았다. 지난 2월 17일 조사위에서 될 수 있으면 공무원을 빼고 인원 120명으로 구성하는 시행령안을 정부에 보냈다. 1개월 동안 묵묵부답이었다. 새누리당 김재원의원이 특조위를 ‘세금도둑’이라 했다. 새누리당 추천 조대환 부위원장이 파견 공무원을 시켜 자료를 만들게 하고 새누리당 추천 위원들이 모여 만든 시행령안을 청와대에 보냈다. 또 특조위 내부문건이 청와대, 해양수산부(해수부), 새누리당, 방배경찰서로 보고되었다. 해수부가 공무원을 시켜 특조위를 감시한 것이다. 지난 3월 27일 정부는 시행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위원회의 모든 업무를 조정하는 기획조정실(장)을 해수부 공무원이 맡는 것으로 되어 있다. 대기업의 기획조정실이 얼마나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 것이다. 해수부는 조사받아야 할 기관이다. 모든 걸 파견한 공무원이 담당토록 하고 있다. 시행령안에는 ‘정부조사 결과 미진한 것을 검토하고 필요하면 조사한다’고 되어 있다. 이는 특별법에 반한다. 특히 안전사회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다. ‘선박사고 재발방지’만 넣었다. 이는 안전사회건설을 위한 특별법에 반한다. 하위규정인 시행령이 법 취지를 위반하고 있다. 일부시민들은 잘못된 시행령 몇 개 고치면 되지 않는가라고 말한다. 그러나 집이 설계도와 달리 지어져 있다면 하자보수가 아니라 때려 부수고 다시 지어야 한다. 해수부장관은 몇 개 고쳐서 가겠다고 했다. 정부가 나서서 특별법을 무력화 시키는 방해공작을 펴고 있다. 유가족들이 돈 더 받으려고 길거리에 나온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특별법에는 자료제출요구권이 있다. 시행령안에 의하면 정부에서 안 주면 그만이고 관계자가 안 나오면 그만이다. 이제 이를 돌파할 힘은 시민의 힘이다. 5공 청문회 때 전두환이 국회에 나온 것은 시민이 무서워 나온 것이다. 정부가 자료제출 거부 못하도록 국민들이 힘을 보여줘야 한다. 다시 제2의 싸움을 해야 한다. 진실규명은 공동체 사회의 정의를 세우는 일이다. 작년 4.16 당시 해경은 단지 123함정 한 척만 갔고 선원만 구조했고 학생들은 한 명도 구조하지 않았다. 살아남은 승객은 구조가 아니라 탈출이었다. 잊지 않고 추모하는 공감을 넘어 함께 분노해야 한다. 정부를 향해 진실을 규명하도록 시민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민우아빠(이종철씨) : 작년 49제 때 꿈에 아들이 찾아와 “아빠, 그만 울어”라고 했다. 민우 생일이 12월 9일인데 하루 전 날 나타나 안아줬다. 요즈음 바깥에서 농성하다보니 제대로 잠을 못 자서 오늘 낮에 졸고 있는데 민우가 해맑은 얼굴로 찾아왔다. 무슨 말은 한 것 같은데 잘 기억이 안 난다. 이 정부가 왜 아이들을 희생시켰나. 정부에 호소한다. 살인이 사건이 나서 사람 한 명이 죽어도 경찰이 잠복근무를 하고 조사를 한다. 처음엔 우리 보고 종북이라고 하더니 이젠 돈벌레라고 한다. 이번 시행령은 자기가 자기를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1200억원 돈 때문에 (진실을 밝히지 않고) 9명 실종자를 꺼내지 않으려는 정부는 정부가 아니다. 우리가 정부를 만들었다. 우리 국민이 먼저 변해야 한다. 그래야 진실을 밝힐 수 있을 것이다. 주인 입장에서, 유가족 입장에서 진실을 밝힐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 그만하라는 말씀마시고 끝까지 함께 해 달라. 오늘 종교행사 등에 큰 힘을 받았다. 우는 아이에게 젖 준다는 옛 말이 있듯이 청와대도 계속하면 들어주겠죠. 안 되면 비틀어서라도 끌어내려야 한다. 요즈음 비정규직 문제 등 많은 문제가 있지만 그래도 돈은 벌면 된다. 그러나 생명은 한 번 가면 끝이다. 부모의 자식사랑은 조건이 없다. 우리 요구 안 들어주면 유골함을 여기 광화문 앞에 놓고서라도 싸울 것이다. 끝까지 함께 해 달라. 영석 아빠(오병환씨 ) : 작년 1년간 정부 행태를 봤다. 나는 안산에서 부부가 맞벌이 하면서 살았다. 자식들에게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살았다. 아들 죽고 부부만 남았다. 이 나라는 서민이 살 수 없는 나라다. 서민들이 편하게 살 수 없는 나라다. 처음에는 박근혜를 믿었다. 처음에는 집회 열릴 때 박근혜 퇴진 주장하는 사람들에는 반대했고 다 내 보냈다. 이제야 알았다. 박근혜는 대통령이 아니다. 우리를 빨갱이 종북으로 몰고 있다. 왜 우리 아이들이 수장되었는지, 왜 구하지 않았는지. 오히려 1년 동안 유가족을 음해했다. 이제 와서 여론 보고 인양을 검토하겠다고 한다. 진실을 밝혀야 한다. 우리가 돈을 요구한 적 있나. 자식이 없으니 부부 둘 다 삭발했다. 정부에 대한 희망은 없다. 자기 입으로 언제든지 만나주겠다고 해놓고 왜 가는 길을 막는가. 기동대 시켜서 우리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 다 거짓이다. 인양 운운하는 것은 1주기를 넘기고 보자는 속셈이다. 작년에 박근혜가 눈물 흘리며 얘기했듯이 나와서 얘기해라. 그렇지 않는다면 여기 떠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집사람은 지금 세종시에 있는 병원에 입원 중이다. (해수부 장관 면담 요청 하러 갔다가 경찰에 막히면서 다침) 작년에 우리 아이가 물에서 올라왔을 때 10개 손톱이 시커멓게 되어 있었다. 물속에서 얼마나 살려달라고... 유가족에 사과해야. 우리 국민이 주인이고 귀와 눈이 되어 달라고 대통령으로 뽑았다. 세월호뿐만 아니라 서민들이 살 수 없는 사회다. 국민들이 나와야 한다. 나는 박근혜한테 얻을 게 없다. 4월 11일 전 국민이 나서서 청와대로 향해야 한다. 다시는 광화문에서 울지 않겠다. 처음엔 아들 보고 싶어서 울었다. 이젠 이 정부에 분해서 운다. 대통령에 대한 예우, 이젠 늦었다. 4.11, 4.16, 4.18 집회에 집중해 달라. 우리가 앞장서겠다. 삭발의 의미,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겠다. 다시는 머리 기르지 않겠다. 이 정부에서 못 바꾸면 다음 정부까지 가겠다. 세종시에서 아이 엄마들이 다치고 잡혀가고 유가족을 길바닥에 내몰고...그래서 싸워야 한다. 죽는 한이 있어도. 바꿔야 한다. 작년 여름 국민들에게 진실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이젠 약하지 않다. 기동대로 막아도 끝까지 간다. 작년에 서명 받을 때 말도 못하고 피켓만 들고 있었다. 지나가던 사람들 중에 우리에게 막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 때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국민들이 밀어주면 싸울 수 있다. 사회자 : 이번 정부 시행령은 범죄자가 셀프 조사하겠다는 거다. 4월11일 다 같이 모이자. 당장 내일 4월 9일 일정에 참가하자. - 오전 : 2030세대 릴레이 격문 발표 - 오후 1시 : 조계종 노동위원회 조계사에서 광화문까지 오체투지 후 법회 2시 : 토론회 5시 : 뮤지션 공연 6시 : 시낭송 7시 : 국민 촛불 위법위헌적이고 기만적인 시행령안에 더해 돈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진실을 가리려는 정부를 향한 유가족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다. 1주기를 맞으며 마음의 상처가 더 커지고 있다. 박근혜 정권은 1주기를 모면해 보려는 비열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 1년이 되면서 연대의 열기가 시들어가는 시민들에 대한 아쉬움도 묻어난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과 유가족들은 정부와 정치권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지난 1년간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다시 시민들의 연대를 절실하게 호소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노동계 즉 민주노총의 연대가 매우 아쉽다. 4.16이 4.24 총파업의 징검다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특정한 몇 날의 연대만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저들은 이미 세월호 진실을 묻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해 왔다. 시행령안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부당한 권력을 은폐하고, 그 연장에서 권력을 재창출하기 위해서는 진실을 묻고 싶어 할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는 진실을 덮고 권력을 연장하려는 정치세력이거나 어부지리로 권력을 얻고자 하는 또 다른 정치세력에겐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노동자민중들에겐 비극이 될 것이다. 특히 목숨을 빼앗긴 304명 희생자 가족에겐 또 다른 학살행위가 될 것이다. 지금 한국사회는 4.16세월호 학살의 진실을 어떻게 밝힐 것이냐는 기로에 서 있다. 지금처럼 천박한 자본주의체제와 그에 기초한 정치체제의 모습으로 계속 신음할 것인지 아니면 최소한 인간의 얼굴을 한 공동체적 삶을 되찾을 것인지 말이다. (비인간)동물도 자기의 종족이 죽거나 다치면 자신들의 방식으로 위로하거나 슬퍼한다. 하물며 이성과 지성이 발달하고 높은 문명을 향유한다고 자부하는 인간(동물)이 주변의 아픔을 외면한다면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권력을 강탈하고 연장하려는 비열하고 야만적인 자들의 폭력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피지배자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까지 이웃의 죽음과 아픔을 외면하고 심지어 조롱까지 해서야 되겠는가? 이 조차도 지배자들의 왜곡된 이데올로기에 세뇌된 것이지만. 세월호 참사는 304명 희생자와 그 가족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의 문제다. 불특정 다수의 국민이나 시민의 참여는 매우 소중하다. 거기에 더해 조직된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이 연대해야 한다. 권력의 음모는 밝혀내야 할 과제라 치고 명백하게 드러난 신유주의적 자본주의체제의 탐욕만큼은 우리가 그냥 방치할 수 없다.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는 민주노총은 결코 세월호 사태를 우회할 수 없을 것이다. 세월호 학살사건은 인간이 왜 공동체를 이뤄 노동하며 살아가는지 매우 원초적이며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질문에 답하고 행동하지 않는다면 우리사회의 희망은 없다. (416시간 광화문 집중항의 행동, 특별법 무력화 시도 정부 시행령안 폐기! 세월호 온전한 인양 결정 촉구! 광화문의 외침, 세월호 ‘민회’, 2015.4.8.수.저녁 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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